빠르게 성장중인 리셀 시장 / 자료 : 픽사베이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리셀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리셀이란 ‘RE’‘SELL’의 합성어로 중고 상품이나 한정한 상품을 사들인 뒤 가치가 올라가면 되파는 것을 의미한다. 리셀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은 코로나19로부터 시작되었다. 해외여행 금지, 오프라인 소비의 감소 등으로 쌓인 MZ세대의 소비 욕망이 명품 시장으로 향하게 되었다. 이에 소비로서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가치소비의 심리가 더해져 단순히 비싼 명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 돈으로 주고도 사기 힘든 희소성 있는 아이템의 수요가 더욱 늘어나게 되었다. 특히 이 기간, 랜덤 추천을 통해 당첨된 소비자들에게만 한정판 상품을 판매하는 래플 마케팅과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 계획 발표가 더해져 시장의 성장을 부추겼다.

 

나이키 신발의 래플 마케팅 / 자료 : 무신사 홈페이지
나이키 신발의 래플 마케팅 / 자료 : 무신사 홈페이지

이는 희소성 있는 상품을 구매하거나 명품을 구매하고 이것을 다시 차익을 챙기며 되팔 수 있는 구조로 이어지게 되었다. 억눌린 소비 심리를 해소함과 동시에 재테크로의 수단으로서 활용되면서 슈테크(슈즈와 재테크의 합성아), 샤테크(샤넬과 재테크의 합성어)와 같은 현상도 생겨났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국내 리셀 시장의 규모는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성장한 1조원으로 추정될 뿐만 아니라 2025년 국내 리셀 시장은 28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명품 리셀 가격은 정체되고 있다 / 자료 : 픽사베이
명품 리셀 가격은 정체되고 있다 / 자료 : 픽사베이

하지만 거리두기 해제로 야외활동이 늘고 해외여행이 풀린 데다 리셀러들이 판매하는 명품 물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오히려 명품의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 5월에 명품 중고 거래 플랫폼 크림에서 거래되는 샤넬의 클래식 미디움 플랩백가격은 1150만원으로 형성됐다. 지난 11400만원에 거래되던 상품이 4개월 새 17.8% 하락한 것이다. 명품시계 대표격으로 알려진 롤렉스 리셀 가격도 내림세다. 롤렉스 시계 중 가장 많이 팔린서브마리너 데이트 스틸(블랙)’의 최근 리셀 가격은 1820만원이었다. 지난해 말 2000만원 초반에 거래된 뒤 현재 200만원 하락한 1800만원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지게 되었다.

 

리셀을 목적으로 상품을 자동으로 구매해주는 매크로 구매사례도 이어졌다. 지나친 재판매 현상으로 브랜드의 희소성이 낮아지고 실제 수요자들이 제때 상품을 구매하지 못해 더 오른 가격에 상품을 구매하는 등 일반 소비자들의 피해도 이어졌다. 이에 최근 나이키, 에르메스, 샤넬, 루이뷔통 등의 브랜드가 약관에 재판매 관여 금지같은 영리 목적의 리셀을 금지하는 조항을 추가하기도 했고 구매자 명의 확인 절차와 제품 구매 수량 제한 같은 새로운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제한 조치가 실질적으로 효력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샤넬과 나이키 같은 브랜드들은 평소에도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래플 마케팅을 활발히 진행해왔는데, 리셀 소비 심리를 부추겨놓고 피해가 커지자 뒤늦게 수습하려 한다는 비판이 존재한다. 무엇보다도 소비자의 재판매 의사를 파악하는 것이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 리셀은 상품을 구매하고 가치가 오를 때까지 사용을 하다가 판매하는 경우도 많고, 이러한 본인 사용 목적으로 샀다가 재판매하는 경우를 막을 법적 근거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검열 과정은 브랜드의 자체 판단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일부 왜곡된 소비 심리를 붙잡으려다 정당한 절차를 밟은 소비자들에게도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리셀 시장의 전망은 밝을 것으로 예측되지만 지나친 품귀 현상이나 매점 현상은 브랜드와 소비자가 모두 풀어야 할 숙제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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