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는 좋겠다. 자기 집이 있어서.” 나의 공간은 나를 보호한다. 나아가 나를 표현하기도 한다.

문화는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인간이 다르게 살아가기 시작할 때 느껴지는 변화들은 결국 더 나은 삶을 위한 욕구를 의미할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타인과 나누고, 타인의 견해를 통해 선택의 근거를 보충하는 경험이 더이상 낯설지 않은 세상이다.

팬데믹이 우리의 일상에 가져온 영향은 막대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오프라인의 소중함에 대해 모두가 깨달았다는 점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오프라인이라는 기본값이 변화하면서 우리는 한 번의 도전 속에 조금 더 취향을 반영하고, 이전보다 더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막대한 데이터의 힘에 기댄 ‘큐레이션’이 독보적인 무기가 될 수 있는 세상이 왔다. 공간을 이루는 다양한 구성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용자에게 적합한 공간을 소개해주는 ‘공간 큐레이션’ 그 세계에 대해 더 알아보자.

스테이폴리오 브랜드 필름 중 캡쳐 / 스테이폴리오 공식 홈페이지
스테이폴리오 브랜드 필름 중 캡쳐 / 스테이폴리오 공식 홈페이지

첫번째는 2015년 설립된 스타트업 스테이폴리오이다. 스테이폴리오는 파인 스테이 (Fine stay, 고급 숙소를 의미한다)를 중심으로 한 숙박 큐레이션 플랫폼으로, 이용자가 일정, 지역, 인원 수 등을 입력하면 이에 적합한 숙소를 제시하는 시스템으로 많은 이용자를 모았다. 입점된 숙소를 입력된 값에 맞추어 제시하는 것 뿐만 아니라 직접 구성한 독특한 컨셉이나 이벤트에 맞추어 숙박 상품을 판매하는 것까지 아우르고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해볼만 하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서 실시한 국민여행조사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의 국내 여행 경험률이 7.5% 성장했다. 이 중 단순 여가나 관광을 목적으로 한 여행은 13.5%의 성장률을 보이는 등 코로나19로 인해 불특정 다수와의 친목 도모가 불가능해진 상황 속에서 여행이라는 대안을 선택한 경우가 크게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변화를 증명하듯, 국내 최초 관광 도로 사업인 ‘강원네이처로드’를 진행하는 한국관광개발연구원은 스테이폴리오와 함께 공동 캠페인 ‘당신이 알지 못했던 여행, 강원네이처로드’를 진행했다.

이는 더불어, 여행 안에서 숙박이 갖는 영향력이 크게 변화했다고 볼 수도 있다. 단순히 관광을 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넘어서 공유할 가치가 있는 공간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과 나만의 기억을 만들어가는 것에 대해 더욱 깊이 투자하기 시작한 것이다.

오늘의집 회사소개 이미지 / 버킷플레이스 공식 홈페이지 
오늘의집 회사소개 이미지 / 버킷플레이스 공식 홈페이지 
오늘의집 회사소개 이미지 / 버킷플레이스 공식 홈페이지
오늘의집 회사소개 이미지 / 버킷플레이스 공식 홈페이지

공간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비단 이러한 특수한 경우에서만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예시가 2014년 설립된 법인 ‘버킷플레이스’에서 운영하는 인테리어 플랫폼인 ‘오늘의 집 스토어’이다. 온라인 홈퍼니싱과 인테리어 커머셜을 주된 아이템으로 삼은 ‘오늘의 집’은 2016년 7월 론칭된 이후 많은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어 지난 2021년 7월 누적 어플리케이션 다운로드 횟수 2000만 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오늘의 집이 이만큼의 경쟁력을 얻게 된 것은 커머스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나 콘텐츠까지 결합한 올인원 플랫폼의 형태를 표방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이러한 확장은 나아가 이사, 시공, 수리 서비스까지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가구주의 성, 연령 및 세대구성별 가구 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1인 가구는 700여만 가구로 전년 대비 7.9% 성장한 수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전통적인 형태의 가정이 붕괴하고 새로운 형태가 끊임없이 증가하면서 각자의 취향과 상황에 맞는 홈퍼니싱/인테리어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의 집’은 이러한 수요에 발맞춰 ‘이용자가 직접 작성하는 집 소개 콘텐츠’, 소속 에디터가 직접 의뢰받아 제작하는 콘텐츠로 운영되는 유튜브 채널 ‘집꾸미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기도 하다.

공간 큐레이션 도서  / 교보문고
공간 큐레이션 도서 / 교보문고

공간을 이루는 요소는 다양하다. 계절, 날씨, 위치, 시기와 같은 외적인 요소부터 인테리어, 구성, 기능과 같은 내적인 요소, 그리고 일행이나 목적, 공간을 둘러싼 기억과 같은 추상적인 것 또한 그 공간을 규정짓는 요소로 여겨진다.

하나의 공간에는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담기기 마련이다.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자신을 드러내는 도구로써 ‘공간’이 활용되는 것은 보다 지속가능한 수단을 통한 대화를 지향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문화를 고려하고 개인을 반영하는 과정에서도 지엽적인 일부분에 갇히는 대신, 복합적인 결과물인 ‘공간’이 갖는 영향력을 다시 한 번 되새긴다면 더욱 다채로운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소비자평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