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의 글로벌 겨냥 마케팅 전략 살펴보기

걸그룹 블랙핑크와 빌보드 200 10월 첫주차 기록 캡처/YG 엔터테인먼트, 빌보드 공식 홈페이지
걸그룹 블랙핑크와 빌보드 200 10월 첫주차 기록 캡처/YG 엔터테인먼트, 빌보드 공식 홈페이지

걸그룹 블랙핑크(BLACKPINK)가 K팝 여성 아티스트 최초로 ‘빌보드 200’ 정상에 오르며 영·미 앨범 차트서 동시에 1위를 기록했다. 걸그룹의 양 시장 앨범 차트 석권은 데스티니 차일드 이후 21년 만에 들려온 소식이다. 또한, 걸그룹이 빌보드 200 1위에 오른 것은 14년 전 대니티 케인 이후 블랙핑크가 처음인 것이다.

미국 현지 시각으로 지난 달 25일, 빌보드는 예고 기사에서 블랙핑크의 정규 2집 ‘본 핑크’가 10월 1일자 ‘빌보드 200’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으며, 실제로 빌보드 200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본 핑크’ 앨범이 1위를 기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YG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블랙핑크의 멤버들은 “‘본 핑크’를 작업하면서 팀 정체성은 물론이고, 한층 진화된 블랙핑크의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또 다른 메인 차트 ‘빌보드 100’에서도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빌보드 100은 음원 차트로, 블랙핑크는 8월 19일에 발매된 선공개곡 ‘Pink Venom’은 첫 주 22위를, 타이틀곡인 ‘Shut Down’은 첫 주 25위를 달성했다. 셀레나 고메즈, 레이디 가가 등의 팝 스타들과 함께 한 컬래버레이션 음원을 제외한 자체 음원으로는 가장 좋은 성적이다. K팝 시장 및 글로벌 음원 시장은 아시아 여성 아티스트로서의 최초 기록과 최고 기록을 이어 나가고 있는 블랙핑크의 추후 행보를 기대하고 있다.


멤버를 앞세워 그룹을 알리는 블랙핑크만의 마케팅

VMA 시상식에 참여한 블랙핑크/VMA 트위터
VMA 시상식에 참여한 블랙핑크/VMA 트위터

그렇다면 블랙핑크는 어떻게 글로벌 아티스트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블랙핑크의 인기가 그룹 자체에서보다 멤버들로부터 나온다고 설명했다. 김윤하 평론가는 “블랙핑크 같은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인기가 많은 멤버들’이라는 게 항상 먼저 이들의 이야기에 앞선다. 예를 들자면 블랙핑크를 구성하고 있는 게 지수, 제니, 로제, 리사 4명의 멤버들인데, 4명이 인스타그램에서 요즘 팔로워 숫자가 국내에서 가장 많은 4명이다. 그만큼이나 사실은 개개인 멤버들에 대한 팬들이 상당히 많다는 지점이다.”라며 블랙핑크만의 특징을 분석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지금 세계에서 많은 젊은이들에게 가장 선망과 사랑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셀러브리티라고 할 수 있고 유명인이라 할 수 있는 그런 4명의 뮤지션이자 아티스트들이 모인 그룹이 바로 이 블랙핑크라고 할 수 있다. ··· 데뷔와 동시에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어떤 특별한 아이콘으로서의 인기를 계속해서 지속해 나가는 것이 결국에는 이 팀의 폭발적인 인기의 기반을 만들었다”며 그룹의 인기가 각 멤버들의 파급력이 모여 만들어 낸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룹 자체의 이미지만을 밀고 갔던 기존의 K팝 그룹과 달리, 개개인 멤버의 이미지와 인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블랙핑크만의 마케팅이 통한 것이다.

실제로 멤버 네 명은 모두 샤넬, 디올 등의 명품 브랜드의 앰버서더(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각 브랜드의 홍보 활동을 국내외로 활발하게 펼치면서 전세계적으로 인지도를 쌓아온 것이다. 이러한 마케팅 방식은 코로나19 시대에서 특히 효과적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년간 국내외 팝스타들은 공연이나 투어 등의 무대에 서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블랙핑크는 다양한 온라인 캠페인, 패션쇼, 홍보 영상 등에 등장하여 꾸준한 활동을 이어 왔다. 실제로 2021년 로제는 '멧 갈라' 패션쇼에 국내 여성 아티스트 최초로 참석하여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처럼 개인 멤버의 부상이 그룹의 이미지를 해칠 것이라는 기존의 통념을 깨며 다양한 부분에서 활동했던 이들의 노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인 2022년 빛을 발한 것이다.


뮤직 비디오를 통해 낸 그들만의 '이미지'

블랙핑크 공식 유튜브 구독자는 8200만명이다/블랙핑크 유튜브
블랙핑크 공식 유튜브 구독자는 8200만명이다/블랙핑크 유튜브

블랙핑크의 또 다른 강점이자 특색은 바로 유튜브이다. 이들의 유튜브 구독자 수는 전세계 아티스트를 통틀어 1위이기 때문이다. 블랙핑크는 K-팝 걸그룹 뮤직비디오 2억 조회수를 최단으로 기록하는 한편, 19억 조회수를 달성한 ‘뚜두뚜두’를 비롯해 10억 조회수가 넘는 영상을 6개를 보유하기도 한다. 높은 조회수는 많은 사람들이 뮤직 비디오에서 보여주는 블랙핑크의 퍼포먼스와 연기를 보고 싶어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들의 뮤직비디오에서는 한복부터 거문고, 해시계 등의 한국적인 요소와 다양한 서사가 등장하며 듣는 재미에 보는 재미까지 더했다. 즉, 블랙핑크는 자신들이 강조주고자 하는 시각적인 요소를 가미해 ‘보이는 음악’이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그들이 추구하는 이미지를 음악에 담아 보여줌으로써 블랙핑크만의 정체성을 형성한 것이다.


성공적인 컴백, 앞으로의 행보는?

2년의 공백을 깨고 귀환한 블랙핑크는 다가오는 10월 15일 서울 콘서트를 시작으로 월드 투어를 개최한다. 약 150만 관객 동원을 예고한 투어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 북미 등의 다양한 대륙에서 공연을 펼친다. 빌보드의 평론가가 이번 앨범에 대해 "지난 10년 동안 걸그룹이 세기의 전성기에 비해 인기를 끌지 못했다는 사실에는 할 말이 있다. 물론, '피프스 하모니'나 '리틀 믹스' 같은 성공작들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는 이전의 히트작 제작자들만큼 크지는 않았다. 하지만 K-팝의 부상은 걸그룹에 대한 집단적인 관심을 불러왔고, 블랙핑크가 오랫동안 그 운동의 선두에 있어왔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걸그룹의 1위 가뭄을 끝내기 위한 그룹이 있다면 블랙핑크의 성취가 어울린다."라고 평가한 만큼, 전세계 걸그룹 정상을 차지한 블랙핑크가 더욱 세계적인 팝스타로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소비자평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