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에서의 음악 프로그램


음악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뮤직뱅크, 음악중심, 인기가요를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제일 먼저 시작된 뮤직뱅크는 1998년부터 지금까지 방영되고 있다. 꾸준히 신곡이라는 아이템을 선보이는 프로그램은 음악방송의 기초를 단단히 세웠다. 이 기초 위에 다양한 포맷의 음악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졌다. 2008년 ‘슈퍼스타K’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역사를 새로 썼다. 이후 ‘프로듀스 101’, ‘쇼미더머니’ 등 장르를 불문하고 일반인이 연습생을 대상으로 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높은 시청률을 자랑했다. ‘비긴어게인’은 가수들의 버스킹 장면을 담았다. 가수들이 편안한 모습으로 노래하는 모습을 비춘다. 음악을 통해 소통하는 가수와 관객의 진정성은 새로운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화제의 중심에 있던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을 빼놓을 수 없다. 미스터트롯에서 1위를 한 가수 임영웅은 멜론차트에서도 상위권에 머물며 그 인기를 인증했다. 20대로 한정되었던 음악방송 주 시청자층을 어르신들까지 크게 넓히며 세대 통합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다.


미디어의 형태가 확장됨에 따라 음악 프로그램의 형태, 접할 수 있는 매체 모두 다양해지고 있다. 방송 이외에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서도 많은 음악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있다. 먼저 ’직캠’이다. 아이돌의 공연을 직접 찍은 이른바 ‘직캠’은 많은 수의 ‘역주행’ 신화를 만들어냈다. EXID의 하니,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이 그 예시다. 팬들이 자신의 최애를 핸드폰이나 캠코더로 찍어서 올리는 것이 시작이었다면, 이제는 각 방송에서 직접 찍어 유튜브에 업로드 해준다.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해서 각 멤버 별 단독 직캠, 팀 전체 직캠, 4K, 심지어는 8K 형식까지 아이돌 한 팀 당 기본적으로 몇 십 개의 직캠이 존재한다. 가수들이 데뷔할 때 직캠을 위한 연습도 따로 할 정도다. ‘딩고라이브’ 같이 유튜브 채널이 자체 제작을 하는 경우도 있다. 딩고라이브는 298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로 (주)메이크어스에서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콘텐츠다. ‘세로라이브’, ‘킬링보이스’, ‘이슬라이브’ 같은 가수들의 라이브 콘텐츠로 유명하다. 좋아하는 가수들의 노래 메들리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는 점은 한 곡이 아니라 오랜 시간 듣고 싶어 하는 팬들을 겨냥한 것이다.

 

마케팅의 변화?


콘텐츠가 변화하는 것은 곧 마케팅 형식의 변화를 의미한다. 실제로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마케팅이 많아졌는데, 대표적인 것이 ‘챌린지’이다. 틱톡,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와 같이 숏폼 콘텐츠를 주로 소비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적합한 바이럴 마케팅의 한 부분이다. 지코의 ‘아무노래’로 시작한 챌린지 열풍은 신곡의 하이라이트 안무를 30초 정도 짧게 추고 이를 SNS에 업로드한다. 짧은 챌린지 형식이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쉽게 찍어 올릴 수 있다. 소비자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그로 인해 화제도 얻을 수 있으니 가수 입장에서는 일석이조다. 가수가 챌린지를 직접 제작하지 않아도 일반인들 사이에서 만들어지기도 한다. 소비자가 직접 제작하고 그것이 퍼져나가며 아주 짧은 형태의 음악 프로그램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수많은 형태의 음악프로그램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는데, 그렇다면 어디까지를 음악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을까? 배경음악을 사용했다고 그것을 음악 프로그램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무언가를 전달할 때 그 전달의 도구가 ‘음악’이 되는 것이다. 앞서 말한 슈퍼스타K, 비긴어게인, 미스트롯 등의 방송들은 출연진들의 노력과 시행착오를 ‘음악’으로 전달한다. 직캠과 챌린지도 가수의 매력을 뽐내고, 노래를 홍보하기 위해 위해서 ‘음악’이라는 도구를 사용한다. 티비에서 방영되는 음악 프로그램은 경쟁적이다. 이는 자극적인 요소가 필수적이고, 지속적인 자극은 피로감을 유발한다. 소셜미디어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숏폼 형태의 콘텐츠가 인기를 얻는 이유 중 하나도 현대 음악 프로그램의 이러한 특징 때문이다. ‘전국 노래자랑’은 자극적인 요소가 하나도 없지만 그 자체로 ‘정’이라는 상징을 갖는다. 익숙하지만 잊고 살아가는 소중한 모습을 화면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바쁜 사람들에게 쉴 틈을 제공한다. 인간이란 자극적인걸 찾기 시작하면 그 이상의 것을 바랄 수밖에 없다. 그러니, 어느 정도의 권태적인 음악과 프로그램이 필요한 때다.

저작권자 © 소비자평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