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말부터 국내외를 강타한 COVID-19는 우리에게 무수히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비대면 화상 회의 프로그램을 이용한 친목이 자연스러워지고, 대중교통에서 기침을 하기만 해도 순식간에 수많은 눈길이 꽂힌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큰 변화는 마스크이다.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면 서로의 얼굴을 전부 볼 수도 없는 선택적인 세상 속에서 이제는 마스크를 벗고 맨얼굴을 마주하는 것이 어색한 경지에 이르렀다.

이러던 와중 지난 9월 초, 세계 보건기구(WHO)가 공개한 주간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주 대비 COVID-19로 인한 사망자수와 신규 확진 건수 모두 20% 이상 크게 감소했다. 총장 거브러여수스는 “COVID-19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라고 밝히며 엔데믹(풍토병화)이 성큼 다가왔음을 암시했다.

언제 어디서나 마스크를 쓰고 생활한 지 어언 2년이 지나가고 있는 지금, ‘탈마스크 시대’를 맞게 될 우리는 어떤 새삼스러운 준비를 해야 할까?

올 초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1년 연간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화장품 부문의 거래액은 12조 2070억 원으로 전 년 대비 1.8% 감소하였다. 백신 접종률이 늘어남에 따라 다른 부문은 일정 부분 매출액과 시장 규모를 회복하고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화장품만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사실 또한 충격적이다. 수출 불안 또한 마찬가지이다. K-Beauty 열풍의 근간이 되었던 중국 시장 수출량이 급감한 것이다. 동일 자료에 따르면 ‘21년 4분기 해외 직접 판매액’에서 중국 시장 하락폭이 -44.5%에 달하는 등, 수출 약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으며 내수 또한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불안과 불경기 속에서 유유히 제 역할을 다하는 브랜드가 있다. 지난 7월 ‘굿바이 코로나, 웰컴 투 페이스(Good bye Corona, Welcome to Face!)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점차 붕괴되어 가고 있는 코스메틱 시장의 재생을 도모하고 있는 (주)한국시세이도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주)한국시세이도는 1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 대표 코스메틱 기업인 시세이도의 한국 브랜드로, 2015년부터 황학상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는 중견기업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이 장기화되며 코스메틱 브랜드 특히, 색조 화장품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급감하였다. 시세이도는 고급을 지향하는 프레스티지 브랜드 중 나스, 로라 메르시에, 베어미네랄 등 컬러풀한 색조 아이템으로 이름을 알린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기업이기에 그 여파가 더욱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더불어 지난 2년의 시간 동안은 재택 근무, 비대면 학습 및 회의가 잦아지며 토너, 에센스 등 기초 위주로 브랜드를 점검하는 것이 최선이었으며, 제품 테스팅이나 오프라인 시연 대신 수동적인 온라인 마케팅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만 했다.

엔데믹이 언급되고 있는 지금의 실정은 조금 다르다. 한국은행이 지난 6월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오프라인 재화 소비 비중이 지난 12월에 비해 점차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주)한국시세이도는 이러한 변화에 누구보다 정확히 대응하고 있다. 2019년 시세이도 아메리카스가 인수하고 2020년 10월 한국에도 론칭된 내부 모멘텀 브랜드 ‘드렁크 엘리펀트’를 신세계의 드럭스토어 브랜드 시코르(Chicor)를 통해 오프라인 인지도를 끌어올림과 동시에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온라인에서도 공격적으로 마케팅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 밝혔다.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가지고 있는 나스(NARS)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를 적절히 조절하여 물량을 확보하고 오프라인 매출 증대의 주역으로 삼을 계획이다.

그뿐만 아니다. (주)한국시세이도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미래형 고객관리의 토대가 되는 아이디어도 꾸준히 연구되고 있었다. 고객과의 화상 연결을 통한 상담이나,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한 아날로그 감성의 디지털 구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아름다움을 향한 욕구는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각자가 처해진 사회적 환경과 역할에 따라 차이가 있더라도, 집단 안에 살고 있다면 누구나 스스로에 대해 과감히 투자하려고 애쓰는 지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처럼 보편적인 욕구를 해소하는 방식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서로의 맨 얼굴이 낯선 지금,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코스메틱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누구보다 깊이 고민하고 나아가는 (주)한국시세이도의 시대 친화적 마케팅이 어떤 세상을 만들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