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가는 사이라는 말도 옛말이다. 대략적인 정보를 알고 만나 목적을 숨기지 않고 대화를 이어가는 당돌함 또한 요즘 세대에게 요구되는 덕목처럼 느껴진다.

효율과 옳고 그름으로 가득한 청춘의 현실 속에 안 되는 희망은 사랑일 것이다. 취업, 스펙, 저축, 자기 관리,… 시간과의 싸움 속에서도 사랑하는 이를 위해 속앓이를 하고, 때로는 세상을 가진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아름답기 마련이다.
하지만 요즘 2030 조금 다르다. 보다 당당하고 자유로워지고 있는 사회 속에서 그들에게 주어진 유일한 낭만의 형태도 변하고 있다.

범블 'There's no equality without respect' 슬로건 이미지 / 범블 공식 홈페이지
범블 'There's no equality without respect' 슬로건 이미지 / 범블 공식 홈페이지

리서치 기업 엠브레인의 트렌드 모니터에 따르면 경제적인 상황이 좋지 않으면 연애를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 말한 응답자가 2015년에는 38% 불과했으나, 6 후인 2021 47.1%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반면, 연애를 잘하고 못하는 것이 개인의 능력이라 여기는 사람들은 2015년에 비해 61.5%에서 51.2% 크게 줄었다. 연애를 하는 것에 대해 사회구조적 문제와 연결 지어 판단하는 시각이 확대되었으며, 나아가 경제적인 상황이 갖춰져 있어야만 연애를 시작할 있다는 인식이 강해진 것이다.

이러한 흐름 , 2020년부터 이어진 COVID-19 인한 팬데믹 상황은 개인 간의 결속을 더욱 약화시켰다. 학교나 동호회, 모임 등에서 인간관계를 확대하고, 연애를 시작하던 과거와는 달리 인위적인 수단이 없다면 단순히 타인과 가까워 지기조차 어려운 시대가 이어져온 것이다.

아만다 홍보 슬로건 / 아만다 공식 홈페이지
아만다 홍보 슬로건 / 아만다 공식 홈페이지

속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소셜 데이팅 어플이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에서 발행한대한민국 20 청춘 연애백서 따르면 2016 기준 연애 유경험자 741 연애 고수(스무 살 이후 연애 경험이 4 이상인 ) 경우, SNS 데이팅 어플을 통한 만남 선호도가 16% 달했다. 또한, 2016년 기준으로 국내에 성행하고 있는 데이팅 어플리케이션 운영 업체는 170여 개에 달하고 총 시장 규모는 최대 500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고 한다. 

틴더 로고 / 틴더 공식 홈페이지
틴더 로고 / 틴더 공식 홈페이지

2012년 미국에서 서비스를 개시한 소셜 디스커버리 어플리케이션 틴더는 서구권에서의 폭발적인 인기를 기반으로 국내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데이팅 어플리케이션 중 하나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2010년대 미국 내 틴더와 같은 어플을 통한 결혼의 비율이 전체의 1/3을 넘어섰다고 한다. 단순한 손가락 스와이프 동작 한 번으로 '좋아요(Like)'와 '거절(Nope)'을 선택할 수 있는 단순한 원리만으로도 사용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나아가 어플리케이션 외부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결정할 수 있는 힘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이 뿐만 아니다. 단순히 안정적인 플랫폼을 제공하고 문제를 예방/해결하는 중립적인 관리자 입장에서 벗어나 기존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깊이 파고들어 새로운 문화를 선도하는 선구자의 입장을 취하는 기업이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다.

Bumble 서비스 설명 이미지 / Google Play Bumble 페이지
Bumble 서비스 설명 이미지 / Google Play Bumble 페이지

대표적인 어플리케이션이 바로 틴더의 공동 창립자인 휘트니 울프 허드가 2014년 제작한 범블(Bumble)이다. 틴더 내의 공공연한 성추행으로 회사에 소송을 제기한 창립자였던 만큼 서비스 개시 초기부터 여성 친화적인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실시한 것으로 큰 인지도를 얻었다. 뿐만 아니라, 여성에게 더 많은 주도권을 줄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 내 기능을 다각도에서 보완해나가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데이팅 어플리케이션인 '탄탄'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남성이 여성에게 먼저 호감을 표시하는 경우가 반대에 비해 10배 이상의 수치를 보이는 등 매칭 단계에서 여성의 적극성 부족이 장기적인 불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애 관계, 나아가 부부로 이어질 수 있는 관계의 결정권을 쥐고 있는 만큼 교제 문화를 어떠한 방향으로 이끌어나갈지 고민하는 것이 곧 마케팅의 핵심 전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자격을 획득한 주선자가 상대를 소개하는 '바닐라브릿지', 유대교를 믿는 신자들 간의 만남을 주선하는 'JDate', 매일 12시에 2명의 이성을 소개해주는 '정오의 데이트', 토너먼트 방식으로 상대의 프로필을 선택할 수 있는 '너랑 나랑' 등 특색 있는 원리를 담은 플랫폼이 존재하고 있는 만큼 본인에게 맞는 서비스를 올바르게 구별할 수 있는 개인의 역량 또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커플 / Pixabay
커플 / Pixabay

자기 주도적인 연애관의 등장이라는 대세의 흐름에 편승한 자본 거래의 발생인 만큼 사람의 마음이라는 추상적인 영역이 경쟁에 있어가장 중요한 지점이 될 수밖에 없다. 이윤 구조 개선을 위한 시스템의 혁신이 예외 없이 곧바로 또 다른 현상으로 기록되며, 이는 나아가 사람들 사이의 문화로 굳어진다. 의식주가 아니더라도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연관된 산업은 그만큼의 책임감을 가진다. 
변화하는 시대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마케팅 전략이 갖게 될 사회적 영향력을 복합적으로 고려하는 기업이야말로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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