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마케팅의 끝판왕이라 불리던 타깃 마케팅... 온전한 타깃팅이 불가능해진다면 마케팅은 다시 퇴보해야하는 것일까?

현대 사회는 소셜 미디어가 정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셜 미디어의 대표 격이라 불리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명해진 인플루언서는 마치 톱스타와 같은 영향력을 가지고, 비디오 플랫폼인 유튜브 알고리즘에 등장하여 소비자들에게 눈도장을 찍는 것이 성공한 브랜딩의 기준이 된다. 
우리의 일상생활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SNS 상에서 입소문을 탔다는 이유만으로 몇 시간씩 식당 앞에 서서 입장을 기다린다. 친구를 만났다면 위치를 태그하여 게시물을 올리는 것 또한 필수이다. 현대 사회는 SNS로 대화를 시작하고, SNS로 자아를 완성시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반영구적인 가상의 핫플레이스가 된 소셜 미디어는 기업들이 고려하는 마케팅의 중심지가 된 지 오래이다. 이제는 광고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넘어 얼마나 자주, 신선한 방법으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노출시킬지에 대하여 막대한 자본과 인력을 투자하는 마케팅 전쟁이 한창 진행 중이다.

국가통계포털에서 발표한 ‘모바일 광고 인력 채용 규모’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년 대비 3배를 웃도는 인력을 확보하는 등 소셜 미디어 마케팅은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한 분야이기도 하다.

Apple의 Data Privacy Day / Apple 공식 홈페이지 내 보도자료
Apple의 Data Privacy Day / Apple 공식 홈페이지 내 보도자료
Apple의 새로운 Data 정책의 일환인
Apple의 새로운 Data 정책의 일환인 '사용자 선승인 의무화' / Apple 공식 홈페이지 내 보도자료

하지만, 이러한 소셜 미디어 마케팅에도 한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글로벌 기업인 애플이 지난해 iOS14.5부터 도입하기 시작한 새로운 ATT(앱 추적 투명성) 관련 정책으로 인한 파급력이 국내외에서 관찰되고 있는 것이다. 기존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개인 정보 수집에 동의한 것으로 여기던 옵트아웃(Opt-out) 방식과 달리 사용자 활동 추적에 대한 동의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는 옵트인(Opt-in) 방식의 도입이 해당 정책의 대표적인 내용이다. 또한, 앱 추적 투명성에 따라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및 사용으로 인해 내부에서 수집하게 될 정보를 모두 기술하는 ‘프라이버시 라벨(Privacy Labels)’ 제공을 의무화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실제로 소셜 미디어 마케팅 방식을 주로 운영하던 다수의 기업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 타깃팅을 위한 데이터 즉, 애플리케이션 상 이용자들의 활동에 대한 수집에 제약이 생기자 광고의 경제적인 효율성이 대폭 감소하는 경향성을 보인 것이다.

Meta 로고 / Meta 공식 홈페이지
Meta 로고 / Meta 공식 홈페이지

대표적인 기업이 광고비가 매출의 98%를 차지하던 메타이다. 광고기술업체인 로테임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21년 4월 애플이 새로운 보안 정책을 발표한 이후 약 6개월간 미국의 주요 IT기업인 메타, 스냅, 트위터, 유튜브 등의 매출이 수조 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메타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슈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와 같은 정책의 변화가 타깃 광고의 정확성을 크게 감소시켜 광고주들로 하여금 성과 추진 비용을 증가하게 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크고 작은 변화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앱스플라이어가 당해 4월 발표한 'ATT 도입 영향 보고서'에서는 iOS 정책 변화에 따라 광고 채널이나 플랫폼을 당사의 사정에 맞게 유동적으로 조절했다고 밝힌 광고주들은 전체의 38%에 달했다. 이밖에도 모바일 광고에 대한 지출을 의도적으로 조정한 광고주들 또한 34%에 육박한 것으로 보아 국내 시장이 받고 있는 영향력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데이터가 대다수 산업의 근간이자, 동력이다. 앱 내 광고는 물론, 애플리케이션의 운영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는 것이 사용자들이 제공하는 데이터이다. 마케팅 시장에서 '타깃(target)' 설정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적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적수가 없어 보이던 소셜 미디어 마케팅조차도 한 기업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 변화로 인해 근본적인 위협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변화는 마케팅 전략이 한 군데에서만 머물 수 없다는 필연적인 원리를 다시금 상기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기업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추천 알고리즘, 맞춤형 광고 등의 타깃 마케팅으로 집중되던 전략에서 벗어나야 한다. 브랜드 자체에 대한 가치를 높이고 이에 대한 인식을 소비자의 충성도와 구매력으로 연결할 수 있는, 보다 포괄적인 전략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이용자들도 개인정보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콘텐츠의 신뢰도나 영향력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정보가 곧 경쟁력이 되는 사회에서 소셜 미디어가 올바르고 정직한 의사소통의 장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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