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코-크 타운'부터 'AR 콘서트'까지
수십 년을 걸친 코카콜라의 디지털 마케팅

소비자들은 음료를 고를 때 어떻게 의사결정을 할까? 편의점 등 상점에 들러서 즉흥적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있고, 지금 자신의 상태에 맞는 음료수를 찾아서 마시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더운 여름일 때나 패스트푸드와 곁들일 때는 탄산음료를 찾고, 격한 운동 뒤에는 이온음료를 찾는 식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자신의 상태에 맞는 제품의 ‘이미지’를 떠올리고, 그에 맞는 제품을 구매한다. 그렇기에 즉흥적으로 구매하는 음료수의 이미지 형성은 매우 중요하다. 음료 브랜드들의 이미지 형성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지지만, 이 중 현 시대에 가장 걸맞은 방법은 ‘디지털 마케팅’을 통한 이미지 형성일 것이다.

제로 콜라 등의 유행 및 대량구매 활성화 등으로 어느 때보다 탄산음료 업계의 경쟁이 심화된 상황에서, 이런 디지털 마케팅을 통한 치열한 경쟁 역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본 기사에서 소개할 브랜드는 이러한 음료 업계에서 디지털 마케팅을 도입한 시초, ‘코카콜라’이다.

 

- 코카콜라의 디지털 마케팅, ‘연결’

코카콜라의 'Share the white Christmas' 캠페인 / 코카콜라 유튜브
코카콜라의 'Share the white Christmas' 캠페인 / 코카콜라 유튜브

 

코카콜라의 이미지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청량한 탄산의 이미지도 물론 떠오르지만, 먼저 생각나는 건 북극곰을 내세우며 전달하는 행복의 메시지이다. 코카콜라는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통해 ‘함께하는’ 과 ‘행복’ 등의 이야기를 강조해 왔으며, 특히 크리스마스나 설원을 바탕으로 함께하는 영상 등을 송출하며, 겨울 속 따뜻한 이미지를 전달했다. 코카콜라의 시원한 느낌과 행복의 가치를 동시에 전달하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메시지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도 이어졌다. 그 중 한 예시가 ‘Share the white Christmas’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눈의 대표 도시인 핀란드와 눈이 내리지 않은 싱가포르 간의 합작 캠페인이었다. 핀란드 소재의 사람들이 기계에 눈을 넣으면, 해당 장치가 투입량을 디지털로 전송하며, 이것이 싱가포르에 있는 장치에 정보를 제공하면 싱가포르에서 눈을 뿌리는 형식이다.

디지털을 매개로 한 연결을 통해 실시된 이 이벤트는, 두 나라 간 소통을 통해 서로 멀리 떨어진 사람들이 소통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며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디지털을 통해 코카콜라의 메시지인 ‘함께’와 대표적 브랜드 매개체인 ‘눈’을 동시에 표현한 것이다.

 

- 코카콜라의 디지털 마케팅, ‘체험’

 

넥슨의 게임 '메이플스토리'와 협업해서 출시한 '코-크 타운' 맵 / 출처 넥슨 메이플스토리
넥슨의 게임 '메이플스토리'와 협업해서 출시한 '코-크 타운' 맵 / 출처 넥슨 메이플스토리

 

먼 나라의 예시가 익숙하지 않다면, 이번 예시는 게임을 해본 한국인들에게 익숙할 만한 소재이다. 오래 전 실시한 국내 RPG 게임 ‘메이플스토리’와 코카콜라 간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출시된 ‘코-크 타운’이 바로 그 주인공. 2022년 현재는 게임과 기성 브랜드 간 협업이 활발하지만, 코-크 타운이 출시한 2006년 당시의 소비자들에게는 상당히 생소한 경험이었다.

코카콜라는 게임 속에서 몬스터와 맵 배경, NPC (상호작용할 수 있는 주민) 등으로 코카콜라의 브랜드를 충실히 구현했다. 대부분의 마을 주민은 코카콜라의 브랜드 마스코트인 ‘북극곰’으로 등장하였고, 맵 배경은 설원으로써 코카콜라 이미지를 강조했으며 아이템이나 몬스터 등은 콜라의 형상을 하고 있는 등 한마디로 코카콜라의 정체성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이 코-크 타운 이벤트는 음악의 뛰어난 퀄리티와 아름다운 배경 등으로 크게 성공하여, 아직도 해당 세대 게임 이용자들이 추억을 떠올릴 때 이야기하는 소재가 되었다. 다른 브랜드들이 쉽게 진행하지 않던, 게임과의 콜라보레이션이라는 디지털 마케팅 도구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경험과 추억 등의 긍정적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했다고 할 수 있다.

 

- 코카콜라의 디지털 마케팅, ‘가상 현실’

2022년 출시한 한정판, 코카콜라 제로 스타더스트 / LG생활건강 제공
2022년 출시한 한정판, 코카콜라 제로 스타더스트 / LG생활건강 제공

 

데이터 전송 속도의 발전 등으로 ‘AR(증강현실, 현실 위에 새로운 이미지를 덧댐)’ ‘VR(가상현실, 완전한 가상의 세계를 구현함)’ 등 ‘디지털 세계’의 구현이 활성화되자, 코카콜라 역시 이 흐름을 따라가게 되었다. 최근 코카콜라가 런칭한 한정판 제로 콜라, ‘코카콜라 스타더스트’는 캔에 AR을 도입한 사례이다.

코카콜라에 담긴 QR 코드를 스캔하면, 팝 가수 ‘에이바 맥스’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사이트로 연결된다. 이 사이트에서는, 노래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홀로그램 상태의 가수가 직접 공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캔을 통해 음악과 퍼포먼스까지 감상할 수 있는 경험의 확장을 이루어내는 것이다. 이처럼 코카콜라는 다양한 창구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여러 가지 경험을 선사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처럼, 콜라가 단순히 마시는 음료임에도 디지털 마케팅을 추진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디지털이야 말로 낮은 비용으로 브랜드의 다양한 기능을 체험시킬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는 지금이야말로,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쉬운 시대라고 볼 수 있다. 음료를 비롯한 다양한 소비 브랜드들이 디지털 전략에 대해 고민해 볼 때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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