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슈머’, 어디까지 알고 있니?

◆ 새로운 소비시장 트렌드, ‘팬슈머’를 알아보자!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제품의 탄생을 위해 기업의 SNS에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공유하는 소비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 사례로 농심이 소비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깡’ 열풍을 일으킨 가수 비를 ‘새우깡’의 모델로 발탁하여 제작한 광고가 있다. 이와 같이 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며 제품의 개발부터 기획, 광고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소비자를 ‘팬슈머’라고 한다.

팬슈머는 ‘fan’과 ‘consumer’의 합성어로, 한 대상에 일방적으로 애정을 쏟고 구매하는 것과 더불어 제품을 기획, 투자하고 견제함으로써 상호작용에 초점을 두고 있는, 매우 적극적인 팬으로서의 소비자를 말한다. 팬슈머는 생산 과정에 참여하여 자신이 상품이나 브랜드를 키워냈다는 경험과 즐거움을 느끼면서 소비에 뛰어든다. 이들이 일반적인 소비자들과 다른 점은 맹목적으로 소비만 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 간섭도 서슴없이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스터 트롯과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시청자들이 직접 투표하고 홍보하여 지원자를 응원하는 것과 학교 폭력과 같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을 광고에서 하차시키는 것이 그 예시이다. 즉 일방적인 구매에서 벗어나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동시에 간섭과 견제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소비자를 ‘팬슈머’로 정의할 수 있다.

◆ ‘팬슈머’로 탄생한 제품을 알아보자!

● 팔도가 소비자에 응답했다, ‘팔도비빔면 컵 1.2’

사진=팔도
사진=팔도

올해 초 팔도는 가격 인상 없이 기존 ‘팔도비빔면 컵’ 중량을 20% 이상 늘린 ‘팔도비빔면 컵 1.2’ 100만 개를 한정 출시했다. 이는 기존 비빔면 컵 제품의 양이 적어 아쉽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하여 면 중량을 기존 85g에서 102g으로, 17g 늘려 출시한 제품이다. 팔도는 비빔면 컵뿐만 아니라 비빔면 봉지도 중량을 20% 늘린 제품도 출시했다. 이와 관련하여 팔도 관계자는 “소비자의 활발한 피드백은 제품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최근 비빔면 컵 한정판 출시가 예고됨에 따라 비빔면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함께 높아졌고, 판매량 또한 증가세이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 우리의 품으로 돌아온 ‘치킨팝’

사진=오리온
사진=오리온

치킨팝’은 닭강정 같은 매콤달콤한 맛과 한입에 먹을 수 있는 미니 사이즈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4년 전 공장 화재로 생산 라인에 차질이 생겨 생산이 중단되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재출시 요청으로, 2019년에 기존 대비 10% 양을 늘리고 품질을 업그레이드하여 재출시하였다. 그 결과 2021년 6월 기준, 재출시 이후 2년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5000만 봉을 돌파했다. ‘치키팝 부활’ 사례와 같이, 오래 전에 단종된 제품을 시장으로 부활시키는 의사결정에 ‘팬슈머’가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오리온 관계자는 “치킨팝을 재출시하면서 맛을 업그레이드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인 점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 브레이브걸스 ‘꼬북좌’ 유정 모델 발탁, ‘꼬북칩’

사진=오리온
사진=오리온

지난 해 ‘롤린(Rollin’) 역주행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브레이브걸스의 멤버 ‘유정’이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꼬북칩’의 모델로 발탁되었다. 팬들은 ‘유정’의 눈웃음이 만화 속 캐릭터 ‘꼬부기’와 닮았다며, ‘꼬북좌’라는 애칭을 만들어 온라인 커뮤니티와 오리온 공식 SNS 등을 통해 유정을 꼬북칩 모델로 기용해 달라고 요청을 보냈다. 오리온은 소비자의 요구에 호응하며, ‘유정’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꼬북칩이 잘 어울린다고 판단하여 지난해 3월 말 모델 발탁을 결정했다. 이후 포장지 겉면에 꼬북칩 대신 유정의 이름을 넣어 특별 제작한 ‘유정칩’을 추첨을 통해 500명에게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고객센터 등을 통해 한정판 판매처에 대한 팬들의 문의가 줄을 이었으며 유정의 모습을 담은 꼬북칩 한정판은 출시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 ‘팬슈머’에 응답하는 기업이 얻는 것은 무엇일까?

위의 사례들은 모두 팬의 요청과 성원에 응답하여 기업이 내놓은 제품이다. 즉 제품과 브랜드를 기획하고 광고하는 과정에서 소비자의 힘이 막강하게 작용한 것이다. 소비자의 요구사항을 응답하는 기업은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제품을 출시했다는 광고 효과와 함께 매출 증대라는 효과를 가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도 자사의 제품과 브랜드에 열정적인 관심을 보여주는 소비자들을 막을 이유가 없다. 이전의 생산 지향 단계에서는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지 여부에 큰 관심을 가졌고 제품의 특징과 퀄리티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함과 동시에 SNS가 발전하면서 소비자들은 제품의 품질과 성능을 중시하게 되었고 보다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거나 그렇게 개선하는데 집중하였다. 그리하여 소비자들은 자신이 소비하는 제품의 기획과 유통, 홍보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자신이 필요로하는 재화나 서비스를 즐겁게 소비하고자 한다. 이제는 소비자의 힘이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시장이 도래했다. 기업은 고객이 요구하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그런 기업들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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