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심층적인 향, 음악 큐레이션으로 고객에게 다가가
멀리서부터 브랜드의 정체성을 드러내

우리는 어떤 브랜드를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로 인지하기도 하지만 특정 감각을 통해서 기억하기도 한다. 매장을 들어가면 풍기는 향기, 눈길이 가는 제품 디자인 그리고 매장의 콘셉트와 잘 어울리는 음악까지. 이 모든 감각들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오감 마케팅은 인간의 감각을 자극하는 감성 마케팅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오감을 사용하여 사물을 경험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를 마케팅에 반영한 것이다. 소비자가 오감을 이용하여 브랜드를 경험한 기억은 구매를 결정짓는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특정 감각이 연상되는 브랜드는 그 감각이 곧 브랜드의 정체성이 된다.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노출시킬 때 통일된 감각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감각 메시지를 전달한다. 브랜드의 정체성에 매료된 소비자는 브랜드의 충성 고객이 될 가능성을 높이는 선순환이 계속된다. 이러한 선순환을 의도한 오감 마케팅의 사례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롯데백화점, 공간에 오감을 더하다

롯데백화점의 시그니처 향 '플리트비체' / 롯데백화점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에 향과 음악이 입혀진다. 롯데백화점은 작년 7월, 본점을 시작으로 ‘시그니처 향’과 ‘음악 큐레이션’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의 시그니처 향기는 ‘플리트비체’로, 유명 호텔들의 향기 마케팅을 담당하는 ‘센트온’과 롯데백화점이 함께 개발한 향이다. 롯데백화점 문화 센터에 적용됐던 플리트비체는 이제 롯데백화점을 상징하는 향으로 확대 적용됐다. 플리트비체는 ‘신이 내린 선물’이라는 뜻을 가진 크로아티아의 국립공원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다. 시트러스와 베르가모트, 유자, 클로브를 블렌딩해 고객이 맑은 호수와 상쾌한 숲속을 거니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애플뮤직’의 에디터들이 엄선한 음악도 롯데백화점을 정체성을 돋보인다. 기존의 플레이리스트와 달리 점포별, 층별 이용 고객의 연령과 성별 등의 특징을 고려한 음악 리스트를 선봬 공간별 차별화를 꾀했다. 음악 데이터 베이스도 약 7500만 곡으로 확대되었기 때문에 전 세계의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매장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오감을 통한 경험이 곧 브랜딩, 러쉬

러쉬의 '스트로베리 하트' / 러쉬

 

멀리서부터 나는 향긋한 비누 향은 먼발치에 러쉬가 있음을 직감하게 한다. 러쉬가 건강한 자연주의를 추구하는 브랜드 정체성을 소비자에게 똑똑히 알린 비결에는 ‘오감’에 있다. 먼저 매장 입구에 설치된 욕조에 넣은 입욕제의 향은 고객이 매장으로 들어올 수 있게 이끈다. 욕조에 담긴 물은 끊임없이 회전해 향기가 끊이지 않게 한다. 매장에 들어온 고객들의 앞에는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한 색상의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그리고 매장 전체에 울려 퍼지는 강하고 빠른 비트의 음악은 알록달록한 제품들과 어우러져 고객의 소비 욕구를 자극한다. 마치 시장을 연상케 하듯 입욕제와 비누 같은 제품들은 포장재 없이 진열대에 쌓여 있어 고객들이 제품을 직접 만져볼 수 있다. 활발하고 친절한 분위기의 직원들의 응대는 곧 고객들의 긍정적인 결정으로 이어지게 한다. 고객은 직접 제품을 사용해 손을 씻어보게 하거나 제품의 표면을 만져보게 하는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제품을 계산대에 가져갔을 때 버터나 치즈를 자르듯이 바로 잘라서 봉투에 넣는 행위는 고객으로 하여금 간접적인 미각을 사용하게 한다. 어느 하나의 감각이라도 놓치지 않고 모든 감각을 매장에서 느낄 수 있는 러쉬야 말로 오감 마케팅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제품 구매 전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오감으로 느끼는 경험은 구매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밖에 없다. 소비자에게 이러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브랜드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수단을 고안하고 있다. 가격과 성능만으로는 제품의 진가를 드러내가 어려운 요즘, 오감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제품의 가치를 더욱 가깝게 전할 수 있는 강력한 방법이다. 소비자의 심리와 욕구를 자극하는 창의적인 방법으로 오감 마케팅이 어떻게 진화할지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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