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수수료 피해 ‘탈배달앱’하는 프랜차이즈
자체 배달 앱 시스템 구축으로 충성 고객 끌어 모아

바야흐로 국민의 60%가 배달 앱을 사용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배달 음식의 대명사인 치킨, 피자, 짜장면은 물론이고 편의점 음식, 커피와 과일까지 배달이 가능하다. 데이터 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 인덱스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전년 대비 78.6%나 증가했다. 장기화된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급성장한 배달 시장은 외식 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렇게 외식업 전체 매출에서 배달 앱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늘어나면서 외식 프랜차이즈와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실제로 중소벤처기업부가 작년 배달 앱 사업자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배달비가 부담스럽다는 응답이 69.3%에 달했다. 배달비를 부담하느니 차라리 영업을 쉬겠다는 외식 사업자들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외식 프랜차이즈가 내놓은 답은 바로 ‘자체 배달 앱 출시’이다. 기업의 자체 배달 앱은 배달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는 것뿐 아니라 기업에게 다각적인 이익을 가져온다.

먼저 자체 배달 앱은 기업의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자사 앱에서만 발급받을 수 있는 쿠폰, 고객별 등급을 매겨 지급하는 할인 혜택 등 소비자가 자체의 앱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다양한 행사와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기존 배달 전문 앱의 의존도를 낮추고 락 인 효과(Lock-In Effect)를 꾀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모은 충성 고객들의 데이터를 수집해 마케팅을 강화한다. 기존 배달 전문 앱을 통해 주문을 받으면 알 수 없었던 고객의 성별이나 연령, 주문 빈도, 구매 지역 등의 주문 데이터를 자사 앱을 통해서 알 수 있게 되었다. 다양한 주문 데이터를 토대로 고객의 선호도를 파악해 마케팅에 반영할 수 있다는 또 다른 장점을 가진다. 고객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과 신제품 출시는 기업에게 이윤으로 돌아오고, 곧 선순환으로 이어진다. 자체 배달 앱으로 인해 성공적인 선순환을 보이고 있는 두 기업의 사례를 알아보자.


기프티콘을 노려라, BBQ

BBQ 앱 세부 사진 / BBQ
BBQ 앱 세부 사진 / BBQ

BBQ는 사용자들이 자사 앱 내 기프티콘 사용을 더 편리할 수 있게 위해 재정비에 나섰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을 통해 주고받을 수 있는 E-쿠폰의 사용량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E-쿠폰을 사용하여 결제할 때 ‘추가 결제’나 ‘메뉴 변경’ 등의 기능을 추가했다. 바코드만 찍으면 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 오프라인 결제와 달리 다소 복잡한 기프티콘 결제 방법을 가진 온라인 결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 것이다. 작년 12월에 진행한 ‘12월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프티콘 상시 할인’ 행사를 통해 자사 앱을 통한 기프티콘 주문이 평소보다 5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BBQ는 추첨을 통해 에버랜드 자유이용권을 증정하거나 황금 올리브 치킨을 나눠주는 등의 이벤트를 이용하여 회원 수를 전폭적으로 늘리고 있다.

 

신속정확 배달 하면, 도미노 피자

도미노 피자 앱 세부 사진 / 도미노 피자
도미노 피자 앱 세부 사진 / 도미노 피자

 

다운로드 수가 500만이 넘는 도미노 피자 앱은 배달 서비스에 집중한다. 도미노 피자의 ‘GPS 트래커 서비스’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기반으로 하여 고객이 앱을 통해 현재 피자 배달 위치, 도착 예정 시간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또한, 온라인 방문 포장 시 요청사항란에 차량번호를 기입하면 매장 직원이 고객의 차량까지 직접 피자를 전달하는 ‘도미노 드라이빙 픽업’ 서비스를 운영하기도 한다. 항상 할인 혜택을 제공했던 방문 포장 주문을 자사 앱에서도 더욱 편리하게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8월에는 세종시에서 드론 배달 서비스인 ‘도미 에어’를 시범 운영하며 앱을 이용한 푸드 테크(Food-Tech) 산업에 한 획을 그었다.

한편, 외식 프랜차이즈의 자체 앱 개발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도 있다. 배달 주문에 특화된 기존 배달 앱에 비해 사용자 환경이 불편하다는 소비자의 목소리가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회원 가입 절차, 매장 검색 등의 세부 기능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 지속적인 고객 유치가 어려울 것 같다는 우려를 표하는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기존 배달 앱이 가지고 있던 압도적인 장점인 ‘후기 비교’와 ‘다양한 선택권’을 따라잡기에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러한 지적을 극복하고 과연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가 자체 배달 앱을 더욱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소비자평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