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닝 아웃(Meaning Out)과 가치소비의 연장선
가성비보다 가심(心)비를 우선하는 소비 행태 반영해

‘미닝 아웃(Meanig Out)’과 ‘가치소비’, MZ 세대를 대표하는 키워드 중 하나이다. 사회적 가치나 특별한 의미를 담은 상품을 소비함으로써 자신을 표현하고 신념을 표출하는 ‘미닝 아웃’과 가격이나 품질보다는 자신의 가치관과 취향을 우선하는 소비인 ‘가치소비’는 비슷한 맥락 위에 있다. 성장관리 앱 ‘그로우’에서 MZ 세대 92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79%의 응답자가 ‘자신은 가치 소비자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했다. 소비에 있어서 가격과 성능과 같은 단편적인 특징보다 브랜드가 제품이 부여한 가치와 신념과 같은 깊숙한 면까지 고려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인 MZ 세대가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만큼,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기업의 경영 활동에 사회적 이슈를 연계해 소비자의 호의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마케팅을 ‘코즈 마케팅(Cause Marketing)’이라고 한다. 소비자가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면 기업이 판매액의 일정 부분을 기부하는 형태가 가장 대표적이다. 혹은 소비자가 구매한 제품과 같은 제품을 필요한 곳에 기부하기도 한다. 기업의 환경친화적 행보나 윤리적인 경영 활동에 관심이 많은 MZ 세대를 공략해 기업은 이러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을 가하고 있다.


랄프 로렌, 꾸준함으로 승부하다

랄프 로렌의 2021 핑크 포니(Pink Pony) 컬렉션 / 랄프 로렌
랄프 로렌의 2021 핑크 포니(Pink Pony) 컬렉션 / 랄프 로렌

랄프 로렌미국의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랄프 로렌은 2000년부터 ‘핑크 포니(Pink Pony)’ 캠페인을 진행한다. 2000년도에 핑크색 포니 아이콘을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세계적인 암 기관들을 후원해오고 있다. 핑크 포니 캠페인은 양질의 치료를 보장하고 의료 서비스의 불균형을 줄이는 프로그램을 후원함으로써 전 세계적인 암 퇴치 프로젝트를 전개하는 캠페인이다. 작년 캠페인에서는 핑크 포니 컬렉션 전체 판매 금액의 25%, 그중 핑크 포니 플리스 후디 판매 금액의 100%가 기부됐다. 이 수익금은 랄프 로렌 재단의 핑크 포니 펀드 또는 암 관련 국제 자선 단체에 전달한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랄프 로렌 직원들이 봉사 및 모금 활동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기도 한다. 작년 10월 한국에서는 핑크 포니 캠페인을 맞아 랄프 로렌 가로수길 플래그십 스토어에 약 2주간 핑크빛 조명을 점등했다. 가수 겸 배우인 크리스탈이 인플루언서로 이 캠페인에 참여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암 예방 및 치료, 암 인식 전환을 위한 랄프 로렌의 뜻에 많은 소비자가 함께 하면서 올바른 코즈 마케팅의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소녀들에게 희망을, 올리브영

올리브영의 2020 소녀 교육 캠페인 / 올리브영
올리브영의 2020 소녀 교육 캠페인 / 올리브영

2014년부터 지속된 올리브영의 소녀 교육 캠페인은 개발도상국 소녀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2020년에는 올리브영이 유네스코와 손을 잡고 성탄절 주간 소녀 교육 캠페인을 기획했다. 올리브영 온라인몰의 당일 배송 서비스인 ‘오늘드림’으로 주문한 금액의 일정 부분을 베트남 소수민족 소녀들과 국내 취약계층을 위해 지원됐다. 이 기부액은 소녀들이 잠재력과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개선·구축하기 위해 사용됐다. 또한, 그 해 10월에는 소녀 교육 캠페인의 일환으로 올리브영 모바일 라이브 방송인 ‘올라이브’에서 라이브 방송 콘텐츠를 진행하기도 했다. 라이브 방송에서 올리브영의 소녀 교육 캠페인에 대해 소개하고, 퀴즈나 댓글 이벤트 등 시청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방송 중에 시청자가 퀴즈에 참여하거나 댓글을 남기면 올리브영이 일정 금액을 소녀들의 교육 지원금으로 기부하는 방식이다. 2020년 기준 올리브영이 누적한 기금은 약 16억 원, 캠페인 참여 고객은 2300만 명에 이른다.


소비자가 ‘착한 소비’에 관심을 가질수록 기업은 ‘착한 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이러한 선순환이 이어지며 코즈 마케팅은 다양화되고 있다. 한편, 모든 코즈 마케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선택한 사회적 이슈가 지속성이 떨어지거나, 제품이나 서비스와의 연관성을 찾을 수 없는 경우에는 소비자가 진정성을 전하지 못하게 된다. 기업이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가 곧 기업의 이윤을 위한 것이라고 느끼게 한다면 기업의 선한 행동이 되레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코즈 마케팅의 잘 된 사례는 소비자는 선행과 소비를 한 번에 할 수 있고, 기업은 소비자의 충성도와 호의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으며, 사회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렇게 일석삼조의 효과를 가진 코즈 마케팅이 더욱 발전하고 보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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