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처럼 등장해 '가즈아' '벼락거지' 등 그 파급력을 나타내는 유행어까지 생성
높이 올라가는 만큼 하락폭도 커... 신중한 투자 필요

비트코인 / Pixabay 무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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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 러시’라는 말을 알고 있는가. 19세기에 미국에서 사금이 발견되자, 미국의 개척자들이 금을 캐고자 몰려든 현상을 뜻하는 용어다. 많은 이들이 부자가 되기 위하여 금광에 뛰어들었지만, 그만큼 여러가지 위험 요소도 많아 목숨을 잃기도 했던 역사적 대사건이었다. 10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현대판 골드 러시가 일어나고 있다. 바로 비트코인 투자 열풍이다.

 

■ 비트코인은 무엇인가

비트코인은 암호화폐의 일종이자, 그 자체로 시장 전반을 대표하는 이른바 암호화폐의 ‘대장주’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암호화폐의 원리를 간단히 알고 넘어가자. 암호화폐의 중심에는 모든 컴퓨터가 공유하는 ‘문제 은행’이 존재한다. 이 문제 은행이 내는 계산 문제를 컴퓨터로 풀 경우 새로 발급된 ‘원장(증서)’를 획득할 수 있으며, 문제는 풀면 풀수록 어려워지게 된다. 발급된 원장은 암호화폐로써 기능하게 되며 이 원장의 묶음을 블록체인이라고 한다. 요약하자면 골드 러시에 뛰어든 광부들이 금을 얻기 위해 금광에서 채굴을 하듯, 암호화폐를 얻기 위해서는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암호화폐 채굴’이라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암호화폐는, 모든 컴퓨터가 블록체인을 공유한다는 특성상 중앙 정부의 개입이 불가능하고 암호화 특성상 거래 과정을 추적당하지 않는 장점 때문에 많은 각광을 받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암호화폐의 시초이자 대표격인 비트코인도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 비트코인, 첫 번째 열풍

‘기존 화폐를 대체할 수 있는 21세기의 혁신 화폐기술’. 투자자들에게 이만큼 구미가 당기는 캐치프레이즈가 있을까? 비트코인은 그 특성이 알려지자마자 엄청난 광풍을 업고 왔다. 2016년 말, 120만원에 불과했던 비트코인은, 그 사용 가능성과 기술 가치가 논해지기 시작한 2017년에 급격히 가치 상승이 일어났으며 급기야 연말에는 약 2400만원까지 상승했다. 1년만에 자그마치 20배의 가치가 뛴 것인데, 이는 신기술 개발에 성공한 기업의 주식에서도 관측하기 힘든 현상이다. 비트코인의 폭등과 함께 등장한 유행어 ‘가즈아(코인의 높은 상승을 기원하는 유행어)’나 ‘벼락거지(다른 사람들이 다 비트코인으로 돈을 벌 때, 자신만 벌지 못해 상대적으로 빈곤해짐)’ 등은 이러한 투자 열풍에 박차를 가했다. 너도나도 리스크를 생각하지 않고 뛰어드는 첫 번째 ‘골드 러시’가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열풍은 오래가지 않았다. 중앙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고 위험을 수반하며, 범죄 자산을 은닉하는 ‘돈세탁’ 용도로도 비트코인이 상용화되자 각국의 정부가 규제안을 발표하고 나선 것이다. 규제 발표와 함께 2018년 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던 비트코인은 350만원으로 7분의 1까지 떨어졌다. 그럴듯한 기술력과 광기를 수반한 열풍은 그만큼이나 많은 피해자를 낳았다.

 

■ 비트코인, 두 번째 열풍

두 번째 비트코인 열풍을 주도한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의 일러스트. / Pixabay 무료 이미지 
두 번째 비트코인 열풍을 주도한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의 일러스트. / Pixabay 무료 이미지 

 

엄청난 폭락을 기록했던 비트코인은 그렇게 사람들에게 잊혀지는 듯했다. 하지만 비교적 최근인 2021년, 역사에 기록될 대사건인 ‘코로나 대유행’ 시대가 도래하며 상황이 급변했다. 코로나 시대의 특성은 여러가지로 암호화폐 가치 상승에 큰 역할을 했는데, 첫 번째 이유는 투자시장의 거대화가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시대가 도래하며, 실물 경제에 쓰이지 않게 된 돈은 모두 투자에 몰리게 된 것이다. 나스닥을 필두로 한 투자시장 지표는 경제 상황에 비해 엄청난 거품이 끼게 되었으며, 정부 역시 일시적 경제난 해소를 위해 금리를 낮추는 양적양화 정책을 실시하자 이 현상이 가속화되었다. 투자시장이 빠른 속도로 부풀자, 자연스럽게 투자자산 중 매우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비트코인에도 관심이 쏠렸다. 가치변동이 심한 비트코인 특성 상 많이 떨어진 만큼 많이 오르기도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일론 머스크’를 필두로 한 거대 기업의 관심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는 자신이 CEO로 있는 회사이자 전세계 시가총액 6위의 초대기업 ‘테슬라’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많은 이들이 점치던 비트코인의 상용화에 나서겠다는 언급으로, 만약 실현된다면 ‘비트코인이 실제 화폐를 대체한다’는 사례가 되기 때문에 큰 화제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아마존닷컴 등도 비트코인 결제를 검토한다는 뉴스가 발표되면서 기대감이 더 커졌다. 결국 비트코인의 두 번째 열풍이 현실화되며 다시금 4배, 액수로는 6천만원상승하게 되었고,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1억 시대’를 꿈꾸며 다시금 1차 열풍의 피해는 잊은 채 일확천금을 꿈꾸게 되었다.

하지만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듯, 이 열풍은 다시금 각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규제하면서 사그라들게 되었다. 특히, 중국 정부가 비트코인 채굴자들에게 수위가 매우 높은 처벌을 내릴 것을 발표하고 미국 역시 거품 붕괴와 함께 나스닥이 하락하게 되면서 현재 비트코인은 4천만원대, 고점 대비 절반 가격을 형성하는 중이다.

 

■ 앞으로의 전망

두 번의 광풍 사례에서 일관된 패턴을 확인할 수 있다. 금융시장의 팽창과 외부 호재로 인해 가치가 상승한 비트코인의 급격한 상승, 그리고 규제 등으로 인한 투자 과열의 종식. 어찌보면 가상자산의 규제를 실시하는 각국 정부가 야속해 보이겠지만, 이들의 규제 이유에도 일리가 있다. 비트코인을 위시한 가상화폐는 그 통제 주체가 없다는 특성상 많은 피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거대 세력이 만든 여러 아류 코인들이 일제히 시세 조작 후 폭락하는 ‘설거지’를 발생시키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고, 상당수의 코인이 범죄 조직의 돈세탁에 이용되고 있다.

결국 비트코인의 미래에서 중요한 것은 정부의 규제가 아니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세력의 사기극과 갖은 리스크들을 극복하고 화폐로써 기능할 수 있는가, 정부 규제를 받지 않아도 될 만큼 안전한 자산인가가 쟁점이다. 비트코인의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관련 법제가 활발히 논의된다면, ‘세 번째 열풍’은 보다 건전하게 일어날 수도 있다.

지금까지 알아본 비트코인의 특성으로 보아, 이 열풍은 정말 골드 러시에 비교하기 손색이 없다. 부자의 꿈을 꾸며 몰려든 투자자들, 실제로 부자가 된 이들과 광풍에 희생된 후발 주자들. 중간에서 막대한 이익을 얻은 상인과 거래소까지. 모두가 나는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지만 그 위험과 역사를 이해하는 사람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너도 나도 눈먼 돈을 투자하는 비트코인에 좀 더 신중함을 요구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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