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타버스”의 현황과 후속 논의에 대하여

샌드박스 게임 ‘로블록스’ (출처: 샌드박스)
샌드박스 게임 ‘로블록스’ (출처: 샌드박스)

메타버스(Metaverse)는 VR(가상현실)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개념으로, 현실세계에서 이뤄지는 사회, 문화, 경제, 정치적 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3차원의 가상세계’이다. 이용자들은 자신을 대신할 아바타를 설정해 현실을 본뜬 가상세계에서 자아실현과 사회적 소통 욕구를 충족시킨다.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는 특히 미국 10대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데, 방과후에 놀이터에서 노는 대신 ‘로블록스’에서 자신이 설정한 가상세계에서 다른 아바타들과의 ‘사회적 활동’을 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

 

네이버 앱 ‘제페토’ (출처: 앱스토어, Google Play)
네이버 앱 ‘제페토’ (출처: 앱스토어, Google Play)
네이버 앱 ‘제페토’ (출처: 앱스토어, Google Play)
네이버 앱 ‘제페토’ (출처: 앱스토어, Google Play)

이처럼 메타버스를 통해 현실세계와 같은 산업이 가능해지자, 다양한 분야의 산업 융합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 인터넷 포털 기업 네이버의 경우 메타버스 플랫폼 자회사를 통해 AR(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한 아바타 앱인 ‘제페토’를 출시했는데, 현재 다양한 산업 군에서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산업의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왼쪽부터 차례로 ‘CU제페토한강점’ 화면, ‘블랙핑크 버추얼 팬 사인회’ 화면 (출처: BTF리테일)
왼쪽부터 차례로 ‘CU제페토한강점’ 화면, ‘블랙핑크 버추얼 팬 사인회’ 화면 (출처: BTF리테일)
왼쪽부터 차례로 ‘CU제페토한강점’ 화면, ‘블랙핑크 버추얼 팬 사인회’ 화면 (출처: BTF리테일)
왼쪽부터 차례로 ‘CU제페토한강점’ 화면, ‘블랙핑크 버추얼 팬 사인회’ 화면 (출처: BTF리테일)

BGF리테일이 ‘제페토’ 앱에 ‘CU제페토한강점’을 오픈한 것은 뉴미디어 기술과 편의점 업계와의 융합이 메타버스에 진입한 사례다. ‘제페토’ 이용자들은 실제 점포처럼 이 편의점에서 CU의 인기상품들을 이용할 수 있다. ‘CU제페토한강점’의 ‘제페토’ 입점 이후, 한강공원 월드 맵의 방문자 수는 이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고, 이 인기에 힘입어 올해 9월엔 2호점 ‘CU제페토교실매점’을 오픈했다. 이와 같은 산업융합에서는 특히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발전 속도가 빠른 편인데, YG엔터테인먼트 걸그룹 블랙핑크는 ‘제페토’에서 아바타의 모습으로 ‘버추얼 팬 사인회’를 개최하였고, 전 세계 2600만명의 팬들이 이 자리에 함께했다.

최근 K팝 아티스트들의 차별화되고 일관된 ‘세계관’과 K-드라마/영화의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기반으로 한 한류의 급성장은 콘텐츠의 질적 수준이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콘텐츠의 질적 수준을 계속 함양함과 동시에 이를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차원으로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면, 국내 미디어산업이 더욱 성장하여 국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3D TV 광고 (출처: 삼성전자 광고)
3D TV 광고 (출처: 삼성전자 광고)

그러나 일각에서는 3D기술의 실패를 예로 들며 메타버스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3D기술이 처음 보급되었을 때에도 많은 사람들이 큰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3D 열풍에 대한 열기가 식었다. 3D기술을 즐기기 위한 전용 콘텐츠 공급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것과, 3D기술의 적용범위가 주로 영화와 게임 분야에 한정되어 있었다는 점이 한계의 이유였다.

한편 메타버스는 모바일을 통해 이용할 수 있고, 적용범위가 일상생활 전반으로 크게 확대됐다는 점에서 분명 3D와는 다른 사회적 변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용의 복잡성이라는 이유로 MZ세대를 중심으로만 메타버스의 이용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신기술 채택에 비교적 어려움을 겪는 세대들에게는 개혁의 채택이 지연되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어떠한 신기술이든 그것을 채택하고 이용하는 사회적 기반이 잘 갖추어져 있어야 기술이 우리에게 유익하게 작용할 수 있다. 또한 현재 메타버스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지만, 아직은 메타버스를 활용한 플랫폼의 현황에 대한 표상적인 연구만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메타버스를 본격적으로 대중화 하여 우리 삶에 들여오기 위해서는 메타버스에서 발생할 사회적, 윤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과 법 제도 정비의 뒷받침에 관한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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