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세계 영화시장의 규모는 14조 5158억 원, 7위의 수준으로 매년 점점 더 영화 강국으로 도약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3년 <태극기 휘날리며>부터 시작해서 매년 천만 영화가 나오고 있다. 16년에는 좀비 떼가 부산을 강타하며 또 한번 천만 영화를 기록하여 그 기세를 몰았다. 하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영화의 흥행의 이면에는 우리가 모르는 영화사의 부단한 노력이 있다. 

 

우리 모두가 그렇듯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사람이든 사물이든, 그를 혹은 그것을 대할때 첫인상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바로 그 '느낌'이 중요한 것이다. 영화에서도 그 '느낌'은 통한다고 할 수 있다. 영화의 마케팅에서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포스터는 '영화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흥행에 상당히 막중한 역할을 한다.


영화 포스터는 자유로운 표현과 강렬한 색채 효과 등 조형적인 아름다움과 시각적인 강한 소구력을 가지고 있으며 게시 장소가 다양하고 장시간 부착될 뿐 아니라 보존 가치도 있어 전달 매체로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영화 포스터는 전체적으로 영화의 컨셉트 즉 영화가 주장하는 내용이 반영되어 있는데 대체로 영화의 주된 분위기를 알려 주는 비주얼을 등장인물의 모습으로 표현한다. 우리는 대개 영화의 포스터를 보고 그 영화를 미리 판단한다.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는 신하균, 백윤식이라는 당시에 흥행보증 수표를 쓰고도 누적 관객수 약 7만 명을 기록하며 비운의 블랙코미디로 전락하였다. 하지만 스크린이 내려간 이후에 영화의 작품성을 인정 받으며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진 하나의 경우로 꼽히고 있다. 

 이와 비슷한 경우로 김성훈 감독, 이선균 주연의 <끝까지 간다>는 개봉 초기에 코믹 수사극 풍의 포스터로 관객들의 눈에서 떠났다가 이후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입소문으로 누적관객수 340만까지 기록하였다. 이경미 감독, 손예진 주연의 <비밀은 없다> 또한 영화 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지만 누적 관객수 25만이라는 대참패를 경험하였다. 거의 모든 이들이 이 영화들의 문제점을 포스터로 꼽고 있다. 

 

우리나라의 포스터 성향은 주로 '내가 주인공!'의 형태이다. 즉, 그러한 성향의 포스터는 영화의 비중이 큰 인물이 포스터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아무래도 아직은 우리가 작품성보다는 '스타'들에 의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테면 최근에 나온 정우성 조인성의 <더 킹>이 그러하다. 모든 그러한 포스터가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는 핵심 주연배우를 내세우며 영화를 어필할 수 있는 반면 자칫 뻔해 보일 수 있으며,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모호해 질 수 있다. 바로 손예진의 <비밀은 없다>의 포스터가 이에 해당된다.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이 경우 좋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마케팅의 실패로 인해 흥행에 실패하기도 한다. 반면 해외 포스터의 성향은 우리나라의 것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해외 포스터의 경우 인물에 대한 포커스 보다는 영화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담아내면서 예술적으로 다가간다. 쉽게 예를 들어 정우성 송강호 이병헌의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의 외국 포스터가 그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개봉 초기의 관객수는 포스터의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라라 랜드>, <테일 오브 테일즈>,  등의 아름답고 개성있는 해외 포스터들이 인기를 얻고 있으며 그러한 영화들의 흥행이 나쁘지 않다. 이제 한국 영화의 포스터도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포스터가 나올지 기대 해볼만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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