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마케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다

▲ 때 묻지 않은 지리산 야생화의 순수 향기를 담은 산청향 / 사진제공: 센트온 홈페이지

 ‘침울했던 하루와 서글픈 내일에 대한 전망으로 마음이 울적해진 나는 마들렌 조각이 녹아든 홍차 한 숟가락을 기계적으로 입술로 가져갔다. 그런데 과자조각이 섞인 홍차 한 모금이 내 입천장에 닿는 순간, 나는 깜짝 놀라 내 몸속에서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어떤 감미로운 기쁨이 나를 사로잡으며 고립시켰다.’

20세기 소설의 혁명이라 일컬어지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제1권의 87페이지, 대중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홍차에 적신 마들렌 과자’ 구절이다. 한 개인과 그 내면에 대한 세밀한 묘사, 잊힌 기억과 시간, 자기성찰과 사랑 등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주제들을 의식의 흐름 기법을 통해 자유분방하게 풀어나가는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현대 소설의 출발점이라 불리며 오늘날까지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정 냄새를 통해 과거의 일을 기억해내는 ‘프루스트 현상’이란 단어는, 홍차 향을 통해 유년시절의 기억을 회상하는 이 소설 속 주인공의 모습에서 유래가 된 것이다. 인간의 오감(five senses) 중 후각(smell)은 다른 감각과는 다르게 감정을 조절하는 우뇌, 기억을 담당하는 대뇌와 직접 연결되어 있어 개인의 감정과 기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인간의 시각에 의한 기억 확률은 4개월 후에 40%인 반면, 후각에 의한 기억 확률은 1년 후에도 60%를 상회한다고 한다.(Journal of Retailing, 2001).

이러한 후각의 특성을 이용하여, 자사의 특정 브랜드나 상품, 매장 등에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향을 입힘으로써 제품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구축 및 판매 촉진을 달성하기 위한 기업의 마케팅을 향기마케팅(aroma marketing)이라 한다. 1949년 일본의 미쓰와 비누회사가 제품의 특성을 나타내는 향료를 이용하여 아사히 신문에 냄새 광고를 게재한 것이 세계 최초로, 향을 강조한 제품의 개발 및 향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각인, 매장 및 전시회, 콘서트 등의 공간을 향으로 채우는 마케팅까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다양한 향기마케팅이 진행되고 있다.

향기마케팅을 선보이는 국내 기업 중 단연 돋보이는 곳은 향기마케팅 전문 기업 센트온(Scenton)이다. 지난 2016년 10월 28일, ‘2016 대한민국브랜드대상’ 개인부문 앙트러프러너십(Entrepreneurship)을 수상한 센트온의 유정연 대표는 다양한 향기 마케팅을 선보이며 소비자들과 기업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2015년, 센트온은 세계 최정상급 리듬체조의 별들이 총출동하여 감동의 무대를 펼친 ‘리드믹 올스타즈 2015’ 갈라쇼에서 체조요정 손연재 선수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국내 최초로 공연장에 향기마케팅을 선보였다. 손연재 선수의 아름다운 공연과 지리산 야생화의 순수한 향기를 담은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신비로운 향인 산청향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시각과 청각, 후각 등을 동시에 만족시킨 갈라쇼는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그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센트온은 2016년 ‘리드믹 올스타즈 2016’에서 다시 한 번 손연재 선수와 콜라보레이션하여 갈라쇼의 무대를 자연의 향으로 가득 물들였다.

또한 2015년 12월, 장충체육관에서 펼쳐진 그룹 비투비의 단독 콘서트에서 기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와 함께 향기마케팅을 선보였다. 큐브엔터테인먼트의 블루 컨셉 시그니처 향인 아말피 코스트(Amalfi Coast)를 개발하여, 밝고 경쾌한 느낌의 시트러스 계열의 향을 콘서트장 가득 채워, 비투비의 환상적인 무대를 보다 더 업그레이드 해 줄 수 있었다. 이 밖에도 센트온은 고객 맞춤형 향과 발향 시스템을 통해 호텔, 백화점, 패션매장 등의 다양한 공간에 대한 향기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센트온 유정연 대표는 지난 ‘2016 대한민국브랜드대상’ 시상식을 통해 “앞으로도 높은 경쟁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브랜드 시그니처 향에서부터 호텔, 리조트 등의 품격을 높이는 공간 발향, 다양한 전시, 공연 등 문화 공간까지 더욱 다양한 프리미엄 향기마케팅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 전했다.

브랜드 홍보와 제품의 판매 촉진을 위한 광고의 홍수 속에서 지친 소비자들에게, 향기마케팅은 기업의 제품과 브랜드 선정에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고객에게는 정서적 편안함을, 기업에게는 차별화된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해 줄 수 있는 다양한 향기 마케팅이 소비자들에게 어떤 새로움을 전해줄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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