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멜론 웹사이트)
(사진=멜론 웹사이트)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의 입지에 빨간불이 켜졌. 모바일 데이터분석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올해 6월을 기준으로 멜론은 국내 음원 시장 서비스별 이용자 규모에서 1 지키며 878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업계 1 자리를 쉽게 내어주지 않는 멜론이지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과거 이용자 200~300 명대 수준이었던 지니뮤직이 506 명에 달하는 이용자를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차례로유튜브뮤직(375 명) ▲플로(299만 명)도 멜론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이용 가능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멜론을 포함해 총 11개. 음원 유통 플랫폼 간 경쟁이 일어나기 전에도 멜론은 여러 차례 개편을 거듭하며 변화를 도모했다. 그러나 반영 기준이 조금씩 바뀌며 종류가 다양해지는 차트와 단순 음악 감상 이상의 서비스가 즐비해 있어 복잡해진 플랫폼에 이용자들은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멜론이 개편을 거듭했던 이유는 무엇이며, 또 어떤 것들이 바뀌었을까.

◇ 멜론의 대대적인 차트 개편에 숨겨진 2가지 이유

멜론의 차트 개편 이유는 크게 가지로 있다. 첫째는 팬덤 스트리밍으로 인한 차트의 본질 퇴색이. 당시 팬덤이 아이돌 가수가 앨범을 발매하면 해당 앨범에 수록된 곡이 차트에 줄을 섰다. 이른바음원 총공' 통해 특정 곡들이 높은 순위를 유지함에 따라 차트의 판도가 뒤바뀌게 되는 것이다.  퀄리티와 대중의 선호도와는 무관하게 차트가 왜곡되는 현상이 이어져 논란이 일었다.

(사진=가수 박경 트위터 계정)
(사진=가수 박경 트위터 계정)

둘째는 2018년 '음원 사재기'로 의심받았던 몇몇 가수들의 수상한 정황을 2019년 말, 가수 박경이 개인 SNS상에 업로드하며 의혹에 다시금 불이 붙었기 때문이다. 음원 사재기란 브로커를 통해 일정 금액을 지불한 뒤, 특정 음원을 스트리밍해 해당 곡을 차트 상위권에 위치할 수 있게 조작하는 불법행위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가수는 물론 저명한 가수의 이름까지 사재기 논란에서 거론되자 여론은 점차 악화되었다. 사재기하게 만드는 근본적인 원인은 결국 실시간 차트로 볼 수밖에 없었고, 멜론을 포함한 여러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물매를 맞기도 했다.

◇ 멜론 차트 개편의 역사, A to Z

2017 2 27, 멜론은 차트 반영 시간을 개편했다. 이때 멜론을 비롯한  음원 사이트도 정오부터 18시까지 발매된 음원만 실시간 차트에 즉각 집계되는 방식으로 개편되면서 12 혹은 18시 음원 발매가 통상적인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2018년 7월, 음원 사재기 논란 및 대형 팬덤의 음원 총공으로 인한 새벽 차트 교란 등의 문제가 끊임없이 일자 멜론은 새벽 1시 이후의 실시간 차트에서 순위 변동이 없도록 차트를 개편했다. 이후 가수 박경의 폭로를 비롯한 사재기 공론화로 제보자와 가수 간에 사실 여부 및 명예훼손을 두고 법적 분쟁이 벌어지자 2020년 7월 6일(안드로이드 기준), 멜론은 그간의 명성을 가져다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실시간 TOP100 차트를 폐지하기에 이른다. 

(사진=멜론 웹사이트)
(사진=멜론 웹사이트)

실시간 차트를 포기한 멜론이 도입한 것은 차트 반영 기준을 무려 최근 24시간으로 늘린 '24Hits'라는 이름의 새로운 차트였다. 그러나 그 차트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최근 24시간 동안의 성적을 집계해 차트에 반영하다 보니 최신곡들은 차트에 진입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이에 따른 차트의 콘크리트화로 최신 음악 트렌드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멜론은 부수적인 개편을 취했다. Rising31 신설, 멜론 6.0 업데이트 그리고 최신 24Hits 신설 등 여러 해결책을 제시하며 업데이트를 거듭 이어갔지만 끝내 최상위권 콘크리트화라는 중대한 문제를 막지 못했고, 좋은 여론을 끌어내지 못한 채 24Hits 차트를 폐지하게 된다.

(사진=직접 화면 캡쳐/왼쪽은 업데이트 후, 오른쪽은 업데이트 전의 멜론 어플 화면)
(사진=직접 화면 캡쳐/왼쪽은 업데이트 후, 오른쪽은 업데이트 전의 멜론 어플 화면)

다음 사진은 각각 다른 버전의 멜론에서 8월 31일 22시 차트를 확인한 화면이다. 왼쪽은 가장 최근에 업데이트된 버전의 실시간 차트를, 오른쪽은 업데이트가 되지 않은 버전의 24Hits 차트를 보여주고 있다. 업데이트 전 하위 버전의 24Hits 차트 또한 실시간 차트와 동일한 순위를 반영하므로 순위만 두고 봤을 때는 차이점이 없지만, 몇 가지 다른 부분이 눈에 띈다. 실시간 차트에는 24Hits 차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낙폭 순위와 다음 예측 순위, 그리고 차트 리포트가 존재한다. 2021년 8월 9일, 멜론은 실시간 차트를 다시 도입하며 차트 리포트를 통해 최근 감상자 수와 어제자 차트 순위 등 세부적인 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했다. 차트에 경쟁을 부추길 수 있는 요소를 더한 멜론의 의중을 알 수는 없으나, 이처럼 전보다 자세해진 실시간 TOP100 차트는 결국 다시 멜론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 멜론의 개혁,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

새로운 24Hits 차트의 도입은 멜론에게 결코 가벼운 개혁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부진한 점유율 추이에 멜론은 올해 1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다시 손을 잡기도 했다. 과거 일각에서는 팬덤 스트리밍 역시 불법으로 봐야 하는 게 아니냐는 견해가 나왔다. 사재기 논란으로 피해를 본 가수 중에는 팬덤의 음원 총공 역시 사재기와 다를 게 뭐냐는 식의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멜론의 입장에서는 팬덤도 서비스 이용자로 취급하기에 그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게 된다. 그 결과, 실시간 차트를 재도입하되, 과거 집계 방식과는 달리 최근 24시간 성적과 1시간 성적을 같은 비율로 합산해 차트에 반영하는 식으로 기존 차트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으로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는 개인의 이용 목적에 따라 확인하는 차트와 이용하는 서비스 다를 수밖에 없다. 8월 9일 자로 새로워진 실시간 TOP100 차트를 도입하고 한 달 가까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멜론은 앞으로 어떤 업데이트로 이용자의 기대와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그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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