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진출한 비비고의 현지화 마케팅 전략

해외로 수출되는 현지화 비비고 만두 / CJ 제일제당 공식 홈페이지
해외로 수출되는 현지화 비비고 만두 / CJ 제일제당 공식 홈페이지

CJ 제일제당의 대표브랜드인 ‘비비고’가 한국을 넘어 중국, 그리고 미국까지 진출하며 많은 세계인에게 사랑받고 있다. 그 중 글로벌 전략 제품 중 하나인 ‘비비고 만두’는 해외에서 ‘K-만두’ 신드롬을 일으키며 엄청난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과연 한국의 만두가 해외에서 사랑받을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

현지인을 위한 맞춤화 만두

비비고 만두의 가장 큰 성공 전략은 현지화이다. 만두피가 두꺼운 중국식 만두와는 달리 만두피가 얇고 만두소에 채소를 많이 넣으면서 이를 강조해 ‘건강식(Healthy food)’으로 차별화시켰다. 또한 각 나라별로 맞춤형 만두가 등장했는데 미국에는 ‘비비고 스팀 덤플링’, ‘미니완탕’, 중국에는 ‘비비고 교황’, ‘왕수교자’가 대표적이다. 또한 최근 진출한 베트남에서는 ‘비비고 해산물 만두’와 고기와 옥수수가 들어만 ‘미트 앤 콘’ 만두가 주력 제품이다. 또한 러시아 역시 러시아 현지인들이 즐겨 먹는 러시아식 만두인 ‘펠메니’ 안에 많은 양의 고기를 넣는 것을 고려해 소고기 양을 대폭 늘리면서 한국에서 생산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맛의 비비고 만두를 판매 중이다. 또한 일본의 경우에는 주로 만두를 국물 요리에 활용하는 식생활을 고려해 수교자(물만두)를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는 모두 비비고 만두만의 차별성을 확실하게 드러내면서 나라마다 소비자가 익숙하다고 느끼는 맛과 향을 분석해 이를 반영하면서 가장 친숙하게 다가가는 현지화 전략을 내세웠다.

또한 단순히 맛과 향 뿐만 아니라 제품을 담는 포장재에도 현지화 전략을 반영하였다. 비비고 로고와 디자인은 동일하지만 각 나라마다 박스, 봉지 등 모두 다른 포장을 적용하였고 만두 크기 역시 제각각이다. 이는 모두 나라별 소득수준과 지불 의향을 반영한 것이다. 베트남의 경우 냉장고 크기가 작음을 고려하여 소형 봉지에 담아 판매하며, 외향을 중요하게 여기는 중국에서는 포장의 외관을 고급스럽게 디자인하며 플라스틱 트레이에 만두가 별도로 포장된 형태로 판매한다. 반면 대량 소비 습관이 일상화된 미국에서는 포장재에 만두 4팩을 다시 큰 박스에 포장해 대용량으로 판매하고 있다.

 

없었던 마트 시식 문화의 개척

미국 뉴욕의 대형마트에서 진행되는 비비고 만두 시식코너 / CJ 제일제당
미국 뉴욕의 대형마트에서 진행되는 비비고 만두 시식코너 / CJ 제일제당

비비고가 가장 크게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은 바로 중국이다. 2011년 비비고의 중국 진출 당시 중국 내에서는 메이저 식품업체가 만두 시장의 약 85%의 점유율을 차지했고 중국 소비자들은 익숙한 국내 브랜드만을 고집하며 비비고는 당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비비고 마케팅팀은 해당 문제 해결을 위해 자사 제품 시식 코너를 담당하는 ‘시식코너’ 직원 5명을 중국 법인에 보냈다. 광저우시 마트 내 임시 매대에 왕교자 시식 행사를 열며 당시 중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적극적인 시식문화를 만들어냈다. 해당 문화를 처음 본 중국 소비자들은 매우 당황했지만 시장에서 호객 활동하듯 흥을 돋우는 시식 권유에 중국 소비자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후 비비고 만두는 광저우 시 내 마트 중 10%에서 만두 제품 1위를 차지하며 점차 눈에 띄는 성장세를 만들어냈다.

이처럼 비비고는 한국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동시에 각 나라의 식생활과 입맛에 맞춘 현지화 전략으로 큰 성공을 끌어내며 K-푸드를 알리는 선두주자가 되었다. 이러한 비비고의 성공 신화는 정체성을 잃지 않는 현지화 전략의 가장 모범적인 사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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