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길을 걷다 보면 강아지와 고양이와 함께하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한국의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증가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지난 3월 KB금융그룹이 발표한 ‘2021 한국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가구의 1/3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 시장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업계는 작년 5조 8000억 원대에서 올해는 6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역시 변화하면서 ‘펫팸족(Pet + Family)’도 등장했다. 이들은 반려동물을 자신의 가족 또는 그 이상으로 받아들이고 반려동물과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사람이 생활하는 공간과 강아지나 고양이가 생활하는 공간은 전혀 다르다. 따라서 일반적인 가구가 동물의 관절이나 건강에 유해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최근 국내 가구 브랜드들은 이 점을 공략하여 반려동물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공간 마련을 위한 가구 및 인테리어 디자인 전략을 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브랜드는 퍼시스그룹의 생활가구 전문 브랜드인 일룸이다. 일룸은 반려동물 가구시리즈 ‘캐스터네츠’를 출시했다. 기획 단계부터 유명 반려묘 유튜버 ‘김메주’와 협업하여 SNS 내 유명세를 탔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토탈 라이프 서비스 ‘놀로’와 캐스터네츠를 활용한 반려묘와 반려인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 디자인을 소개했다. 이러한 일룸의 노력에 대해 소비자들은 호응과 구매로 보답했다. 일룸에 따르면, 2020년 2월말을 기점으로 ‘캐스터네츠’의 매출은 2배 가량 증가했다.

일룸의 반려묘 가구 시리즈 '캐스터네츠' / 출처 = 일룸
일룸의 반려묘 가구 시리즈 '캐스터네츠' / 출처 = 일룸
일룸과 놀로의 "House of Feline' 전시 공간 / 출처 = 일룸
일룸과 놀로의 "House of Feline' 전시 공간 / 출처 = 일룸

일룸의 성공 이후, 한샘과 현대리바트 그리고 펫토룸, 네코이 등 국내 소규모 가구 회사들도 펫가구 시장에 뛰어들었다. 한샘은 자사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한 ‘세레스홈’과 공동으로 ‘마레’ 브랜드를 론칭했다. 주요 제품 중 하나는 반려동물이 함께 사용하는 상황에 대비하여 높은 안전성과 수납 공간 등을 마련한 ‘마레 라운드 테이블’이다. 현대리바트는 아직 가구를 판매하지 않지만, ‘리바트 스타일샵’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신혼 부부의 주방을 컨셉으로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시한 바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의 증가는 사람들의 생활과 가치관까지 변화시켰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국내 경제, 그리고 기업들에게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쳤다. 앞으로의 인테리어와 가구의 모습이 어떻게 변화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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