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 식문화 변화, 다양한 입맛 충족
로제떡볶이 트렌드에 적응 및 위기 대응을 위한 기업들의 노력 필요

한국인들에게 떡볶이는 국민 간식이자 소울푸드로 꼽힌다. 최근에는 우유, 크림, 토마토를 섞은 로제 소스를 활용한 ’로제 떡볶이‘가 초절정의 인기를 끌고 있다. 사실 로제 떡볶이는 각 가정에서 남은 떡볶이에 크림소스를 넣어서 요리해서 먹었다는 점에서 이전부터 존재한 메뉴이다. 하지만 로제 트렌드로 인해서 각종 떡볶이 프랜차이즈에서 로제 떡볶이를 정식 메뉴로 출시하며, 이젠 더욱더 많은 대중에게 익숙한 메뉴가 됐다.

로제떡볶이 / 출처: DRINKEAT
로제떡볶이 / 출처: DRINKEAT

 

[로제 떡볶이 왜 유행할까?]

소비자, 사회의 측면에서 로제 떡볶이의 유행 원인을 3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 번째로, 주요 소비자층인 ’MZ 세대‘를 저격했다.
MZ 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의 합성어로, 이들은 새로운 것을 좋아하며 트렌드에 민감하다. 로제 소스는 이전에도 기존과 다른 색다른 맛과 핑크빛으로 예쁜 분위기를 연출하며 MZ 세대의 인기를 끌었고, 특히 여성 소비자의 수요가 많았다. 그러던 중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SNS에서 로제 찜닭과 같은 새로운 퓨전 메뉴가 유행하며 로제 소스가 트렌디한 맛으로 각광받았고, 여기에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김민경의 먹방이 공개되며 로제 떡볶이에 대한 인기가 급증했다.

'나 혼자 산다'의 김민경 먹방 / 출처: 스포츠한국
'나 혼자 산다'의 김민경 먹방 / 출처: 스포츠한국

더 나아가, 중국 당면과 분모자의 역할도 컸다. 마라탕에서 시작된 분모자와 중국 당면은 특이한 쫄깃쫄깃한 식감으로 MZ 세대에게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그리고 로제 떡볶이의 꾸덕꾸덕한 로제 소스가 이들과 조화롭게 잘 어울려 로제 떡볶이 유행에 하나의 부스터가 되었다. 실제로 배떡(배떡 로제떡볶이)을 비롯한 많은 떡볶이 브랜드에서 분모자와 중국당면을 추가할 수 있는 옵션을 만들었다.

 

두 번째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음식 문화가 변화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계속되며 배달 음식의 이용률이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지웍스가 일평균 4,000만 모바일 기기의 20억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쿠팡이츠의 작년 12월 하루평균 사용자 수는 46만 235명으로 작년 1월 2만 9,869억 명보다 약 15배 증가했다. 또한, 3월 17일 딜리버리히어로가 발표한 전년도 글로벌 실적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국내 콜은 6억 8,300만 건에 달했다. 거의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13번씩 배민콜을 했다고 볼 수 있는 수치이며 전년 대비 67%가 상승했다. 순수 매출 역시 7억 1,900만 유로(한화 9,691억 원)로 약 82% 증가했다.
이렇게 기존의 홀 중심의 영업에서 배달 중심의 영업으로 외식 트렌드가 변화함에 따라, ‘미슐랭’에서 유래한 ‘배슐랭’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추세에 적응하기 위해, 편의점, 특급호텔, 백화점 전문 식당까지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소비자들의 음식 선택 폭을 넓게 만들어, 기존 업체들의 더욱 극심한 경쟁을 야기했다. 각 업체는 인기 있는 메뉴가 생기면 이를 자신의 매장에 신메뉴 형식으로 도입하며 경쟁력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로 카페의 크로플 메뉴가 있다. 더 나아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각종 유행을 접하기 힘들어, 음식으로라도 트렌드를 접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욕구가 증가했다. 이렇게 사회적 변화로 인한 소비자의 식문화 변화는 ‘로제 떡볶이’의 유행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요인이 됐다.

타볼로 24 JW 다이닝 투 고 / 출처: JW 메리어트 동대문
타볼로 24 JW 다이닝 투 고 / 출처: JW 메리어트 동대문

 

세 번째로, 다양한 입맛 고려가 있다.
로제의 가장 큰 장점은 토마토와 크림을 모두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로제 소스가 떡볶이의 매콤한 소스와 합쳐져, 토마토, 크림, 고추장까지 3가지의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로제 떡볶이는, 고객들의 다양한 입맛을 최대로 충족시키는데 매력적인 요인이 됐다. 또한, 매운 것을 못 먹는 소비자층의 입맛 역시 만족시킬 수 있다는 점도 하나의 주요 요인이 된다. 엽기 떡볶이, 응급실 떡볶이 등 매운 떡볶이가 유행했던 시절, 매운 떡볶이를 못 먹는 이들에게는 떡볶이가 하나의 패인 포인트였다. 하지만 매운맛이 중화된 로제 떡볶이를 통해서 이젠 이들도 떡볶이를 함께 즐길 수 있게 되었기에, 로제 떡볶이의 인기가 꾸준히 이어졌다. 더 나아가 맵기 조절로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더 맵게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폭넓은 타겟층을 만족시킬 수 있는 메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더욱 발전할 ‘로제’ 트렌드]

최근 몇 년간 유행한 '허니버터', '흑당', '달고나'의 공통점은 소스처럼 곁들이며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많았다는 것이다. 즉, 소스처럼 여러 군데에 활용이 가능한 아이템의 유행의 영향력이 다른 트렌드들에 비해서 더 컸다. 로제 역시 곁들이는 '소스'라는 점에서 적용점이 많다. 이미 로제 갈비찜, 로제 돈까스 등 다양한 퓨전 메뉴가 등장하고 있다. 더 나아가 향후 식품업계는 주요 고객층인 MZ세대가 좋아하는 식품 위주로 로제 빵, 로제에그인헬 과 로제 피자 등의 양식​부터, 로제 베이글칩과 같은 스낵이나 로제 디핑소스 같은 새로운 소스를 출시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하지만 우려점도 있다. 40~50대의 어른들에게는 낯선 음식이라는 점은 로제 트렌드 확산에 하나의 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장 확대를 위해 타겟층 범위를 높일 경우, 각 브랜드는 MZ 세대의 취향을 저격하고 어른 세대의 진입장벽을 낮추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향후 더 크게 성장할 '로제' 시장. 이에 적응하기 위한 각종 식품 기업들의 노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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