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지갑 서비스를 기반으로 구독경제 사업 확대해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시작으로 카카오는 광고, 커머스, 포털, 음원을 넘어서서 최근에는 구독경제 사업까지 확장해나가고 있다. 구독경제는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 혹은 서비스를 공급자가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유통 서비스를 말한다. 과거에는 신문이 이에 해당했으나, 현재는 식음료, OTT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카카오 역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지갑 서비스를 매개로 콘텐츠 구독과 상품 구독 사업을 진행해나가고 있다. 카카오에서 새롭게 출시한 ‘지갑’ 서비스는 신분증, 자격증, 증명서를 카카오톡에서 보관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디지털 신분증을 보관하는 지갑에는 코로나19 방역 일환으로 시작된 전자출입명부인 QR체크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CT 규제 샌드박스 허가를 받은 모바일 운전면허증, 연세대 모바일 학생증, 산업인력공단의 국가기술자격증이 순차적으로 담긴다. 앞으로도 카카오는 모바일 신분 또는 자격 증명 서비스가 필요한 각종 기관과 추가적인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사업을 공고히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는 “카카오톡 내 지갑이 나중에 실물 지갑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서비스를 향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갑’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 / 이데일리 제공
                    ‘지갑’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 / 이데일리 제공

카카오는 이러한 지갑 서비스를 기반으로 지난 1월 카카오톡 이모티콘 정기구독 서비스인 ‘이모티콘 플러스’를 출시했다. 월 구독료인 4900원만 내면 15개만 개 이상의 이모티콘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해당 서비스는 카카오톡 내 ‘지갑’을 만들어야만 이용할 수 있다. 사용자는 카카오톡 대화창에 단어를 입력하면 보이는 이모티콘 자동 추천을 활용해 이모티콘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이모티콘 단품 가격이 보통 2500원인 것을 감안하면 ‘이모티콘 플러스’는 월 2개 이상 이모티콘을 구매해온 이용자들의 구독을 지속적으로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의 신규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 이데일리 제공
                 카카오의 신규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 이데일리 제공

이달 8일부터는 카카오에서 카카오톡 채널을 기반으로 한 ‘상품구독’ 서비스를 시작한다. 해당 서비스 이용자는 관심 있는 브랜드의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고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또한 브랜드의 카카오톡 채널과 친구를 맺으면 구독한 상품에 대해 프로모션 정보 역시 얻을 수 있다. 기존 오프라인에서 상품을 구매하기까지 상품 설명, 방문 예약, 계약서 작성 등 절차들이 복잡했던 것을 ‘상품구독’ 서비스에서는 이를 간소화하여 구매의 속도와 편리성을 향상시킬 예정이다. 위니아에이드의 딤채 김치냉장고, 위닉스, 한샘 등의 상품을 렌탈하거나 정기배송 받을 수 있다. 여민수 공동대표는 “이용자와 비즈니스 파트너의 밀접한 연결을 통해 모두에게 진화된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카카오는 내년 상반기 신규 콘텐츠 구독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창작자와 이용자의 관계에 주목한 해당 플랫폼은 창작자가 뉴스, 음악 등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를 창작하여 유통하면 이용자는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여러 콘텐츠를 구독하는 상호작용 공간을 마련해준다. 피드 형태로 구성된 기존 콘텐츠 구독 플랫폼과는 달리 해당 플랫폼은 이용자들의 가독성과 친숙도를 고려하여 현재 포털의 콘텐츠 UI를 적용한다. 창작자는 콘텐츠의 제목, 구성, 배치 등을 직접 편집할 수 있고, 이용자는 구독하는 채널의 순서와 위치 등을 조정할 수 있다.

이처럼 카카오에서도 발빠르게 확장할 만큼 성장성이 높은 구독경제 사업은 한 번 구독을 시작한 이용자가 타 기업의 구독 서비스로 이동하기 어렵다는 ‘자물쇠 효과(Lock-in Effect)’가 발생한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은 이용자를 안정적으로 유치하고, 이용자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여러 분야에서 우후죽순으로 구독 서비스가 출시되면서 이용자들은 ‘구독 피로(subscription fatigue)’를 호소하는 일도 적지 않다. 심지어 서비스를 구독하는 것보다 해지하는 과정이 더욱 어렵고 복잡함에 따라 이용자들의 ‘해지 피로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구독경제의 등장으로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이 더 풍성해지고 편리해졌지만, 구독 피로와 해지 피로 등의 부작용은 앞으로 기업과 이용자들 간의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보완해나가야 할 후속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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