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외부, 내부적 변화가 초래한 로고 변경
기업의 얼굴인 로고, 마케팅과는 어떤 관련성이

2021년이 되며 버거킹은 브랜드 로고 변경이 화제가 됐다. 기존의 불필요한 문구와 디자인을 제외한 새 로고는 ‘인공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신선한 재료로 만든 맛있는 버거’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노랑, 갈색, 빨강의 색깔 사용을 통해 버거킹의 대표 메뉴인 와퍼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기업에게 로고는 자사를 시각적으로 나타내는 상징물로써 기업의 고유 성향을 나타낸다. 그렇다면 버거킹은 왜 이렇게 중요한 로고를 과감히 변경한 것일까.

버거킹의 로고 변경 / 출처: 비즈니스인사이더
버거킹의 로고 변경 / 출처: 비즈니스인사이더

 

[ 로고 변경 원인 : 기업 외부, 내부요인를 중심으로 ]

로고 변경은 기업의 외부와 내부 요인으로 나누어서 이해할 수 있다. 먼저 기업의 외부적 원인으로 사회, 경제, 기술 등의 외부환경 변화가 있다.

최근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M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장·노년층의 스마트폰 사용이 급속히 증가하며, 모바일 기기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는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 시대를 지나 모바일을 통해 일상생활을 하고 업무를 처리하는 ‘모바일 온리(Mobile Only)’시대를 촉진한다. 이에 적응하기 위해 기업들을 기존의 다채롭고 화려한 디자인보다 작고 간결하게, 3D에서 2D로 로고 디자인을 수정했다. 이전에는 소비자가 매장에 주로 방문해 입체적인 3D가 더 선호됐지만, 작은 화면으로 브랜드 로고를 접하는 경우가 증가해 2D가 가시성과 임팩트를 높이는 더 좋은 방안으로 선호되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은 기술의 진보나 사회적 변화에 맞추어 사업을 변화하고 한다. 이때 로고 변경은 기업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음과 동시에 소비자와 언론의 관심을 받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는 현재 자동차 업계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 증대와 기술의 발달로 인해, 전기차나 수소자동차 등 새로운 이동 수단이나 자율 주행이나 차량 공유의 새로운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이에 편승하기 위해, 세계의 자동차 기업들은 리브랜딩을 시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시도 중 하나가 브랜드 로고의 변경이다. 기업들은 공통으로 로고를 간결하게 변경함으로써, 환경오염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포부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지난 1월, 기아의 로고 변경이 그 대표 사례이다. 기아는 자동차 기업이 아닌 모빌리티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기아자동차’에서 ‘기아’로 사명을 변경하고 새로운 로고를 발표했다. 기아의 새로운 로고는 새로운 브랜드 방향성인 균형, 리듬, 상승의 3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로고 변경 발표 당시, 송호성 기아 사장은 "새로운 브랜드 지향점과 전략을 소개한 순간부터 고객과 사회 공동체에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기아의 변화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기아의 새로운 로고 / 출처: 탑라이더
기아의 새로운 로고 / 출처: 탑라이더

 

다음으로 기업의 내부적 요인이다. 제조업이 아닌 식품업에 속한 기업들은, 브랜드를 상징할 수 있는 맛을 유지해야 하므로 제품에 변화를 주는 것이 쉽지 않다. 게다가 때때로 오랜 기간의 브랜드 고수는 오래되고 진부하다는 느낌으로 이어져, 자칫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 이럴 때, 기업은 로고에 변화를 줄 수 있다. 변경한 로고를 매장 및 포장에 적용해, 올드한 느낌을 탈피하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얻는 것이다.

SPC삼립은 지난해 11월 새로운 로고를 선보였다. SPC삼립은 지난겨울, ‘이천 쌀 호빵’, ‘공주 밤 호빵’, ‘호빵 젤리’ 등 여러 신제품을 내놓으며 MZ세대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 이에 새로운 로고 변경은 MZ세대에게 더 큰 호감을 얻음과 동시에 SPC그룹과의 일체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된다.

 

[ 마케팅과 로고의 깊은 관계 : 대표 이미지이자 새로운 마케팅 수단 ]

기업의 상징인 로고는 마케팅과 긴밀한 연관성을 가진다. 소비자와 소통하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마케팅에서 로고는 소비자와 기업을 연결하고 기업 브랜드를 대표하는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로고 변경의 경우, 로고를 효과적으로 변경할 때, 기업은 소비자에게 강력한 브랜드 포지셔닝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변화와 혁신에만 집중한다면 기업의 본래 이미지까지 해쳐 소비자의 오해나 기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렇기에 기업은 자사의 핵심 사업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로고 변경이 브랜드 약화로 이어지지 않게끔 노력해야 한다.

한편, 로고는 기업을 대표하는 얼굴임과 동시에 기업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 수도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계속되는 상태에서 많은 기업은 이에 동참하기 위해 캠페인을 진행했다. 바로 기업 로고 간의 거리를 띄우는 캠페인이다. 로고 간의 거리를 띄우거나 마스크를 씌우는 모습을 통해, 공공선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유명 브랜드의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 (왼쪽 위부터 맥도날드, 나이키, 아우디, 폭스바겐) / 출처: CNN
유명 브랜드의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 (왼쪽 위부터 맥도날드, 나이키, 아우디, 폭스바겐) / 출처: CNN

 

기업은 외부, 내부 변화를 토대로 로고를 변경하고 있다. 그리고 물론 이러한 변화는 색다른 제품과 서비스로 소비자를 즐겁게 해 줄 것이다. 하지만, 기업이 핵심 이미지를 간과한다면 발전은커녕 기업의 몰락으로 엔딩을 맞이할 수도 있기에, 각 기업은 마케팅의 관점, 더 나아가 기업 전사적인 관점에서 로고 변경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찾아오면서 이에 맞춰 변화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업들의 변화한 로고에 관심을 가져보며 기업의 새로운 발걸음을 지켜보는 것은 어떨까?

저작권자 © 소비자평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