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임자부터 시작된 요즘 1020이 사랑하는 디저트에 담긴 우리나라 전통

요즘 카페를 다니다보면 인기 메뉴의 변화가 확연히 눈에 띈다. 흑임자·인절미 등 전통 식재료로 만든 제품이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기존에 수요가 많았던 케이크류 혹은 커피류 제품에 우리나라 전통 식재료를 가미해 만든 ‘할매 입맛 디저트’ 열풍의 시작이다.

설빙이 새롭게 출시한 웰빙설빙 3종 / 설빙

흑임자·인절미·쑥 등이 주로 고연령층이 좋아하는 향토 식재료이기 때문에 이를 좋아하는 1020들을 ‘할매 입맛’이라 부르며 시작된 이 유행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식품업계를 휩쓴 마라·흑당 열풍 속에서 자극적이고 강한 맛을 추구하던 밀레니얼 세대는 이제 ‘할매 입맛’을 외치며 심심하고 정겨운 전통 음식을 찾아다닌다. 이에 따라 커피전문점·편의점·마트 등 다양한 식·음료업계에서 밀레니얼 세대들을 겨냥한 한국 전통 식재료를 이용한 상품들이 탄생하고 있다, 

빙수, 아이스크림, 우유 등 다양한 제품으로 출시되면서 식, 음료를 비롯한 빙과류 업계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템은 ‘흑임자’다. 서울우유는 지난 1월 할매 입맛 콘셉트 시리즈 첫 번째 제품으로 흑임자우유를 출시했으며, 그 외에도 롯데푸드 '빵빠레 흑임자', 베스킨라빈스 '아이스 모찌 흑임자', 빙그레 '투게더 흑임자‘ 등 다양한 흑임자 빙과류 제품이 올해 출시되었다.

커피전문점·빙수전문점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빙과류 업계 정상에 있는 설빙에서는 최근 흑임자 빙수를 출시했으며 커피 전문점 투썸플레이스의 쑥/흑임자 라테는 출시 한 달만에 20만잔이 팔렸다. 드롭탑·커피빈·빽다방 등도 비슷한 음료 출시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커피·빙수 업계의 흑임자 열풍에 대해 서울 부암동 빙수 전문점 '부빙'의 김소연 대표는 "2017년부터 매년 4~6월 흑임자 빙수를 판매하고 있는데 작년부터 연중 내내 문의가 온다"며 "요즘은 옥수수·쑥 빙수도 인기"라고 언급했다.

빙그레 비비빅 흑임자맛 / 빙그레

흑임자의 인기는 빙과류 업계에서 그치지 않는다. 오리온은 스테디셀러 제품인 초코파이에 떡과 흑임자를 가미하여 ‘오리온 찰 초코파이 흑임자맛’을 출시했다. 찰 초코파이 흑임자맛은 인절미맛과 함께 출시 3개월만에 누적 판매량 1500만개를 넘어섰다. 케이크와 흑임자를 접목시킨 ‘흑임자 케이크’ 또한 다양한 디저트 전문점에서 앞다투어 판매 중이다.

특유의 고소한 맛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 흑임자는 맛 뿐 아니라 그 효능도 좋다. 국내 곡류 중 영양성분 으뜸으로 손꼽히며, 실제로 동의보감에는 “병에 걸려 말할 기력조차 없는 이에게 흑임자를 처방하라”라는 문장이 적혀있기도 하다. 다만, 검은깨는 기름 성분과 몸을 차게 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소화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하루에 한 숟갈 이상 먹지 않은 것을 권장한다.

오리온 꼬북칩 달콩인절미맛 / 꼬북칩

할매 입맛 계의 스테디셀러인 인절미 또한 꾸준한 인기를 유지 중이다. 할매 입맛 제품 중 비교적 오래 전부터 인기를 끌던 식재료인 콩가루·미숫가루·인절미는 거세진 할매 입맛 열풍에 힘입어 또 한 번 다양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갔다. CU '강릉초당 인절미 순두부콘', 해태제과 ‘쌍쌍바 미숫가루맛’과 ‘오예스 미숫가루 라테맛’, 오리온 ‘꼬북칩 달콩인절미맛’ 등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오리온의 인절미맛 꼬북칩은 월 평균 10억대의 매출 달성까지 이뤄냈다.

그 외에도 쑥, 단호박 등 기존의 5060들이 즐겨찾던 식재료들이 이제는 밀레니엄의 ‘잇템’이 되었다. 갈수록 자극적인 맛만 찾곤 하던 이들의 유행 속에서 찾아온 할매 입맛 열풍은 밀레니엄에게 마음의 여유와 함께 건강한 우리 본연의 맛을 찾아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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