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히트텍' 10만 장 행사하자 탑텐 '온에어' 20만 장으로 맞불

유니클로 감사제 포스터(좌)와 탑텐 행복제 포스터(우) / 유니클로, 탑텐 공식 홈페이지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불매운동의 주 타깃이 된 유니클로가 대표 아이템인 '히트텍(발열  내의)'을 선착순으로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자, 대항마로 꼽히는 국내 브랜드 탑텐이 발열 내의 '온에어'를 유니클로 행사 물량의 두 배로 준비하며 겨울 내복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국내 SPA(제조 유통 일괄형) 브랜드 중 1위를 지켜오던 유니클로는 지난 7월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로 매출 하락세가 5개월째 이어지자 사상 처음으로 히트텍 증정 행사라는 물량공세 카드를 꺼내들었다. 1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21일까지 '겨울 감사제'를 통해 오프라인 구매 고객에게 히트텍 10만 장을 증정한다. 구매 금액에 상관없이 매장별로 하루당 물량을 정해두고 선착순으로 제공한다. 불매운동을 자초하며 많은 고객을 잃었던 유니클로가 성수기 겨울에 들어서면서 인기 제품인 히트텍을 풀어 '막판 고객 잡기'에 나선 것이다.

유니클로의 전략은 일단 통했다. 감사제가 시작된 지난 주말(16일~17일) 사이 주요 매장에 고객이 몰려 준비한 수량이 동나는 등 판매 호조로 이어졌다. 서울 시내 한 매장에선 오픈 1시간 만에 150장의 재고가 소진됐다. 불매운동의 흔적은 온데간데없이 계산대 앞에 긴 줄이 계속해서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모습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히트텍 증정 행사를 두고 '꼼수'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색상과 사이즈를 랜덤으로 증정하는 점에서 '남아도는 색상, 사이즈부터 처분하는 것 아니냐'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불매운동을 옹호하는 입장과 저렴한 물품을 찾는 개인의 욕구를 비판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일부 누리꾼들은 '유니클로 대항마'로 꼽히는 국내 SPA 브랜드 탑텐의 행사를 알리고 있다.

탑텐 행복제 2탄 포스터 / 탑텐 공식 홈페이지

탑텐은 지난 14일부터 전 고객에게 천연 보습 내의 '온에어'를 20만 장 증정하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유니클로보다 수량이 두 배나 많고 사이즈 선택도 가능한 탑텐의 온에어 증정 이벤트는 감사제와 비슷한 이름의 '행복제'로 맞불을 놓으면서 발열 내의 전쟁의 서막을 알렸다.

누리꾼들은 탑텐의 행사를 반기는 분위기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탑텐의 행사가 유니클로 행사의 두 배 물량인 것을 두고 배우 김응수가 영화 '타짜'에서 맡은 곽철용 캐릭터의 대사를 언급하고 있다. 최근 유행어가 된 "묻고 더블로 가!"를 뜻하는 것이다. 누리꾼들의 긍정적인 반응은 실제 구매로도 이어졌다. 탑텐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마련한 온에어 물량 중 절반이 이미 동난 상태다.

탑텐 측은 "한 해 동안 일본 SPA 브랜드의 대항마로 소비자들의 많은 지지와 사랑을 받은 만큼 확실하게 보답하고자 준비했다"면서 "온에어는 '한국인에게 일본 내복 안 입히겠다'라는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의 포부와 자부심으로 기획된 만큼 앞으로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입을 수 있는 가성비의 상징적 아이템이자 탑텐을 대표하는 아이템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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