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라, 옴니채널 마케팅으로 호흡하다

소비자가 가상으로 새 화장품을 발라볼 수 있도로 한 세포라 '버츄얼 아티스트' 모바일 앱 사진 / 세포라 공식 홈페이지

지난 10월 24일, 드디어 한국 시장에 세포라가 매장을 열었다. 뷰티 브랜드 세포라는 서구 리테일 비즈니스 업계에서, 테크-기반 옴니채널 마케팅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기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디지털 마케팅을 강하게 융해하며 브랜드 세계화를 구축해 오고 있지만 그 걸음이 늘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2008년부터 홍콩, 싱가포르, 방콕 등 아시아 시장에 진출했으나 국가별 소비 문화와 토착 고객들의 취향을 사로잡지 못해 매출 부진을 겪고 철수했다. 아시아 시장으로의 재진출 행보를 본격화한 것은 최근의 자취다. 세포라가 최근 부는 K-뷰티 붐을 타고 서울에서 플래그숍을 개장하게 된 것도 과거 아시아 시장 실패를 설욕해 보겠다는 의도의 일환이다.

세포라가 이러한 실패 요소를 극복하고 약진할 수 있었던 동인은 바로 ‘디지털 마케팅’에 있다. 오늘날 세포라의 웹 사이트와 앱 검색자의 절반은 모바일폰 이용자다. 매장 고객들은 온라인으로 제품 정보를 파악한 후 매장을 방문해 세포라 매장 내에서 제공되는 실시간 정보와 푸시 홍보를 비교한 후 구매 결정을 내린다. 이러한 자취 속에서 세포라는 옴니채널 마케팅을 통해 소비와의 접점을 공고히 해왔다.

이 때, 무수한 오프라인 매장은 세포라의 옴니채널 마케팅을 한층 세련화하는데 중요한 실험공간으로 자리한다. 매장 방문객들의 다원화된 구매 행위를 축적한 빅데이터는 모바일 마케팅에 유용하게 응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세포라는 인터넷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한 웹 플랫폼, 소설미디어 매체를 이용한 온라인 마케팅 노출 방식과 전통적 오프라인 경로를 연결하는 ‘옴니채널 마케팅’ 전략에 혼혈을 쏟고 있다. 그 전략은 크게 브랜드와 소비자 측면의 이원적 요소로 나눌 수 있다.

브랜드 측면에서 세포라는 디지털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브랜드에 깊이감을 더했다. 디지털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의 검색 결과, 과거 구매 브랜드 및 제품, 개인 피부정보에 기반한 빅데이터의 밀도를 높였다. 이러한 빅데이터의 집합으로써 브랜드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또한 ‘구글 애널리틱스 360 스위트’ 데이터 트랙킹 기술을 사용해 수집・집계・분석한 데이터를 차후 구매 제안에 활용했다. 이로써 오프라인 매장-온라인 디지털 매장-소비자 서비스에 이르는 3대의 전 구매 여정이 일련의 망으로 관리됐다. 유리된 파편이 아닌, 촘촘한 데이터 망이 구축되며 브랜드의 방향도 공고해졌다.

소비자 측면에서 역시 디지털 마케팅이 효율적으로 이용됐다. ‘버추얼 아티스트(Virtual Artist)' AI 화장 체험 앱이 그 실례다. 모바일폰에 세포라가 제공하는 ‘버추얼 아티스트’ 앱을 설치하면 세포라 매장에서 판매하는 전 제품을 가상으로 발라보고, 재고가 있는 매장을 안내 받거나 즉석에서 온라인 구매까지 할 수 있다. 또한 소비자는 세포라가 제공하는 시범 비디오 컨텐츠로 제품별 사용법을 미리 접하며 구매 후의 후회(buyer’s remorse)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세포라의 옴니채널 마케팅을 통해, 위기에 처한 오프라인 매장은 디지털 매출 상승에 시너지를 더해줄 새로운 실험소로 변모하고 있다. 세포라의 브랜드 인지도에 힘입어 즉석 욕구충족에 익숙한 밀레니얼과 Z세대 디지털 네이티브 소비자들이 다시 세포라 브랜드에 흡인될 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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