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는 침체 된 라면시장에 진정한 해결책인가

저칼로리 전략으로 상반기 약진한 농심의 신제품 '신라면 건면' / 농심 공식 홈페이지

라면은 오랫동안 국민들과 함께 해온 동반자이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라면 소비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은 라면이 우리 삶 속에 깊게 자리 잡았음을 증명한다. 한국산 라면들은 한류의 열풍이 불면서 국내를 넘어 세계로 진출해왔다. 2010년부터 시작된 라면의 한류열풍은 지난 2018년까지도 지속되며 매년 수출액을 갱신해왔다. 올해 상반기까지도 이러한 라면의 한류는 지속됐다. 하지만 국외에서의 상승세와는 다르게 올해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라면시장은 하락세이다.

올해 상반기 하락세 원인으로 신제품 흥행의 부재가 꼽혔다. 작년에는 오뚜기의 ‘진짜쫄면’, ‘쇠고기미역국라면’과 같은 신제품들이 2달 이내 판매라는 초대박 성적으로 라면시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올해는 신제품의 출시가 작년에 비해 많은데도 작년과 같은 대박 신제품이 없었다. 물론 농심의 ‘신라면 건면’ 이나 팔도의 ‘괄도네넴띤’의 출시는 성공적이었지만, 예년의 신제품 성적에는 못 미쳤다.

이러한 상반기의 하락세를 극복하기 위해, 하반기 라면시장은 가성비에 집중한 신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그 시작은 이마트24의 ‘민생라면’이다. 팔도와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민생라면’은 원래 지난 2월 550원으로 출시됐다. 하지만 성적이 저조하자 올 9월 가격을 400원으로 대폭 낮춰 재출시하였다. 기존 500~600원대에 형성되던 마지노선을 무너뜨리며 저가라면 경쟁의 시작을 알렸다. 후발주자로 오뚜기에서는 ‘오! 라면’을 460원의 가격으로 출시하였고, CU에서는 PB상품으로 삼양식품과 합작한 ‘500라면’을 출시하였다.

가성비 전략을 이용하여 출시된 오뚜기의 '오!라면' / 오뚜기 네이버 공식 블로그

가성비라는 라면시장의 대안은 현재까지는 성공적이다. ‘민생라면’은 가격 인하 후 재출시 3주 만에 100만개를 판매하였다. ‘오!라면’은 20일 만에 누적 판매량이 500만개를 넘었다. CU의 ‘500라면’은 출시 1주일 만에 5만개를 판매하였다. 여타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라면시장에서 ‘가성비’ 전략은 현재까지 상반기에 저조했던 라면 산업에 해결책이 됐다.

하지만 이러한 ‘가성비 경쟁’에 우려의 목소리 역시 적지 않다. 단기적으로는 ‘가성비경쟁'은 매출 상승을 가져와 시장을 부흥시킨다. 하지만 기업들이 저가 전략이 지속하면 시장 전체적으로 디플레이션이 야기되어 오히려 경기가 침체된다. 이는 당장의 라면시장에 가성비 전략은 해결책이 됐지만, 중장기적 시장 성장을 위해서는 다른 전략이 함께 수반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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