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되어버린 헬시플레저 속 제로식품의 전망은 밝아
불확실한 용어사용, 부작용에 대한 논쟁 등 해결해야 할 부분 여전해

롯데시네마에서 지난 12일 출시를 발표한 제로팝콘/사진=롯데시네마 제공
롯데시네마에서 지난 12일 출시를 발표한 제로팝콘/사진=롯데시네마 제공

지난 12일, 롯데시네마는 무가당 제로팝콘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극장의 대표간식인 팝콘에 포함된 높은 칼로리와 당에 대한 소비자의 부담이 커지는 것을 방지하려는 의도로 예상된다. 흔히, 열량이 없거나 매우 낮은 경우 혹은 열량이 있는 감미료인 설탕 대신 인공 감미료로 맛을 낸 경우 모두에 사용되는 제로칼로리 제품은 팝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제로몽쉘과 같은 디저트류, 제로콜라, 제로사이다와 같은 음료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로 열풍이 불고 있고 인기를 얻고 있는 현상황을 고려할 때 앞으로 그 범위는 점차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제로”라는 수식어 뒤에 긍정적인 면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 불확실한 용어사용

제로칼로리는 정말 칼로리가 제로(0, zero)일까? 그렇지 않다. 국내식품위생법상 100ml당 열량이 4kcal 미만일 경우라면 0kcal로 표기가 가능하다. 제로슈가(zero sugar), 다시 말해 무가당도 마찬가지다. 흔히 무가당제품은 설탕의 단맛이 건강에 나쁘다는 인식을 전면에 내세워 마케팅하지만 무가당제품 또한 단맛을 포함한다. 제로슈가는 단순히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것뿐이다. 사탕이나 과자, 주스나 탄산음료를 제조하는 데 흔히 사용되는 액상과당은 포함될 수 있다. 제로슈가 소주의 경우 또한 마찬가지로, 열량은 알코올도수가 좌우하기 때문에 열량 약 300kcal를 포함한다. 즉, 제로칼로리도 제로슈가도 모두 완벽한 제로는 아니라는 소리다.


◆ 제로 식품의 부작용 아직 명확히 논의되지 않아

용어의 불확실한 사용 외에도 제로의 또다른 문제는 부작용이다. 최근 제로 제품의 소비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한편, 제로 식품의 건강에 대한 논의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들 제로 음료의 안전성에 대한 견해가 분분한 상황이다. 몇몇 연구는 제로슈가의 섭취가 체중증가로 이어진다는 부작용을 보고하고 있다. 또한, 대체당의 일종인 에리스리톨이나 말티톨의 경우, 복통이나 설사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가천대 길병원의 허정연 영양실장은 "대체당으로 사용되는 인공감미료의 섭취가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 대상의 임상 시험이 충분하지 않다"며 "대체당이 체중 감소를 촉진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연구 결과는 일관성이 없으며 장기간 섭취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 제로 기업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방향은?

코카콜라의 제로콜라 사진/사진=옥션 상품사진
코카콜라의 제로콜라 사진/사진=옥션 상품사진

이 두가지 문제가 명확히 다루어지지 않았음에도 많은 기업이 제로 식품을 앞다투어 출시하는 이유는 뭘까? 이제 건강함을 뜻하는 헬시(healthy)와 기쁨을 뜻하는 플레져(pleasure)가 합쳐져 일상속에서 즐겁게 건강관리를 하자는 의미인 ‘헬시플레저’가 잠깐의 트렌드가 아닌 일상의 한 부분응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카콜라음료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제로콜라 품목의 경우 2020년부터 판매 점유율 10%를 넘어섰고 2021년과 2022년에도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가장 최근에는 판매 점유율이 20%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앞으로 제로식품을 출시하는 기업들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먼저, 라벨링 및 광고를 투명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제로 식품에 포함된 대체 당류나 인공 감미료의 종류와 함량을 명확하게 표시하여 소비자가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무설탕 표기 식품에 ‘저칼로리 식품이 아님’이라거나 ‘체중 조절을 위한 것이 아님’이란 정보를 함께 명시하도록 했다.

또한 기업은 제로 식품의 개선과 혁신에 투자하여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소비자의 건강을 고려한 제품을 개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신규 재료나 기술을 도입하여 안전하고 효과적인 제로 식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인위적인 맛으로 소비자에게 외면받았던 제로콜라는 끊임없는 혁신으로 현재 많은 소비자에게 사랑받고 있는 것처럼, 현재 제로 식품이 가지고 있는 부작용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발전을 거듭해 소비자에게 다가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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