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사용자가 허용한 앱에 한하여 정보 추적 가능…매출 97% 광고로부터 나오는 페이스북 타격 불가피

4월 26일 정식 배포된 iOS 14.5의 앱 추적 투명성(ATT) 기능 설명 / 출처 = 애플 홈페이지
4월 26일 정식 배포된 iOS 14.5의 앱 추적 투명성(ATT) 기능 설명 / 출처 = 애플 홈페이지

애플이 지난 4월 26일, iOS 14.5를 정식 출시하면서 앱 추적 투명성(ATT: App Tracking Trasparency) 기능을 추가했다. 이 기능을 통해 앞으로 아이폰 및 아이패드의 모든 iOS 14.5 설치자가 IDFA(광고주 식별자)에 액세스 하려는 앱을 열면, 이를 허용할 지의 여부를 묻는 팝업창이 띄어진다. 가령, 업데이트 후 OOO 앱을 열면 ‘OOO 앱이 다른 회사의 앱 및 웹사이트에 걸친 사용자의 활동을 추적하도록 허용하시겠습니까?’라는 팝업과 함께 ‘앱에 추적 금지 요청’ 혹은 ‘허용’ 버튼이 활성화된다.

그 동안 애플 제품 사용자들이 본인이 직접 설정창에 들어가 추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 표현을 하지 않는 한,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사용자 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다.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 업체들은 IDFA를 통해 사용자의 활동 정보를 수집하고 광고주들은 이 데이터에 접근하여 개인 맞춤형 광고를 집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애플이 이번 iOS 14.5 업데이트를 통해 비교적 수동적이었던 사용자의 앱 추적 권리를 ‘추적해도 괜찮다’고 허락한 앱에만 제공하도록 하면서, 사용자가 거부한다면 광고주는 페이스북을 통해 소비자 정보를 얻을 수 없게 되었다. 아직 공식적으로 사용자들의 추적 금지 혹은 허용 선택 여부에 대한 통계는 공개된 바 없지만, 업계에서는 이용자의 80~90%정도가 앱 추적을 거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올해 1분기 매출 97%는 광고로부터 나왔다. / 출처 = 모비인사이드
페이스북의 올해 1분기 매출 97%는 광고로부터 나왔다. / 출처 = 모비인사이드

새로운 기능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기업으로는 페이스북이 꼽힌다. 공교롭게도 iOS 14.5가 정식 배포되고 이틀 후인 4월 28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이 올해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이번 1분기동안 페이스북은 261억 7천만달러(약 29조 1천억원)의 매출을 거두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였던 236억 7천만달러(약 26조 2천억원)보다 약 25억 달러(약 3조원)가량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1분기 전체 매출의 97%가 광고로부터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IDFA를 이용한 개인 맞춤형 광고에 특화된 페이스북은 미래 매출 감소에 대한 우려가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에 셰릴 센버그 COO(최고 운영 책임자)는 “예전부터 우리가 맞닥뜨릴 변화에 대비해 왔다”면서 “애플 API와 우리 자체 이벤트 측정 API를 활용해 iOS 14.5의 변화가 몰고온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작업을 고객들과 함께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맞춤형 광고가 개인과 기업 모두에게 좋은 것이라고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애플의 새로운 정책에 맞서는 논리로 소상공인들에게 미치는 피해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마크 주커버그 CEO는 애플의 앱 추적 차단 이슈 관련 루머가 돌자, “조사 결과 앱 추적 투명성 기능이 적용될 경우, 소상공인들이 광고로 버는 매출이 6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개인 맞춤형 광고는 궁극적으로 가장 적은 예산을 가지고 효율적인 타겟 도달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사용자의 활동 정보 수집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 이를 활용하는 소상공인의 경우, 타겟팅의 효율이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동일한 효과를 보기 위해 투입되는 광고 예산을 증액할 수밖에 없다. 매출의 상당 부분을 디지털 마케팅에 의존해오던 소규모 사업자들은 당장 새로운 활로를 빠르게 개척해나가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결국 기꺼이 앱 추적을 허용할 수 있을 만큼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더욱 많이 확보하고, 불특정 다수를 향하더라도 원하는 타겟을 설득할 수 있을 만큼 정교하게 다듬어진 '메시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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