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으로 인한 감염병 위기로 인적·물적 교류가 과도하게 위축되면서 사상 유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거리두기’는 우리 생활 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경제·사회 분야의 구조적 변화로 비대면화(Untact)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2년치에 해당하는 디지털 전환이 단 두 달 만에 일어났다”라고 말했으며, 세계경제포럼은 “디지털 대전환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노멀 트렌드 3가지 '언택트, 홈코노미, 나를 위한 소비'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소비재산업 영향 분석’(2020.6)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이후 '언택트(Untact), 홈코노미(Home+Economy), 나를 위한 소비(Egocentric Consumption)' 세 가지 소비 트렌드가 모든 소비자층에서 관찰되고 있으며, 이 같은 트렌드는 코로나 이후 ‘뉴노멀(New Normal)’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소비재 소비 패턴 및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보여주는 사진. 출처 삼정KPMG 경제연구원

언택트(비대면) 소비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대면 접촉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은 채 소비하는 비대면 방식의 소비 행태를 말한다. 언택트 소비가 전 산업군으로 확산되면서 언택트 소비에 대응한 전략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코로나19로 반강제적으로 자택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집콕족’으로 불리는 홈코노미가 증가하고 있다. 바깥에서 여가를 즐기던 것과 같이 집에서 다양한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집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지원하는 제품·서비스에 대한 소비가 확대될 전망이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타인을 의식한 소비,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소비에서 벗어나 자신만을 위한 소비로 전환되고 있다.

코로나19는 소비자들의 의·식·주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며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 변화는 모든 산업에서 관찰되는 등 소비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산업지도까지 바꾼 '혼코노미'의 시대

작년부터 1인 가구 비율이 30%를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그래프. 출처 KB금융그룹

 지난해 1인 가구는 급증했다. 주민등록상 1인 세대 수는 전년도보다 57만4741세대(6.7%) 늘어난 906만3362세대로 처음으로 900만 세대를 돌파했다. 1인 세대가 전체 세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35.0%에서 지난해 39.2%로 훌쩍 뛰었다.
산업연구원은 1인 가구의 소비·지출 규모가 2010년 60조원에서 2020년 120조원으로 10년 사이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기업들이 앞다퉈 '1인 가구 모시기'에 나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기업들이 1인 가구를 겨냥한 제품 및 서비스 개발과 판매에 집중하는 '솔로 이코노미(Solo Economy)'가 바로 혼코노미를 위한 것이다.

이들은 소비 패턴도 변화시켰다. 다인 가구는 주로 주말에 백화점 또는 근교 대형마트에서 쇼핑을 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반면 1인 가구는 필요한 물건을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 구입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 때문에 유통시장도 변혁기를 거치고 있다. 일단 1인 가구의 니즈에 부합하는 온라인쇼핑 시장이 지속적인 호황을 누리고 있다. 2016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64조9134억원으로 전년 대비 20.5%나 증가했다.

반면,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 기존 유통 채널은 계속 부진을 겪고 있다. 그동안 업계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던 이마트가 올해 2분기 창립 26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냈을 정도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백화점은 소셜커머스 업체와 손잡고 온라인 소량 배송을 통해 판매를 늘리는 전략을 펴고 있다. 대형마트들도 온라인 판매는 물론 자동차를 탄 채로 주문한 상품을 수령할 수 있는 '드라이브 앤 픽'과 쇼핑을 대행해 주는 '장보기 도우미' 등 1인 가구 공략을 위한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개발원 연구보고서에서 '혼코노미 분석' 자료를 작성한 한 관계자는 "국내 1인 가구는 빠른 속도로 증가 중이며,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1인 가구는 2인 이상 다인 가구에 비해 소비 성향이 높아 내수 진작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포스트 코로나 유망 비즈니스 '라이브 커머스'가 뜬다

다양한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라이브 커머스를 운영하고 있는 스타일쉐어의 '스쉐라이브'. 출처 스타일쉐어

국내 유통 시장에는 판매자와 구매자 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라이브 커머스’가 뜨고 있다. 모바일 홈쇼핑으로 불리는 '라이브 커머스'는 실시간 진행되는 인터넷 라이브 방송과 쇼핑을 결합한 유통 채널이다. 
판매자가 시청자와 실시간으로 채팅하면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게 강점이다. 소비자가 궁금해 하는 내용을 바로 알려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채널은 유명 유튜버, 연예인 등이 방송에 출연해 소비자에게 오락적인 요소를 더했다. 상품 판매는 물론 상품과 연관된, 소비자가 재밌어 할 만한 취미 등을 이야기하며 소비자가 즐길 수 있는 방송을 한다.백화점 등 전통적인 유통업체와 이커머스는 물론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도 라이브 커머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쇼핑으로 새로운 고객이 유입되면서 정보 습득 채널도 변화하게 된 것이 배경이다. 과거에는 매장 점원이 소비자에게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중요한 정보 채널 역할을 했지만 온라인이 일상화된 지금은 상품에 대한 모든 정보가 온라인상에 충분하여 매장 점원에게 의존하지 않게 됐다. 또한 현재 2030 세대의 소비 성향도 이유이다. IT 기술과 인터넷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들은 불필요한 오프라인 만남을 어색해하며, 온라인 상에서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는 이 세대가 소비의 주축으로 부상하면서 언택트 소비가 더욱 활발해졌다. 언택트에 특화된 채널로서 라이브 커머스는 온오프라인 유통사, 배달 서비스, 디지털 플랫폼 등이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롯데다. 온·오프라인 융합 전략을 펼치는 회사의 강점을 살려 실제 점포에서 상품을 소개하는 방송을 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2월부터 라이브 커머스 채널 ‘100 라이브’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그룹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ON’에서 하루에 한 번씩 방송을 한다. 또한 27일 모바일 생방송을 통해 롯데자이언츠와 연계한 구단 청백전 생중계 등 색다른 콘텐츠를 시도하며 라이브커머스 차별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라이브 쇼핑 누적 시청 수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의 라이브 쇼핑 시청자 수보다 5배 늘었다고 한다.

1년새 매출이 5배 뛴 현대홈쇼핑의 라이브 커머스. 출처 현대홈쇼핑
 

현대백화점은 네이버와 쇼핑 서비스 앱 ‘그립’과 손을 잡고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네이버 쇼핑 내에 ‘백화점윈도 라이브’ 채널을 만들어 백화점 상품을 판매하는데, 성과가 좋다. 3월 11일 첫 방송 때 판매한 남성복 브랜드 ‘지이크’는 1시간 만에 한 달 매출의 30%에 달하는 1000만원어치가 팔렸다. 또한 지난해 라이브커머스 사업 매출이 285억원으로 1년 전(50억원)보다 다섯 배 이상 성장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간 누적 시청자 수도 약 2500만 명으로 전년(400만 명)의 다섯 배 수준으로 늘었다. 방송 1회당 매출과 시청자 수는 각각 전년의 두 배로 뛰었다고 한다.

신세계는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신세계는 최근 260억원을 출자해 영상 콘텐츠 제작·스트리밍 업체 ‘마인드마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신세계그룹 온라인 사업을 담당하는 SSG닷컴과 협력해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의 상품을 라이브 커머스로 판매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신세계백화점은 공식 유튜브 채널에 회사를 홍보하는 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정도의 영상 콘텐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활발히 라이브 커머스의 성장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쇼핑 형태가 비대면 시대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구매 전환율 역시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까지 코로나19에 따른 대세 소비 트렌드 '혼코노미'와 '라이브 커머스'를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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