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눙크', '네이처컬렉션' 등 기존 로드샵 브랜드들의 멀티숍 전환이 줄지어...

 

최근 에이블씨엔씨가 론칭한 멀티숍 '눙크' / 에이블씨엔씨 페이스북

기존 원브랜드였던 화장품 로드샵들이 연이어 멀티숍으로 전환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로드샵 브랜드 ‘미샤’를 운영한 에이블씨엔씨는 색조 중심 멀티숍 매장인 ‘눙크’를 론칭했다. 눙크는 미샤, 어퓨, 부르주아, 스틸라 등 에이블씨엔씨 관계 브랜드 외에도 지베르니, 캔메이크, 시세이도 등 전 세계 150여 개 브랜드들의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멀티 브랜드 숍이다. LG생활건강도 더페이스샵 제품을 비롯해 같은 계열인 비욘드, 이자녹스 등을 함께 판매하는 ‘네이처컬렉션’의 매장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와 같이 ‘눙크’, ‘네이처컬렉션’ 등 멀티숍 등장은 H&B(헬스 앤 뷰티) 스토어의 성장으로 인한 지속적인 매출 하락에서 비롯됐다. 

 

대표적인 국내 H&B 스토어 '랄라블라', '올리브영', '롭스', '분스'(시계방향 순으로) / 아이보스 홈페이지


H&B 스토어는 Health & Beauty의 약자로 화장품, 음료, 건강보조식품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드러그 스토어(Drug store)의 형태다. 국내 H&B 스토어 시장은 크게 올리브영, 랄라블라, 롭스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신세계의 시코르, 글로벌 뷰티 편집샵 세포라까지 등장하며 국내 소비자들이 H&B스토어에 사로잡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서치본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H&B 시장 규모는 2016년에 1조 3020억 원, 2017년에는 1조 7170억 원으로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H&B 스토어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올리브영 매장은 2019년 상반기 기준 1200여 개며, 폭발적으로 매장 수를 늘릴 때는 200개씩 늘어나기도 했다. 반면 원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는 매장 수가 2017년 1천56곳에서 2018년 820곳으로 급감했다. 2018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598억 원으로 전년보다 12.8% 줄었다. 


소비자들은 왜 H&B 스토어에 열광하는 것일까? 모바일 설문조사 전문 기업 오픈서베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H&B 스토어를 방문하는 이유로는 ‘제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49.4%)’, ‘테스트를 써보기 쉬움(36.6%)’ 등이 꼽혔다. 다른 곳을 여러 군데 방문하지 않아도 한곳에서 쇼핑하기 쉽고, 물건을 사고 싶지 않아도 다양한 제품을 테스트하기도 편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방문이 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다채롭고 다각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기에도 용이해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이제 화장품 시장에서도 브랜드 유통과 체험 채널을 통해 매장 매력도를 얼마나 높이는 지가 중요해졌다. 


아직까진 뷰티 브랜드들의 멀티숍 전환 이후 상황은 나쁘지 않다. 눙크를 론칭하고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4분기 이후 2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증가했다고 전했다. 눙크는 20호 개점을 앞두고 있으며 연말까지 점포 수를 확대할 계획에 있다. 더불어 페이스샵도 영업이익이 전년(159억 원)보다 소폭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28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초저가 공세를 퍼붓는 온라인을 대항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은 질과 양을 내세운 멀티숍이라는 걸 자각한 셈"이라며 "로드숍에서 전환한 멀티숍 매장 수가 점점 더 늘어날수록 온라인 인기 브랜드들의 입점 타진이 이어져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기존의 H&B 스토어와 멀티숍 브랜드의 증가로 시장 포화가 예상되지만 그 속에서도 뷰티 브랜드들이 어떤 전략으로 시장에서 살아남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소비자평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