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선도를 위해 관련 인프라 구축도 필요

높은 연료 효율성으로 주목받고 있는 아이오닉 일렉트릭 / 현대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 SUV와 더불어 효자 노릇을 하는 수출 품목이 있다. ‘전기차’가 그 주인공이다. 전기차의 수출액은 상승세를 타며, 지난달엔 2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약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이다. 덕분에,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자동차 수출액이 4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이러한 증가의 중심에는, 국내의 우수한 기술력이 자리 잡고 있다. 전기차의 수명을 좌우하는 ‘배터리’가 그중 하나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한국 기업이 꾸준히 순위권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3사(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모두, 폭스바겐과 쉐보레 등 세계적인 자동차 업계와 손을 잡고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국내업체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 계약액이 약 200조 원으로 예측되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의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이 지속해서 강화될 것이라 기대되고 있다.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 SNE 리서치

전기차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지속적인 투자 및 개발도, 세계 시장에서의 국내 경쟁력이 강화되는 데 한몫했다. 기아 자동차의 경우, 지난 8월 25일 독일의 자동차 전문지인 ‘아우토 자이퉁’에서 소형 전기차 중 가장 경쟁력 있는 모델로 선정됐다. 독일 관계자는 “쏘울 EV는 실내 공간과 주행의 안락함, 동력 부분이 뛰어난 가장 완벽한 전기차였다”라고 평가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함께 후보에 오른 BMW와 닛산보다 높은 평가를 받으며, 국내 전기차 시장의 위상을 높인 것이다. 현대 자동차의 ‘코나 일렉트릭’은 미국의 자동차 미디어인 ‘워즈오토(Wards Auto)’에서 ‘2019 10대 엔진’에 뽑힐 정도로 우수한 성능을 증명했다. 특히, 코나 일렉트릭은 미국 내 판매량 1위인 동급 전기차 ‘모델3’에 비해 뛰어난 성능과 가격경쟁력을 자랑하며 소형 SUV의 대표주자란 타이틀을 얻었다. 미국의 주요 전기차 업체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가진 것이다. 이외에도 여러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에 대한 개발 및 투자를 진행하며, 국내 전기차 시장의 위상 및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위 : 쏘울 EV, 아래 : 코나 일렉트릭 /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이렇듯 국내 전기차의 성능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문제는 ‘전기차’에만 한정돼 있다는 것이다. 관련 부품에 대한 인프라는 현저히 부족한 것이 실상이다. 충전 인프라의 부족이 그중 한 가지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충전기를 관리할 수 있는 예산을 별도로 편성하지 않았다. 즉, 충전기를 관리 및 유지할 방안이 제대로 구축돼있지 않은 것이다. 충전 인프라뿐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의 폭발사고에 대한 대책도 부족하다. 국내 특정 업체의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에서, 올해만 4건 이상의 폭발 및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아직까지 사고의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의 지속은, 국내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의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음으로 정부의 구체적인 대책 및 지원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제는 중국을 넘어 유럽까지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대의 개막이 한 발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세계 시장에서의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선, 국내 전기차의 기술력뿐만 아니라 관련 인프라에 대한 관심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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