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쇼핑몰의 급성장과 최저임금 인상 탓... 혁신적 해결책 시급

대한민국의 대표 대형마트인 이마트의 5년 전 풍경은 가족들이 다 같이 모여 장을 보고 휴식을 취하는 여가생활의 공간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마트로 향하는 발걸음이 뚝 끊긴 모양새다. 대형마트보다 더 싼 가격과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많은 온라인쇼핑몰의 탄생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은 이미 이마트에서 떠나갔다. 이는 이마트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3대 대형마트인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드가 모두 위험상황에 처해있다. 편의점도 대형마트와 동일한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굳이 시간을 내서 대형마트를 찾을 필요가 없어진 요즘 세상이다.

국내 1위 대형마트인 이마트가 2019년 2분기에 창사 이래 첫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위기에 직면했다. 이마트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약 4조 5,800억원이었지만 연결 영업손실이 299억원, 당기순손실이 266억원으로 최종 적자전환을 공시했다. 노브랜드와 일렉트로마트보다는 할인점, 삐에로쇼핑, 헬스앤뷰티 (H&B) 스토어의 영업손실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분기별 영업이익 및 부채비율 / 애프앤가이드, 금융감독원

특히 올해 들어 온라인, 오프라인 유통업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짐과 동시에 정부의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지정, 소비심리 위축, 최저임금 인상 등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였다. 이마트 측은 “2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일 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 업체의 저가 공세, SSG닷컴 등 자회사의 실적 부진의 영향으로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17년 91조 3,000억원에서 2018년 111조 9000억원으로 급성장한 반면, 대형마트 매출은 2017년 33조 8,000억원에서 2018년 33조 5,000억원으로 오히려 하락하며 역신장을 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 쇼핑은 생활용품 등 다양한 상품과 함께 대형마트의 핵심 경쟁력이었던 신선식품영역까지 싼 가격에 판매하며 소비자들의 심리를 자극했고, ‘로켓 배송’ 등 빠른 배송서비스 또한 대형마트를 이미 빠른 속도로 앞지르고 있다. 시장의 흐름에 따라 이마트 역시 온라인쇼핑몰 SSG닷컴을 자회사로 분리하여 빠른 배송서비스와 함께 경쟁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미 포화상태인 온라인 쇼핑몰의 배송서비스 시장에서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에는 추가적인 투자가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2012년 시행된 유통산업발전법에 의해 월 2회 의무휴업을 실시해야 하는 이마트는 가장 많은 손님을 노릴 수 있는 일요일에 쉬어야 한다. 당장 추석이 코앞인 이 시점에 일요일에 장사를 못하고 쉬어야 하기에 고객들은 온라인 쇼핑몰이나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농협하나로마트나 중형 식자재마트를 찾기 시작한다. 의무휴업 규제로 인해 틈새시장에서 기회를 노린 수많은 온라인 쇼핑몰과 식자재마트가 급성장하며 대형마트의 불황을 야기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이마트는 다양한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먼저 상품의 원가를 낮추기 위해 원가구조 혁신책과 최저가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을 선보였다. 기존보다 수백배의 대량매입을 통해 원가를 낮췄다. ‘4900원 와인’과 ‘다이알 비누’가 대표적이다.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원가를 기반으로 가격을 설정하는 것이 아닌, 소비자의 심리를 파악해 소비자 희망 가격을 먼저 설정한 후 원가를 책정하여 상시적 초저가 상품을 위해 고객의 구매 빈도가 높은 제품은 ‘상식 이하 가격’을 목표가격으로 설정했다. 그리고 기존 제품의 생산에서 판매까지의 단계를 세분화한 후 각 단계에서도 원가를 줄이고 있다. 원가를 최소화하기 위해 해외 아웃소싱도 고려하며 상품 품질은 유지하되 가격은 낮추는 전략을 취한다.

이마트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상식 이하 가격' / 이마트

또한, 쇼핑몰에 이어 체험형 공간과 테마파크를 개발하여 가족, 연인, 친구들이 함께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매장 내 자리를 희생해서라도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미니 놀이공원이나 인라인 스케이트장 설립 계획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내수 시장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4일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 이마트 3호점을 개점한다고 밝혔다. 기존 1,2호점과는 달리 3호점에는 다양한 브랜드를 입점하고 레스토랑, 게임존, 음향기기, 어린이 놀이공간 ‘플레이타임’, 몽골 전통 기념품샵, 노브랜드 등 이마트 자체 브랜드 (PB)도 함께 입점하여 해외시장 진출에 가속도를 올리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몽골 내 이마트의 매출액은 2017년 530억원에서 2018년 720억원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다.

이마트의 글로벌 시장 진출. 몽골 울란바토르 이마트 3호점 / 이마트

 

이갑수 이마트 사장은 “상시적 초저가 상품을 통해 국내 유통시장에 초저가 상품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며 이마트의 혁신적인 원가구조 변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반등을 예고했다.

저작권자 © 소비자평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