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색은 무엇인가요?
사진관에서 강요하는 증명사진은 파란 배경과 양쪽 귀와 눈썹을 드러내, 정면을 응시하는 단정한 모습이다. 여기에 새로운 변신을 한 사진작가가 있다. 파란 배경을 걷고, 자신과 가장 어울리는 배경색을 깔아 사진을 촬영한다. 단정함을 강요하는 기존의 증명사진과 달리, 본래 자신을 증명하는 사진을 찍는 ‘나’를 찾아주는 사진관 ‘시현하다’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촬영과 보정이 흔해진 최근, 굳이 ‘시현하다’를 찾아가 증명사진을 촬영하는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시현하다 대표 김시현 씨의 인터뷰 중 ‘모두 자신만의 색이 있다.’를 통해 작가가 촬영한 증명사진의 큰 특징이 ‘배경 색’ 임을 알 수 있다. 맞게 정해진 규격과 색으로 촬영되는 증명사진에서 인물을 제외하고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배경을, 모델이 가장 잘 묻어나는 색을 선택해 바꿔가며 촬영한다. 이는 시현하다가 특별한 사진관으로 인식된 가장 큰 계기가 되었다.
또 다른 차이점은 ‘대화’이다. 카메라 앞에서 기 전부터 상담을 통해 담고자 하는 인물의 매력과 눈빛 등을 파악하고 작업에 들어간다. 고객 개개인의 개성을 충분히 살려 사진에 담는 것 또한 시현하다의 장점이다. 딱딱한 정자세가 아닌 각자의 개성이 담긴 표정과 미소, 무표정임에도 사진의 느낌과 분위기가 다르다.
김시현 작가의 좌우명은 ‘최소한에서 최대한으로 시현한다’ 고 설명한다. 제한적이고 검소한 장비들이지만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증명사진은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다른 사진들에 비해 제한적이지만 그 안에서 최대한의 결과물을 이끌어 내는 것이 그녀의 큰 목표이다.
인기가 많아 매달 예약제로 촬영이 진행되는 ‘시현하다’. 김시현 작가의 꿈은 일반 사진관을 만드는 것이다. 공장처럼 찍어내는 사진이 아닌, 작가와 대화와 소통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의 증명사진을 찍어 줄 수 있는 공간을 소원한다. 나의 아름다운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그녀와 특별한 사진을 남겨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