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들을 위한 간편 결제 서비스의 첫 걸음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현대사회는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 춘추전국시대다. 00페이라고 불리는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거래에서 모바일기기로 빠르고 간단히 결제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현재 카드사와 은행부터 통신사와 유통업체 등 다양한 기관들이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렇게 치열한 간편 결제 시장 속에서 타 서비스들과 달리 소상공인들을 위해 탄생한 서비스가 ‘제로페이’다.

(사진 출처 = 서울시 홈페이지)

 제로페이란 정부와 지자체, 금융회사와 민간 간편결제 사업자가 협력해 만든 공동 QR코드 방식의 간편 결제 서비스다. 기존의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를 실행한 후 계산대에 있는 QR 코드를 촬영하면 결제가 완료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의 간편 결제 과정에서는 카드사, 밴(VAN)사, 전자 지급 결제 대행사가 수수료를 가져가 소상공인이 수수료를 모두 부담해야 했다. 그러나 제로페이는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해당 금액이 이체되는 방식이므로 결제 수수료가 없다. 또한, 금융사들과 정부의 협약으로 이체 수수료도 붙지 않기에 소상공인들의 수수료 부담이 줄어들었다.

(사진 출처 = 서울시 홈페이지)

 이러한 제로페이는 수수료 경감 외에도 다양한 장점이 있다. 먼저 제로페이는 별도의 결제 앱이 없기에 새로운 앱을 설치하거나 가입이 필요치 않다. 즉, 카카오페이, 삼성페이와 같이 기존에 있는 간편 결제 서비스에서 제로페이를 실행하면 된다. 현재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의 70%가 시중의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음으로 제로페이를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소득공제를 40%로 받을 수 있다. 가장 대중화된 결제 방식인 카드 결제에서 신용카드는 15%, 체크카드는 30%로 소득공제를 받고 있다. 이에 반해 제로페이는 카드를 실물로 소지하지 않아도 되면서 소득공제가 카드 결제보다 높기에 소비자들이 더 큰 혜택을 받게 된다.
마지막으로 제로페이를 이용하면 공용주차장과 문화시설 등 공공시설의 이용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서울시에서는 5월부터 서울대공원, 서울식물원 등 총 85개의 공공시설에 할인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제로페이는 몇 가지 한계점을 갖고 있다. 첫째, QR코드 결제방식은 보편적인 소비행태와 맞지 않는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2017년 지급수단 이용행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카드 보유율은 신용카드가 80.2%, 체크·직불카드가 66%로, 성인 10명 중 8명이 신용카드를 보유하고 있다. 즉, 카드 결제에 익숙한 소비자에게 QR코드 결제는 낯선 방식이기에 제로페이의 사용률은 저조하게 된다. 둘째, 소비자의 통장 잔액이 부족하면 결제할 수 없다. 신용카드는 계좌에 잔액이 남아있지 않아도 결제할 수 있다. 반면 제로페이는 계좌이체의 원리이므로 계좌에 결제 대금이 부족할 시에는 사용할 수 없다. 셋째, 이체 수수료 부담을 은행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 원래 계좌이체 시 발생하는 수수료는 은행의 이윤수단이다. 그러나 제로페이는 이체 수수료를 은행이 대신 부담하기에 오히려 수수료가 은행에 손실이 된다. 결국, 제로페이는 수수료 0원이 아니라 수수료 부담 이전에 불과하다.


이렇듯 제로페이는 소상공인을 위한 최초의 간편 결제 서비스지만 한계점이 명확해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수료 경감이라는 제로페이의 취지를 유지하면서 보편적인 결제 방식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현재 제로페이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점점 더 치열해지는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 시장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가 이러한 제로페이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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