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 2019.10.17 목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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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매장의 혁신, 고객 경험을 재구성하다더 이상 사는 공간이 아닌 즐기는 공간으로 변화한 오프라인 매장

 일상 속에서 은행, 마트 등의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 채널과 달리 ‘기다림’이라는 시간이 존재한다. 반면, 온라인 채널에서는 원하는 것을 바로 구매할 수 있고, 이체 또한 실시간으로 가능해 소비자들의 온라인 채널 이용률이 높아졌다. 이에 위기를 느낀 오프라인 매장들은 온라인 채널이 제공할 수 없는 오프라인 공간만의 차별적인 고객 경험을 무기로 소비자들을 오프라인 공간으로 이끌고 있다.

 그중에서도 오프라인 공간에서 발생하는 ‘기다림’이라는 시간을 ‘여유로움’, ‘즐거움’으로 재구성하여 고객 경험 가치를 높인 ‘론드리 프로젝트’와 ‘컬처뱅크’ 가 있다.

▷용산구 해방촌에 위치한 ‘론드리 프로젝트’

[출처:론드리 프로젝트 인스타그램]

 용산구 해방촌의 ‘론드리 프로젝트’는 코인 세탁소와 카페를 융합한 공간이다. 코인 세탁소와 카페의 만남, 다소 낯선 조합이다. 매장 한쪽에 자리 잡은 세탁실에서 빨래가 돌아가는 동안, 또 다른 한쪽에서는 커피나 맥주 등을 마시며 기다린다. 물론, 빨래만 할 수도, 카페만 이용할 수도 있다.

 이현덕 대표는 해방촌의 지역 특성과 과거 자신의 프랑스 유학 경험을 바탕으로 론드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17년 기준으로, 해방촌은 총인구의 약 10% 이상이 외국인이다. 이들은 미래 거주 방향의 불확실성으로 세탁기와 같은 대형 가전을 주로 구매하지 않는다. 또한, 코인 세탁소 이용 문화가 해외에서는 국내에서보다 흔해 이들에게는 익숙하다. 이러한 점들을 파악해 코인 세탁소를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세탁기를 돌리는 동안의 시간을 커피 한 잔, 맥주 한 잔의 여유로 보내도록 재구성했다. 내부는 각 10여 가지의 커피와 티, 음료 등을 제공하며 카페의 기능에도 충실하고, 세탁용품 판매와 다림질이 가능한 공간까지 제공하여 세탁소의 기능도 충실히 한다. 이렇게 론드리 프로젝트는 세탁이라는 일상의 시간을 통해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여유와 힐링 그리고 즐거운 만남을 만들고자 하는 목표를 가진다. 이에 세탁을 하러 오는 사람들뿐 아니라 관광명소 역할까지 하며 오프라인에서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의 가치를 극대화했다.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컬처뱅크’ 4호점

[출처:KEB하나은행 인스타그램]

 인터넷 뱅킹 서비스의 발달로 은행에 방문하는 고객들의 발걸음이 줄어들고 있다. 가까운 지점에 방문하고, 대기표를 받고 기다려야 하는 등의 불편함 없이 온라인으로 바로 업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국내 17대 은행 점포 수가 2018년 6,765개에서 2016년 대비 335개로 감소했다. 매년 전체 점포의 5%에 해당하는 100여개의 점포가 사라졌다. 이에 은행 지점들은 지점의 고객 유치, 영업 효율을 위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눈에 띄는 변화로 하나은행의 ‘컬처뱅크’ 프로젝트가 있다. ‘동네와 은행의 새로운 만남’이라는 테마로 문화가 융합된 컬처뱅크 영업점 구축 프로젝트다. 2017년 12월, KEB 하나은행은 방배 서래 지점을 개점하는 동시에 국내 유명 공예 작가와 신예 작가의 공예 작품들을 전시 및 판매까지 하는 컬처뱅크 1호점으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은행에서 은행 업무뿐 아니라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콘텐츠까지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목표로 현재까지 지점을 늘리고 있다. 위 사진의 컬처뱅크 4호점은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29CM와 함께한 지점이다. 트렌드에 민감한 20∙30세대 직장인과 대학생들을 타겟으로 이들이 밀집한 강남역 인근에서 운영한다. 2019년 현재까지 지역별 타겟에 맞춘 총 5개의 컬처뱅크 지점이 있다.

 이 프로젝트는 기존 은행 영업시간이 가진 운영 효율의 한계까지 극복했다. 은행 영업시간 후에 남아있는 공간을 활용해 원데이 클래스, 북 토크, 펍(Pub) 등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공간의 효율을 높였다. 이제, 은행에서 업무를 보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은 고객들이 원하는 라이프 스타일, 문화를 체험하며 보낼 수 있는 시간으로 변신했다.

 이렇게 오프라인 매장들은 기존 매장이 가진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매장 내 가치를 높이고 매장만의 차별적인 혜택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 위 두 매장은 기다림이라는 오프라인 공간이 주는 불편함을 색다른 즐거움으로 바꾸며 공간의 효율과 고객 경험을 재구성했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는 지난해 11월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19 : 대한민국 소비 트렌드의 흐름과 시사점’이라는 강연에서 “죽는 것은 오프라인이 아니라 변화하지 않는 재미없는 공간이다” 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장은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파는 공간에서 사는 공간으로, 나아가 즐기는 공간으로의 변화를 맞이했다. 이에 오프라인 매장들은 신세계의 피코크, 시코르와 같이 매장의 전문성을 높여 차별적인 매장 경험에 집중하거나, 디지털 기술과의 결합을 통한 매장  내 편의성 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오프라인 매장들은 온라인 채널에서는 제공할 수 없는 경험적 혜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매장 혁신을 위한 시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은주 기자  dldmswn201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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