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의 잠재적 가치와 넘어야 할 과제들

‘혁신’이란 오래된 관습, 방법을 바꿔 새롭게 함을 뜻한다. 그런 의미에서 2007년 ‘아이폰’, 또는 첫 스마트폰의 등장은 ‘혁신’적이었다. 휴대전화의 핵심기능인 통화와 문자 메시지를 넘어 모든 정보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폰은 사람들의 기존 삶의 방식을 완전히 바꿨기 때문이다. 이에 이어 최근 업계에서는 접히는 스마트폰, ‘폴더블폰’이 최근 부진이 지속하는 스마트폰 시장 속에서 새로운 혁신의 바람을 가져올 것이라 예상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10에 이어 올해 9월 ‘갤럭시폴드’ 출시를 선포하며 시장 주도권 굳히기에 나섰으며 이에 질세라 화웨이도 폴더블폰 ‘메이트X’도 비슷한 시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예상도" 사진출처: 렛츠고디지털

그러나 이에 앞서 생각해봐야 할 질문이 있다. 스마트폰을 꼭 접어야 하는가? 접히는 스마트폰이 가져올 혁신은 과연 무엇일까?

폴더블폰이 기술적 혁신을 이끌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기존에 소니 태블릿 P, 미디어스W와 같이 접히는 태블릿이 나름대로 혁신 상품으로 출시됐지만 대중으로서는 그저 화면 두개를 단 별다른 매력이 없는 제품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꾸준히 연구되며, 유리 대신 박막 봉지라 불리는 일종의 플라스틱을 사용해 화면이 접혀도 깨지지 않고 유연한 형태가 가능케 됐다. 심지어 LG는 휘다 못해 둘둘 말리는 경지의 롤러블 OLED를 선보인 바 있다.

"화웨이 폴더블폰 우글거림 영상 캡처화면" 사진출처: 국민일보

위와 같이 상당 수준의 디스플레이 기술을 보유한 ‘LG전자’나 삼성전자의 경쟁사 ‘애플’은 왜 폴더블폰 시장에 뛰어들지 않는 걸까? 각 기업의 자세한 이유는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폴더블폰의 시장과 그 생태계가 아직 미성숙하다 판단해 수요가 확실시되면 뛰어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폴더블폰 기술은 아직 실험단계에 머물러 있다. 한 삼성디스플레이의 개발 관련 연구원은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아직 기술적인 트레이드 오프(trade-offs)가 많아” 제품 출시 및 양산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화웨이 역시 아웃폴딩 식의 폴더블폰 시제품을 공개했는데 화면이 우글거리는 치명적인 하자로 인해 폴더블폰 출시를 연장했다. 그 외에도 상용화될 시 투입된 기술력을 고려해 최소 200만 원으로 예상되는 출고가와 늘어나는 배터리 용량에 따라 늘어나는 무게 등의 우려점도 확실히 존재한다.

그런데도 삼성전자 및 화웨이가 폴더블폰을 꾸준히 연구하며 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폴더블폰이 ‘확장성’을 가져다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작은 몸체로 화면을 두 배로 활용할 수 있다. 화면 크기의 확장을 통해 기존 스마트폰에서 한계가 있던 작업을 가능하게 할 수 있으며 동영상 및 게임 등의 콘텐츠 활용도도 더 광범위해질 수 있다. 국내에서는 넥슨, 펄어비스와 같은 게임 업체와 폴더블폰에 맞는 게임 출시를 준비 중에 있다. ‘갤럭시폴드’가 넘어야 할 과제는 아직 산더미다. 하지만 <더 가디언>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폴더블폰은 “한계를 깨뜨렸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그렇기에 업계의 일각에서는 폴더블폰 기술을 더욱 연구 및 개발하여 그 안에 잠재된 폭풍 같은 혁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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