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화려한 마케팅보다 제품의 본질과 가치에 집중해야 할 때

 마케팅은 현재 다양한 형태로 대중에게 어필하고 있으며 그 양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사람들은 이런 마케팅 정보를 보며 진실성에 대한 의문을 품으며 필요한 정보를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역으로 브랜드를 없애고, 로고를 없애며 본질과 가치에 집중한 '다운 플레이' 마케팅 전략을 쓰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다운 플레이 마케팅이 등장한 데에는 소비자의 소비 패턴 변화가 큰 역할을 한다. 디지털과 SNS가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정보를 찾기 훨씬 쉬워졌다. 이는 곧 과장 마케팅의 효과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는데, 후기 같은 정보를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의 효과를 알 수 있는 사람들에게 과장 마케팅은 브랜드에 나쁜 이미지를 심어주기 때문이다. 

 또한, 가성비를 넘어 가심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브랜드 그 자체보다 실질적 제품의 품질과 가치, 가격 대비 품질을 중요시하는 합리적 소비를 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더 이상 과시 소비는 필요하지 않다. 

제품을 봤을 때 브랜드를 알 수 없는 제품들 (왼쪽부터 루이비통, 구찌, 팬디 트와쥬르)

 다운 플레이 마케팅은 두 가지 방식으로 실현되고 있다. 먼저 로고를 없애는 방식이다. 비과시 소비의 유행이 이 방식과 맞물린다. 전에 유행했던 폴로, 해지스 셔츠의 큰 마크와는 달리 지금은 로고의 크기를 줄이고 최대한 드러내지 않는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김상훈 교수에 따르면 과시 소비의 대명사인 상류층이 오히려 비과시 소비를 선택하면서 이들이 SNS에 특정 브랜드를 강조하지 않는 이미지를 올려도 소비자들은 이미 브랜드, 특징, 장점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루이뷔통, 보테가베네타 등 명품 브랜드들은 로고를 빼고 있으며 티파니의 경우 주얼리 라인에서 'T' 모양만 남겨뒀다.

(출처: 무인양품 공식 홈페이지)

 두 번째로 브랜드를 없애는 방식이다. 제품의 밖에 있는 군더더기를 빼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며 가성비를 강조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일본의 무인양품이 있다. '무인양품은 브랜드가 아닙니다. 무인양품은 개성과 유행을 상품화하지 않고 상표의 인기를 가격에 반영시키지 않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이를 반영해 재료와 생산과정을 간소화하고 단순한 디자인을 통해 고객에게 좋은 성과를 얻으며 충성고객을 형성하고 있다. 

(출처: 이마트 공식 홈페이지)

 국내 사례로는 PB 상품의 선두주자 이마트의 노브랜드가 있다. 디자인과 포장 면에서 힘을 뺀 대신 품질과 가격에 초점을 맞춰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전 제품라인을 섭렵하면서 '카테고리킬러'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브랜드가 없음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는 역설적인 개념이지만 소비자들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요즘엔 무작정 어필하는 브랜드보다 조용한 브랜드가 더 사랑받고 있다. 브랜드를 내세우지 않는 디브랜딩을 통해 사람들로 하여금 제품의 진짜 가치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화려한 마케팅보다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제공한다는 기본 상식이 더 중요해진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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