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티지 마케팅, 복고 마케팅

사람들의 추억을 이용하는 마케팅에는 헤리티지 마케팅과 복고 마케팅이 있다. 과거 제품 재출시, 광고 재방영 등을 통해 이뤄지는 복고 마케팅은 기업이나 브랜드의 역사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헤리티지 마케팅과 비슷해 보이지만 엄밀히 따지면 둘은 같지 않다.

‘유산’, ‘상속’이란 의미를 담고 있는 헤리티지 마케팅은 기업과 제품의 오랜 전통 및 역사를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역사와 전통을 기반으로 한 헤리티지 마케팅은 소비자가 브랜드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브랜드를 신뢰하도록 만드는 효과를 가져오며 친숙함과 익숙함을 내세워 다양한 산업에서 제품의 기능적 가치를 벗어나 브랜드 고유의 가치를 전달하여 신생 브랜드와 차별화를 모색할 수 있게 한다. 패션, 스포츠, 음식 등 다양한 영역에서 헤리티지 마케팅이 펼쳐지고 있다. 제품 위주에서 벗어나 브랜드 고유 가치를 전달하는 슬로건을 내세우거나 기업의 역사를 담은 기념관을 건립하는 등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출처: 코카콜라 코리아 인스타그램 100주년 헤리티지 에디션

자동차로 유명한 혼다, 아우디, 크라이슬러 등은 기업의 역사를 담은 자동차 박물관을 운영한다.  패션업계에서는 샤넬, 불가리, 루이비통 등 명품업체들이 브랜드 기원과 유산을 활용한 전시회를 여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패키지를 차별화해 브랜드를 기념하고 제품의 전통성을 강조하는 활동을 하기도 한다. 코카콜라는 100주년을 기념한 디자인을 담은 헤리티지 에디션을 만들기도 하고 비버와 아디다스, 리바이스와 캐나다구스는 헤리티지 브랜드 간의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 전통의 홍보와 고객의 시선을 한 번에 잡고 있다.
휠라는 100년이 넘는 브랜드 역사를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하여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의류, 가방, 신발 등 모든 영역에서 휠라를 상징하는 로고와 화이트, 네이비, 레드 색상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2016년 출시했던 테니스 코트화는 고전적인 디자인에 휠라의 상징인 3가지 색을 적용해 큰 호응을 얻었다.


복고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추억을 담은 상품을 출시하거나 그 감성을 이용하여 소비를 자극하는 마케팅이다. 리바이벌 마케팅(Revival Marketing)이라고도 불린다.

출처: 맥도날드1955버거 광고

맥도날드는 창립한 해인 1955년을 활용해 1955버거를 출시했다. 광고에서는 1950년대 옷차림을 한 남녀가 춤을 추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는 1950년대의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복고 마케팅이라 할 수 있다.
또 대표적인 사례로 피자헛이 있다. 피자헛은 30주년 이벤트로 피자를 과거 가격 그대로 판매했다. 가격 뿐만 아니라 8090년대 음악과 레트로풍의 직원 유니폼을 통해 매장 분위기를 바꿔 소비자의 추억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외에도 가수의 LP 음반 출시, CGV의 7080 미니 콘서트도 복고 마케팅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복고 마케팅의 초점은 그저 옛날 것을 컨셉을 잡은 것이 아니라 과거의 컨셉을 통해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최근의 복고 마케팅은 소비주체를 30~40대로 생각해 그들의 어린 시절인 1990년대 후반 감성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공감대가 없는 1020세대들도 과거의 문화코드를 신선하게 받아들이고, 복고 아이템을 높은 가치로 생각해 소비하고 있다.

이처럼 복고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해 향수와 추억을 느끼게 하는 것이 주 목적인 반면 헤리티지 마케팅은 소비자들이 기업의 경영 철학과 브랜드 역사에 대해 공감하고, 궁극적으로 브랜드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는 것이 주 목적이다. 또 복고 마케팅은 단기적 판매 증가를 주 목표로 하지만 헤리티지 마케팅은 기업 가치를 소비자들과 공유하고, 소비자의 마음속에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여 차별화를 이끌어내는 장기 전략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다. 앞으로도 많은 브랜드가 전통과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들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이야기를 계승한 제품과 브랜드들이 새롭게 출시될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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