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심리를 자극해 자연스레 구매를 유도하는 넛지 마케팅과 그 한계, 다크넛지 마케팅

 기업은 고객들이 자사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사용한다. 방법부터 이름까지 너무나 많은 마케팅 기법 속 고객에게 선택권을 넘기는 특별한 전략이 있다. 바로 고객들의 심리를 자극해 구매를 유도하는 넛지 마케팅이다. 

 행동경제학자인 리처드 탈러 시카고대 교수와 카크 선스타인 하버드대로스쿨 교수의 공저인 <넛지>에서는 '보통의 마케팅은 상품의 특성이나 장점을 강조하여 소비자가 그 상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넛지 마케팅은 조금 더 부드러운 방식으로 접근해 소비자가 상품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사람들에게 넛지에 대한 용어를 널리 알렸다.

 넛지 마케팅은 nudge는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특정 방향으로 살살 밀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에서 파생되었다. 즉, 강압하지 않고 은근슬쩍 유도하는 마케팅 기법을 의미한다. 상품에 대한 홍보나 판촉을 대놓고 하기보다는 구매하는 상황을 조장해 구매하도록 만든다. 그러나 직접적으로 명령을 하거나 지시를 내리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소비자들이 광고나 판촉에만 영향을 받던 과거에서, 능동적으로 정보를 찾고 구매하는 태도에서 기인해 소비자들의 구매행동에서 그들도 모르는 니즈를 관찰해 이를 판촉으로 활용한다. 따라서 넛지 마케팅을 사용할 때는 소비자 행동을 철저히 관찰하며 다른 마케팅 기법과 결합된 형태로 사용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진열방식에 있다. 사람들이 쇼핑이나 원하는 물건 구매를 마치고 계산을 위해 계산대에 갔을 때 그 주변에 껌과 같은 저가격의 상품들을 진열한다. 고객이 구매를 결정함에 있어 큰 어려움이 없는 낮은 가격대 위주로 구성해 굳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가격 부담을 느끼지 않게 구매로 유도한다. 

 상업적으로 이용한 사례에는 신용카드 자동이체 설정이 있다. 신용카드로 각종 공과세를 자동으로 인출 가능하도록 자동이체 서비스를 신청하는 고객에 한해 1~2%의 할인 혜택을 적용해 주는 것이다. 할인 혜택 제공을 통해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자동이체 서비스를 선택하도록 유도한다.

(출처 : 마켓오)

 스토리텔링 마케팅과 결합해 제품을 알린 '마켓오'의 사례도 있다. 오리온의 마켓오는 좋은 재료를 선별해 재료의 풍미가 살아있는 홈메이드 스타일의 과자를 만든다는 슬로건 아래 높은 가격과 세련되고 고급진 포장을 선보였다. 이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다른 과자들과는 다른 프리미엄하고 특별한 제품으로 상기시켜 사고싶게끔 하는 욕구를 자극했고 젊은 여성층과 주부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넛지 마케팅은 공익적 목적을 위해서도 활용되곤 하는데 바로 '피아노 계단'이다. 피아노 계단은 2009년 폭스바겐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중 하나로, 스웨덴 스톡홀름의 오데플란역에 소리가 나는 피아노 계단을 설치했다.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전기절약에 참여하도록 유도했다. 이와 비슷하게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곳에 피아노 계단을 설치하면서 기부금 적립 또는 시민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넛지 마케팅에도 어두운 면이 존재하는데 바로 '다크넛지'이다. 넛지를 뒤집은 개념으로 기업이 소비자의 비합리적인 구매를 유도해 이익을 취하는 사례가 흔해지면서 나온 용어이다. 선택을 반복하는 것을 귀찮아하는 사람들을 노린 상술이며 넛지 마케팅이 가진 한계점이다. 

 대표적 사례로 음원사이트를 들 수 있다. 할인행사 후 이용권 자동결제 포함 요금 관련 문제로 이용권을 핸드폰으로 구매했으나 행사 기한이 지난 후 복잡한 해지 방법과 그렇게 크지 않은 가격 탓에 굳이 필요하지 않아도 매달 통신비처럼 지출하는 사람이 많은 사례이다. 적은 클릭 수로 소비가 가능한 온라인의 특성을 이용하며 소비자의 구매장벽과 지불저항이 낮은 점을 노리고 있다.

 기업의 이익과 사회의 공익을 높이기 위해 사용되며 사람의 심리를 자극해 특정 목표로 유도하는 넛지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소비자의 일시적인 주목에 그칠 수 있으니 신중한 관찰과 선택을 통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소비자는 기업의 이런 넛지 마케팅을 알고 충동적인 소비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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