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직원의 아이디어 하나까지 중요시...'파격'과 '혁신'이 성공 요인'

사진 제공:스파오

이랜드월드 SPA 브랜드 스파오는 연 20%의 성장률을 달성하며 무서운 속도로 패션업계를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3200억원의 매출과 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함으로써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슬럼프에 빠졌던 이랜드그룹을 다시 일어서게 했다. 올해에는 국내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로서는 넘보기 어려운 1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파오의 급속한 성장 및 성공 요인은 총 3가지로 꼽히는데, 모두 '파격'과 '혁신'의 결과라 일컬어진다. 

사진 제공:스파오

 스파오를 수면으로 끌어올린 데는 짱구·세일러문 등의 인기 캐릭터와 컬래버레이션(협업)해 생산한 의류 상품 라인이 큰 역할로 작용했다. 대중이 '스파오'를 떠올렸을 때 '캐릭터 옷'을 연상할 수 있을 정도이다. 특히나 '짱구는 못말려’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작년에 출시된 ‘짱구 잠옷’은 현재까지도 품절대란을 일으키고 있다. 꾸준한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에는 ‘짱구 잠옷 시즌2 라인’을 선보였다. 1차로 선보였던 짱구 잠옷은 기존에 온라인몰에서만 판매됐지만, SNS 채널에 공개된 후 300만 뷰(view)를 기록하는 등 문의가 빗발쳐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판매로 확대됐다. 스파오는 짱구 잠옷 뿐 아니라 짱구 액션가면 슬리퍼와 흰둥이 슬리퍼, 초코비 슬리퍼를 함께 출시해 파자마와 매치하여 활용할 수 있는 재미를 더했다.

‘대박’이라고 불리는 컬래버레이션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엔 스파오만의 독특한 경영 방식이 있었다. 스파오는 매장의 아르바이트부터 점장까지 모두가 상품 기획에 참여하도록 한다. 업계는 이를 ‘왝더독(wag the dog) 정신의 성공’이라 부르는데, 이는 꼬리가 몸통을 흔들었다는 뜻을 지닌다. 즉, 회사의 말단 직원이 주도적으로 일을 기획하면 본사가 서포트 함으로써 사업을 성공시켰다는 것이다. 스파오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매장 근무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며 경영자로의 기회까지 제공하고 있다.

또, 스파오는 보다 유연한 시스템을 활성화하기 위해 스파오는 지난해부터 디자이너·기획·생산·점포·마케팅·인사·비주얼머천다이저(VMD) 등의 부서 직원들이 서로 다른 부서 직원들과 협업하는 셀 조직을 만들었다. 각자의 셀 조직에서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상품 개발의 발판을 마련하는 프로젝트팀으로, 고객의 니즈와 시장에서의 상품성 있는 아이디어에 대해 정기적으로 의논한다. 사업 가능성이 보이면 디자인 작업 등을 포함한 기획안을 회사에 전달하고, 회사는 사업성을 재검토한 뒤 생산 공장에 소량의 샘플을 맡겨 제품을 생산한다. 시장에서의 반응이 긍정적인 경우 바로 대량생산에 돌입한다. 스파오의 효자, ‘짱구 잠옷’ 역시 셀 조직에서 탄생된 아이디어이다. 앞으로도 셀 조직에서 기획한 상품이 잇따라 출시될 예정이다.

스파오의 또다른 시스템 혁신 배경에는 ‘데일리시트’가 자리잡고 있었다. 현장 직원이 인기 스타일, 불편 사항, 반응이 좋았던 상품 등에 대한 일지를 작성하면 스파오 전체 직원이 그 일지를 공유해 보는 방식이다. 이는 현장에서 파악한 고객의 니즈를 즉각 수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매주 이 데일리시트를 토대로 본사 직원과 현장 직원은 신상품이나 보완이 필요한 상품에 대해 의논한다. 이후 본사 직원은 현지 생산 공장과 협의하여 기존 상품의 보완책을 찾고 더 나은 제품을 출시할 수 있게 된다. 데일리시트의 도입으로 스파오는 불량품을 대폭 줄이며 고객의 만족도를 높였고, 점포 당 약 1억원 정도의 매출을 상승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스파오는 이 기세를 몰아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힘쓰고 있다. 온라인 채널 상품 구성 강화에 집중한 끝에 지난해에는 온라인 누적 매출 160억원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스파오 관계자는 “앞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 하면서 한국 대표 SPA 브랜드로서 중화권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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