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 엔터테인먼트(Reading entertainment).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는 ‘재미있는 읽을거리’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2018 20대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단순히 책의 내용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책 내용을 다루는 지가 중요하다고 한다. 즉, 이젠 책 안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 뿐만이 아니라, 누가 어디서 왜 읽는지, 어떻게 해석하고 무슨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챙겨야 한단 뜻이다.

별을 따다 그대 손에, 별마당도서관

 매우 상업적인 코엑스에 위치한 도서관이라니? 너무 안 어울리는 조합 아냐? 도서관은 서점의 은유적인 표현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휴식과 만남, 그리고 책을 주제로 소통하는 문화 이 감성 공간은 언제든(자정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모두에게 열려 있다. 멈춤, 비움, 채움, 낭만 등의 4가지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곳은, 책 자료부터 작가 토크쇼까지 책 읽는 즐거움 그 이상이 준비된 곳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멈춤 공간은, 은은한 불빛이 공간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는 편안한 서재를 콘셉트로 다양한 테이블과 노트북 작업이 가능하도록 콘센트가 마련되어 있다. 채움은 책들이 있는 곳으로, 총 5만 여권의 장서를 갖추고 있다. 인문, 경제, 취미 실용 등 분야별로 다양한 도서가 갖춰지어 있고 외국 원서 코너, 유명인의 서재 판매대, 아이패드로 볼 수 있는 EBook, 특히 해외 잡지까지 총 6백 여종의 잡지를 모아놓은 잡지 특화 코너는 일반 도서관과 차별화된 별마당 도서관의 장점이다. 낭만 공간에서는 별마당 도서관에서 열리는 저자들과 직접 만나는 작가 토크쇼와 시 낭송회, 이 시대의 지성과 명사를 초청하는 강연회 및 음악이 함께 하는 북 콘서트 등 책을 주제로 한 다채로운 문화 행사가 전개되는 공간이다.

당신의, 당신에 의한, 당신만을 위한 한정된 선물

 특출한 고3 지도로 유명했던 선생님의 말씀을 기억한다. 특히 공부할 학습 책을 고를 때 해주셨던 조언. “최대한 책 표지가 예쁜 것을 골라라.” 우리들은 어리둥절했다. 당연히 책 내용을 기준으로 말씀하실 줄 알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여러분이 사게 될 책 내용은 거기서 거기다. 결국 책을 자주 보게 되는 동기가 중요한데, 가장 강력한 것이 예쁜 표지다.”

 

 최근 고전 문학부터 비교적 근작까지 예쁜 표지로 갈아입힌 리커버 열풍을 살펴보면, 선생님의 통찰력이 억지가 아니었음을 실감케 한다. 2018 20대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이인 에어, 빨간 머리 앤 등 고전 작품에서부터 노르웨이의 숲, 청춘의 독서 등 비교적 근작까지 예쁜 표지로 새롭게 편집해 만족할 만한 판매량을 올렸다고 한다. 굿즈 또한 마찬가지. 예스24는 김영하 작가의 신작 ‘오직 두 사람’ 구매자에게 ‘김영하 맥주잔’을 증정하는 행사를 했는데, 가벼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어쩌면 혹자들은 책, 특히 ‘종이책’은 곧 사라질 것이라고 예견하며 트렌드로써 연구할 것이 못 된다고 평가할지도 모른다. 특히 인터넷,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세대들은 더더욱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한다. 하지만 영국 출판인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영국 출판인협회 조사 결과, 지난해 영국의 전자책 판매는 17% 하락했지만, 종이책은 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미국도 마찬가지, 전자책 판매는 18.7% 하락했지만 종이책 판매는 7.5% 늘었다. 지난해 책을 한 권이라도 읽은 미국인 중 65%가 종이책을 읽었다고 대답했다. 그동안의 예측을 뒤엎는 현실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한 원인은 아직 분분한 상황이다. 출판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마케팅을 짤 때 이런 현상을 고려해야 할 뿐만이 아니라 과연 이 트렌드가 언제까지 갈 것인지, 종이책 부활의 현상이 일시적인지 장기적인 분석 역시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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