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의 유행...간편식에 집중해야

 단순히 배를 채우는 패스트푸드에 집중했던 예전과 달리, 현재 세계적인 히트 식품은 건강(Health), 체험(Experience), 간편성(Convenience)을 갖춘 것으로 분석되었다.

과거 사람들의 식습관. 현재와는 다르다. (출처: Wobbly goggy's blog_brenda)

 코트라(KOTRA)는 24일 ‘글로벌 메가시티 히트상품-푸드(食)’ 보고서를 발간해 파리·홍콩·LA·이스탄불 등 세계 각 지역의 푸드 트렌드를 선도하는 10개 미식 도시에서 ‘사랑받는 식품 아이템(히트 푸드)’을 소개했다. 글로벌 메가시티 히트 식품은 △건강을 지키는 유기농․비건(육식 성분을 일절 거부하는 엄격한 채식) 식품 △소비자들에게 재미있는 식(食)체험 제공 △누구나 쉽게 준비할 수 있는 간편성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나 건강을 추구하는 트렌드는 더욱 강화돼 단순히 유기농.비건 식품을 섭취하던 환경운동가나 동물보호자뿐만 아니라, 건강에 관심이 많은 일반 대중에게 점점 퍼져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관련해 건강한 한식문화가 조명되고, 대중에게 보편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한식간편식 또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건강한 한식 간편식을 세계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중이다.

 

-종가집

종가반상 (출처: 종가집)

 대상(주) 종가집은 최근 프리미엄 간편 한식 브랜드 ‘종가반상’을 론칭하고 ‘사골 우거지들깨탕’, ‘사골 김치찌개’, ‘버섯 들깨미역국’ 3종을 선보였다. 종가반상은 밥, 반찬, 국으로 구성된 고유의 한식 상차림을 종가의 솜씨와 정성을 담아 차렸다는 콘셉트를 내세운다. 이는 지난해 3월 ‘종가집’ 론칭 30주년을 맞아 브랜드를 한차례 리뉴얼 한데 이은 대상의 두 번째 브랜드 강화 전략이다. 당시 대상은 김치로 대표되던 브랜드 ‘종가집’을 글로벌 한식 전문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전통미를 강조한 새로운 BI를 선보이고 패키지에 ‘JONGGA’를 함께 표기, 글로벌 한식 브랜드 의지를 강조했다.

 또한 국내 포장김치 점유율 1위 종가집 김치는 미주와 유럽 등 전세계 4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 일본 수출 물량의 90%, 홍콩ㆍ대만ㆍ싱가포르 등 수출 물량의 80% 이상을 현지인이 소비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대백화점

출처: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한국무역협회와 손잡고 일본 유통회사 이온(AEON)그룹의 홍콩 법인인 ‘홍콩이온백화유한공사’와 식품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올해 6월에 밝혔다. 이온그룹은 일본,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10여 개국에서 백화점, 편의점 등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이번 계약으로 홍콩 내 이온 백화점 11개 전 점포에서 현대백화점의 프리미엄 가정간편식 ‘원테이블’과 현대백화점에서 팔리는 디저트 브랜드 ‘한입원바이트’ 제품 판매가 시작된다. ‘화식한우 사골곰국’ ‘오발탄 양볶음밥’, 초코케이크 등 총 17개 품목이 원테이블 또는 한입원바이트 브랜드로 팔린다.

올해 현대백화점그룹은 1000만 달러(약 111억 원) 규모의 한국 식품을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미 계열사 현대그린푸드를 통해 떡, 죽, 김 등 1000여 품목을 미국 영국을 비롯한 10여 개국 현지 마트에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 김치, 오징어젓 등 반찬류도 수출 길에 오르면서 지난해 수출액은 630만 달러(약 70억 원)나 됐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미국 동부지역에 이어 서부지역에서도 한국산 식품 공급을 시작하게 됐다”며 “유럽 현지 유통업체들과도 K푸드 수출을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

이마트 서울 성수동 본사에는 ‘피코크 비밀연구소’가 있다. 이마트의 가정간편식 자체 브랜드인 피코크(PEACOCK)를 독립 식품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2016년 5월 설립됐다. 피코크는 한 끼 때우는 용도로 인식되던 가정간편식(HMR)을 제대로 된 식사로 업그레이드한다는 목표로 시작됐다.

5월 29일부터 이틀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국제 PL 박람회에서 해외 PL 제품을 살펴보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출처: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5월, 이마트는 29일부터 이틀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국제 PL(Private Label·유통사 자체상표) 박람회’에 참여했다. PL제조사 협회(PLMA)가 주관하는 이번 박람회에는 70개 이상의 국가에서 2500개가 넘는 회사가 참가해 신선식품, 냉동·냉장식품, 음료, 생활용품, 화장품 등 다양한 PL 상품을 선보였다. 이마트는 한옥집 김치찜, 초마 짬뽕 등 유명 맛집과 협업한 제품을 비롯해 된장찌개, 육개장, 수리취떡, 감자전 등 전통적인 한국 요리와 간식을 소개했다. 이들 제품은 이마트가 전국 팔도 맛집을 찾아 해당 맛집과의 협업 논의를 거쳐 탄생했다.

 

성장 추세는..

K푸드 수출에 많은 기업이 뛰어들면서 수출액도 오름세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2015년 17억4900만 달러였던 한국 농축수산 가공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19억8000만 달러로 13% 증가했다.

사드여파로 주춤했던 K푸드는 다시금 일어나 특히 미국과 중국, 동남아 등 주요 시장에서 열기가 이어졌다. 이 같은 성과는 K푸드업체들이 과거 교민이나 마니아층을 겨냥한 단순 수출에서 벗어나 HMR(가정간편식) 등 혁신적인 제품 개발과 맞춤형 시장개척, 세심한 현지화 노력에 힘을 기울인 결과다. 올해 K푸드의 글로벌 수출은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약 10조8000억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극복하기 위해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상위권 식품기업을 인수하거나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식으로 방향전환에 나선 것도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왜 우리는 한식간편식에 집중해야 할까?

한식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90개국에서 3만3499곳의 한국식당이 영업 중이다. 지난 2009년의 9253곳에 비해 약 8년 만에 3.6배 늘었다. 대만은 2015년 이후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큰 폭으로 올랐으며 한류 관련 조사에서도 거의 모든 항목에서 한식이 1위를 휩쓸고 있다. 놀랍게도 대만에서 가장 사랑받은 한류 콘텐츠로 '한국음식(64%)'이 '한류 드라마(63.5%)'를 앞선다. 또한 독일은 절반 이상이 현지인인 한국식당이 86.2%에 달했다. 일본과 캐나다도 82%를 넘고 대만 78.2%, 중국 77.8%, 영국 74.0% 순으로 한국식당을 현지인이 많이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만 찾는 한식당'이라는 그동안의 선입견이 깨지면서 한식당이 현지인 고객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다. 한국인이나 재외동포가 아닌 현지 국적 업주가 운영하는 한국식당도 절반을 넘는다. 규모의 성장과 더불어 한식의 현지화와 고급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반가운 이야기이다.

출처: michael persico_foobooz

다만 아쉽게도 특색있는 개별 한국식당과 자금력을 갖춘 우리 식품.유통 기업이 운영하는 획기적인 'K푸드 콜라보레이션'은 찾기 힘들었다. '한식 세계화'라는 공통된 지향점을 가진 두 비즈니스 주체가 현지인 밀착형 마케팅과 지구촌 곳곳을 누비는 네트워킹으로 서로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될 묘안은 없는 걸까. 그리고 이에 따라, 국내 유수의 식품사들이 간편식을 앞세워 한식 통합 브랜드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단일 메뉴를 벗어나 한식 전체를 아우르는 브랜딩을 통해 글로벌 한식 브랜드로의 도약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식품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한끼를 대체하는 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의 차원을 넘어 가정에서 만든 방식 그대로 정성껏 조리한 가정식(HMR(Home-Made Recipe))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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