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 me introduce the youngest of K-media

 한류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K-pop? 혹은 드라마? 흥미롭게도 이런 일반적인 시각과는 달리,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8년 콘텐츠산업전망에 따르면, 2017년 콘텐츠산업 수출액 추이에선 게임 산업이 55.8%로 비중이 1위다. 의외로 k-pop으로 대표되는 음악 산업은 7.4%, 방송 산업은 6.2%의 비중을 차지했다. 그렇다면 수출액 비중이 가장 적은 건 무슨 산업이었을까? 바로 만화 산업으로, 0.6%의 비중을 차지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돈도 안 되는 만화에 대한 기사씩이나 쓰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누군가가 말하지 않았던가. 가장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서는 가장 낮은 곳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실제로 만화산업의 매출은 ’17년에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며, 수출은 전년 대비 15.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주목해야 할 만한 산업이다. 심지어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는 연구도 있다. 이 기사는 케이 미디어에서 가장 어린(youngest), 그러나 그래서 어디까지 성장할지 알 수 없는, 만화 산업에 대한 격려와 쓴소리다.

한류 만화 산업의 토대, 학습 만화

 대한민국의 만화 산업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면, 학습만화와 웹툰으로 나눌 수 있는데, 학습 만화는 한국 만화 중에서는 가장 인기가 높다. 애초에 웹툰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시간보다 훨씬 먼저 큰 사랑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보는 것이라 질이 낮다고 무시할 순 없다. ‘대표적인 학습만화 Why? 시리즈’는 과학·한국사·세계사·인문사회교량·국민·인문고전·수학 등 교과 과정과 밀접한 7개 분야의 다양하고 깊이 있는 지식을 전해주는데, 이미 2003년 때부터 중국, 대만에 저작권 수출을 시작으로 13개 언어로 번역해 5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최초의 장편 웹툰인 강풀의 순정만화가 2003년과 나온 것과 비교할 때, 사실 한류 만화의 선두주자로도 손색이 없다.

 90년대 후반~2000년대 출생한 아이들이라면 알법한, 마법천자문도’(지앤지엔터테인먼트) 프랑스, 인도네시아, 스페인, 중국 등 다양한 국가와 수출 계약을 맺었다.

한류 만화 산업의 샛별, 웹툰

 한국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이 콘텐츠를 모를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심심하면 찾아보는 게 웹툰 사이트 가서 무료함을 달랜다. 어원은 World Wide Web(웹) + Cartoon(만화)으로 용어 생성당시 한국에서는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애니메이션 만화나 만화책을 구분하지 않고 뭉뚱그려 cartoon이라고 불렀다. 그래서 comic보다 cartoon이 많이 알려져서 이렇게 굳어졌다. 웹툰은 한국에서 만들어진 고유명사로써 한국적 특색이 강하다. 실제로 동남아에서 2010년대 들어 NHN과 다음카카오가 진출하면서부터 한국식 웹툰 체계가 도입되어가는 과정에 있고, 프랑스도 일부 사이트를 중심으로 한국식 웹툰 체계가 시험 되고 있다. 강풀의 《순정만화》가 대박을 내면서부터 장편 웹툰이 입지를 얻기 시작했고, 강도하의 《위대한 캣츠비》, 양영순의《 1001》도 주요 포털사이트를 통해 연재되고 본격적인 인기를 끌면서 장르의 다양성이 늘어나기 시작하여, 종래의 옴니버스 위주의 웹툰이 아닌 다른 장르의 웹툰도 연재되기 시작했다. 플래시 애니메이션의 상업화 사례처럼 캐릭터를 팬시 상품에 사용하고, 책 출판으로 큰 이익을 얻는 이들도 나타났다.

 포털사이트가 네이버-다음 구도로 굳어진 상황에도, 웹툰은 꾸준한 인기를 얻어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만화 매체로 성장했다. 2013년 웹툰의 유료화 플랫폼을 지향하는 레진코믹스가 설립된 이래로 모바일 결제와의 연계를 통한 유료 웹툰 역시 활발해지고 있다. 기존의 포털 사이트에서 연재하기 힘들었던 성인물이나 청년물, 매니악한 성향의 작품들 등이 특히 이런 유료 연재 모델에서 반응을 얻어, 웹툰 시장의 크기와 다양성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한국 웹툰의 해외 진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 사례를 소개한다.

네이버 라인 웹툰

 한국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웹툰 서비스로, 2014년 7월 2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의 공식 해외 웹툰 사이트이다. 서비스 시작 2년 만에 7월 해외 이용자 수가 1800만 명을 돌파하며 국내 사용자 수(1700만 명)를 넘어섰고, 웹툰의 누적 조회 수는 51억 건을 넘었다. 현재는 전 세계 이용자 4천만 명, 미국에서만 월 이용자 3백만 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서 젊은 층들을 중심으로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태국에서는 코미코 타이, 옥비코믹스와 함께 웹툰 업계 3대 기업을 이루고 있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웹툰 시장을 거의 독차지하다시피 하며 현지인 작가들도 어느 정도 수급해서 현지작품들도 꽤 실을 정도다. 인도네시아 지사에서 네이버 라인 웹툰 캐릭터들을 활용한 TV 광고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정도로 인기 있다.

 

 해외 영어권 팬들이 주로 사용해서 사이트의 반응양상이 한국과는 다소 다르다. 웹툰에 달린 댓글 수도 인기도와 호응 정도를 나타내기는 하지만 댓글보다는 ‘좋아요’ 표시가 더욱 더 유의미한 숫자다. 영어권 인터넷 특성상 사람들의 접속비율이 높은 사이트더라도 한국에 비하면 댓글 수가 기본적으로 많지 않으며 가장 인기 있고 노블레스, 신의 탑, 후레자식 같은 경우도 댓글이 많아봤자 600대 부근이다. 다만 ‘좋아요’ 수는 5000~7000 사이로 그 인기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한국 작품은 후레자식으로, 270만 좋아요를 받은 영어권에서 평가가 가장 높은 한국 작품이다.

카카오페이지

 다음 웹툰 기업은 지난해 분사해 카카오페이지 운영사인 포도트리의 자회사로 편입되어 웹툰 제작과 자체 콘텐츠 중심 IP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데, 포도트리, 카카오페이지를 중심으로 웹툰 제작사를 위한 우호적 파트너 정책을 펼쳐 대규모 웹툰 유통망을 구축하며 국내 일 평균 거래액 5억 원/일본 1억 원을 확보했다.

텐센트 ‘큐큐닷컴’에서 연재 중인 웹툰 ‘왕의딸로 태어났다고 합니다’의 한 장면. /큐큐닷컴

 이렇게 수출을 끌어낸 근원은 카카오페이지의 유료화가 성공을 거두면서, 그를 발판으로 좋은 콘텐츠를 계속 공급하는 것에 있었다. 조한규 콘텐츠사업팀장은 2년 동안 2년간 50여 차례가 넘는 개편을 시도했다. 콘텐츠 생산자, 서비스 이용자의 피드백을 빠르게 반영하며 모바일 환경에 맞는 유료 콘텐츠 소비 환경을 만들었다.

저스툰

 콘텐츠 전문기업 ㈜위즈덤하우스 미디어 그룹의 저스툰(대표 연준혁)은 2017년 6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현재 회원 160만 명에 2만여 편의 웹툰과 웹 소설 콘텐츠를 보유하고, 매일 평균 30편의 작품이 신규 업로드되는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최근 중국 웹툰 서비스 업체인 콰이칸에 '그녀의 심청'을 비롯한 5개 작품을, 텐센트에는 1개 작품 수출을 계약했으며, 중국 전자책 1위 플랫폼인 장웨 플랫폼에 한국 업체로는 무려 6개 웹툰을 한꺼번에 수출하는 쾌거를 일으키기도 했다.

 중국뿐 아니라 일본 픽코마, 코미코 저팬에 각각 두 작품과 4작품의 웹툰을 수출 확정했으며, 미국 태피툰에는 작년부터 저스툰의 대표 웹툰인 '컬러 커플'이 인기리에 서비스되고 있다.

 

단 1년밖에 되지 않은 저스툰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저스툰은 처음부터 검증된 작가진을 영입했다. 처음 저스툰에 연재된 작가들 이름을 보면 네이버 웹툰에서 살인자ㅇ난감으로 이름을 날린 꼬마비 작가의 4주, PTSD를 연재했고, 최근 중국 콰이칸에 수출된 그녀의 심청의 작가 역시 네이버 웹툰에서 고시생툰 등 4개의 작품을 선보인 인기 작가다. 이를 바탕으로 끌어모은 독자들에게 차별화된 소재의 작품들, 예를 들어 간호사 출신 작가가 생생히 그려낸 정신병리의 세계(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도 연재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

 

For the better future

 그러나 앞날이 결코 희망적이진 않다. 웹툰 내적으로는, 저질 웹툰의 양산, 높은 노동 강도, 그에 대한 작가의 복지와 고용 안정성 문제 등이 산적된 상황이다. 웹툰은 종이 발간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어 연재작을 더 추가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다. 그래서 데뷔할 수 있는 선이 상대적으로 출판 만화보다 낮다. 그러다 보니 질이 떨어지는 작품도 대거 양성된다. 대표적인 웹툰 플랫폼 네이버 웹툰에서는 이전에 히트 쳤던 작품들을 재연재하고 있다. 이는 새롭고 질 좋은 작품 발굴의 부재를 방증한다. 그리고 정식 네이버 웹툰 한 번 연재하고 다음 작품이 연재되지 않아 잊힌 작가들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일 하지 않고 창작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작가가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는 환경 탓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보통의 웹툰 서비스는 일주일에 80컷을 연재해야 하는데, 이를 만화가 혼자서 다 그려야 한다. 웹툰 미생의 경우 윤태호 작가가 밝힌 바에 의하면 본인은 시나리오와 고증에 주력하고 그림은 정말 졸라맨 수준으로밖에 그린다고 한다. 그다음 6명이나 되는 문하생들이 각자 자기 분야를 담당하면서 채워 넣는 방식으로 미생을 연재했다고 한다. 결국 그림체는 포기하고 시나리오에 집중하거나, 문하생들에게 분업에 대한 대가를 줄 수 있는 작가들 말고는 웹툰을 안정적으로 그릴 수 없는 셈이다. 웹툰 서비스 바깥의 문제도 있다. 유료 웹툰 사이트의 레진코믹스 5배 규모의 불법 웹툰 사이트가 등장했다. 웹툰 생산과 소비 시장 확대로 유료 웹툰을 무단으로 유통하는 불법 웹툰 사이트가 다수 운영되고 있으며, 월간 페이지뷰 기준 M 사이트의 경우 레진코믹스의 5배, B 사이트는 83억 페이지뷰를 기록했다. 웹툰 업계는 해외저작권진흥협회 등을 통해 모니터링 업무 진행 중이지만 구글 검색 등을 통해 국내외 사용자가 손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법률적/기술적 차단이 어려운 상황이다. 웹툰 산업의 발전을 위해, 정부와 작가협회 간의 해결책 도입이 시급하다. 막 태동하고 있는 웹툰 산업을 위해, 콘텐츠의 질과 양적 확산을 다 잡아야 하는 플랫폼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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