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의 헤리티지 마케팅 열풍

과거 티셔츠 가운데에 브랜드의 로고가 크게 박힌 ‘빅로고’가 유행했다. 그런데 최근 10대와 20대를 대상으로 복고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패션업계에 다시 빅로고 열풍이 불고 있다. 복고풍의 ‘레트로(Retro)’ 감성이 트렌디한 패션으로 통하면서 여러 패션업체는 과거 인기 제품이나 로고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헤리티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출처 = 휠라 2018 여름 화보

지난해 헤리티지 마케팅으로 다시 주목을 큰 ‘휠라’는 자신들만의 브랜드 정체성 강화로 2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뤘다. 휠라코리아는 올해도 복고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빅로고를 강조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빅로고 아노락 자켓’, ‘메시 3단 컬러블럭 롱 티셔츠’ 등을 공개하며 트렌디한 휠라만의 레트로 감성을 선보였다. MCM이 최근 푸마와 협업해 선보인 한정판 컬렉션도 빅로고가 눈에 띈다. 90년대 올드스쿨 힙합패션을 연상시키는 이번 푸마 스웨이드와 푸마 T7 트랙재킷·팬츠는 뒷면에 MCM 로고가 크게 자수로 디자인되어 있다. 스포츠 브랜드 케이스위스(K-SWISS)도 케이스위스 방패 로고를 강조한 라운드 티셔츠 6종을 출시했다.

 

사진출처 =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레트로, 그때 그 느낌’ 기획전을 선보이며 ‘빅로고 리턴즈’를 여름 기획전의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빅로고 티셔츠 대표 브랜드인 게스, 리바이스 등에서 독점 상품전과 특가 티셔츠 판매 행사를 벌였고, 온라인 몰 ‘엘롯데’에서는 나이키, 아디다스의 대표 티셔츠를 저렴하게 판매했다. 빅로고 티셔츠와 함께 1990년대 유행했던 아노락, 부츠컷 팬츠, 로고 모자 등 레트로풍 제품을 판매하며 패션 트렌드를 선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롯데백화점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서는 인플루언서(영향력있는 개인)를 활용해 레트로 패션 코디를 소개하기도 하며 복고풍의 인기를 더욱 높였다.

패션은 돌고 돈다는 이야기가 있다. 늘 새로운 것을 찾으면서도 과거에 영감을 받아 다시 재해석되는 현상은 패션계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번 ‘빅로고’ 열풍 또한 비슷한 맥락이지만 동시에 경제적으로 풍요로웠던 90년대에 대한 향수에서 비롯되었다는 해석도 있다. 스포츠브랜드는 물론 아웃도어, 골프웨어까지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빅로고 열풍이 앞으로  또 어떤 영역으로 더 확장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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