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성과 재미요소에 중점을 둔 ‘B급 마케팅’이 급증하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어딘가 촌스럽고 황당한 유머 코드를 앞세우는 B급 마케팅은 SNS상에서 재미있다는 반응을 끌어내며 젊은 세대로부터 높은 조회 수 및 공유를 얻고 있다. 기존에 인터넷상에서 많이 보이던 광고들에 지친 젊은 세대가 눈에 띄고 재미있는 콘텐츠만 소비하면서 B급 마케팅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게스 활명수' [사진=동화약품]

B급 감성을 활용하는 이색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인 글로벌 패션 브랜드 게스는 동화약품의 주력 제품인 부채표 활명수와 ‘게스 활명수’ 컬렉션을 출시했다. 브랜드 특유의 ‘GUESS’ 영문 로고 대신 1897년 출시된 활명수 디자인을 차용해 복고풍 느낌을 부여한 제품이다. 이랜드월드의 SPA 브랜드인 스파오 역시 서울우유, 해태 아카시아 껌 등 식음료와 협업한 상품들을 출시한 바 있다.

LG생활건강의 세탁세제 '피지' 광고 영상 캡쳐 [사진=LG생활건강]

지난 3월 LG생활건강의 세탁세제 '피지' 광고 영상은 B급 감성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페이스북 팔로워 70만 명, 게시글 조회 수가 보통 30만 건을 넘는 페북 스타 허지혜 씨가 제작한 이 광고 제목은 '본격 LG 빡치게 하는 노래'다. 웹툰 영상과 함께 'LG생활건강 마케팅부서는 ㅈ됐따리, 적어도 컨펌만은 한다고 했어야해따리'와 같은 가사가 흘러나오는 이 광고는 파격적이라는 반응을 낳았다. 익살스러운 노래와 웹툰이 섞인 이 광고는 마지막 20초 정도만 제품 사진으로 특장점을 설명한다. '딱 한 장만 넣으면 된다, 엄청난 세척력' '100% 녹아 남지 않는다' '얼음물에도 겁나 잘 녹아요' '편하고 가볍다' 등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광고 타깃도 세제의 주소비층인 주부가 아닌 1인 가구를 이루는 젊은 남성과 여성을 겨냥했다"고 설명했다.

배달의 민족 홈페이지 캡쳐 [사진=배달의 민족]

B급 감성을 브랜드 아이덴티티 중 하나로 내세워 성공한 ‘배달의 민족’은 언어유희를 통한 유머코드로 젊은 세대에 어필했다.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 ‘치킨은 살 안 쪄요. 살은 내가 쪄요’ 등 일명 ‘B급 감성’을 홍보 문구에 담고, 광고에도 활용했다. 이러한 B급 감성을 표현할 배민 글씨체를 무료 배포하여 브랜드를 홍보, 인지도를 확립했다. 김봉진 대표는 ‘막내’들을 페르소나로 잡고 회사에서 팀의 막내나 대학 동료 중 가장 후배, 즉 20~30대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것을 찾다 보니 B급 문화, 유머, 패러디, 키치한 느낌의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의 바이럴을 유도하여 홍보 효과를 높이는 ‘B급 마케팅’은 마케팅 자체의 매력도로 인해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B급 마케팅이 소비자들에게 신선함을 넘어서 당혹스러움으로 다가온다면 브랜드 가치의 하락 우려를 내포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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