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한 연구원이 여러 소비자들에게 흥미로운 실험을 하였다.

“당신은 어떤 제품을 사실껀가요?” 한 연구원이 소비자 10명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실험을 한다.

A제품, B제품은 서로 똑같은 품목인데 품질과 모양 또한 비슷하다. A제품은 4900원, B제품은 3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그 중 소비자 7명이 A제품을 구매했다. 이번에는 조건을 다르게 바꿔 A제품을 5000원, B제품은 2900원에 판매해봤다. 그랬더니 소비자 3명이 A제품을 구매했다.

4900원, 2900원과 같이 100원의 작은 금액차이가 판매의 차이를 보이게 된 결과이다. 바로 <왼쪽 자릿수 효과> 때문이다. 첫 번째 실험에서 보면 왼쪽 자리수는 1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두 번째 실험을 보면 3이라는 큰 차이를 보인다. 많은 소비자들은 숫자 중에서 “9”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

이번에는 새로운 제품을 추가했다. A제품 5400원, B제품 5900원, C제품 6100원을 서로 다른 곳에서 판매한 결과 A제품이 더 많이 팔릴 것이다 라는 예상과는 달리 A제품보다 더 비싼 B상품이 판매가 더 높게 측정된다. 왜 소비자들은 500원 더 비산 B제품을 사간걸까?

오늘의 주인공, 뉴메릭 마케팅

바로, 일상생활에 상품에 적혀진 “9”라는 숫자는 “세일상품”이라는 인식이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주인공, 바로 뉴메릭 마케팅이다. 뉴메릭 마케팅(Numeric Marketing)은 “Numeric(수의, 수에 의한)” + “Marketing(마케팅)”이 합쳐진 단어로, 브랜드나 상품의 특성을 나타내는 숫자와 연관된 이벤트를 통해 사람들에게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전략이다. 숫자 정보를 제시하면 문자보다 눈에 잘 들어오고 소비자들이 신빙성 있게 받아들인다. 또한, 소비자들에게 호기심을 자극시킬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으로 뉴메릭 마케팅은 총 세 가지로 분류된다. 숫자에만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 9를 활용한 단수가격전략, 시리즈를 이용한 전략이 있다. 대부분의 경우 상품 인지도를 올리는 방법으로 숫자에 의미를 부여해 특징을 강조한다.

807번 실험에 실패하고, 808번 만에 성공한 여명 808. 808의 의미는 참 뜻 깊다! * 사진출처 : 인사이트

애경의 “덴탈클리닉 2080” 치약은 “20개의 건강한 치아를 80세까지 보존한다.”라는 뜻을 담고 있어 튼튼한 치아를 오래 유지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자극해 브랜드 파워 1위를 유지하고 있다. 1988년 출시 이후 우리나라 대표 치약으로 자리잡아 12년 연속 브랜드 파워 1위를 기록한다. 또한, 롯데제과에서 출시한 빼빼로는 11월 11일 기념일을 이용해 매출을 올린다. “1”이라는 문자가 빼빼로 모양과 비슷하고, 11월 11일은 “키크고 날씬해 지자”라는 의미를 부여해 친구들끼리 빼빼로를 선물하면서 사랑과 우정을 나눈 데서 시작했다.

숙취 해소 음료의 대명사인 “여명 808”은 이름 속에 탄생 비화가 있다. 807번의 실패 끝에 808번 만에 실험을 성공했다 해서 지어졌다고 한다. 6년 연속 대한민국 브랜드 대상을 받을 만큼 수없이 실패한 실험이 누구나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숙취 해소 음료로 자리매김하게 되었고, 세계 10대 발명전을 석권하며 전 세계적인 브랜드로 인정을 받는다.

11번가는 쇼핑몰 이름에 등장한 “11”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매일 11시마다 특가 판매 이벤트를 진행하는데 주로 소비자들이 이용하고 구매하는 시각은 오전 11시 ~ 1시, 오후 9시 ~ 11시로 나타났다. 이름 그대로 11시에 시작하고, 11시에 끝나는 이용형태로 변했고, 이 구간에만 230%가 증가했다고 전해진다.

9를 이용한 마케팅 전략 <단수가격전략> * 사진출처 : 탑텐

한편, 제품 말고 가격에 의미를 부여하는 9를 활용한 단수가격전략이 있다. 어디를 가든 간에 9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은 이미 넘쳤다. 1000원, 10000원이 아닌 990원, 9900원으로 끝나는 것이 바로 단수가격전략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9에 민감한 이유는 IMF 이후 소비 심리가 위축되자 유통업계가 숫자 9를 활용한 마케팅을 진행한 이후 보편화 된 것인데, 실제로 100원 차이지만 소비자들에게는 가격의 단위나 앞자리가 달라지게 되어 구매 결정 심리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이다.

기아자동차의 K 시리즈가 소비자들이 구매할때 호기심을 유발한다 * 사진출처 : 불스원

마지막으로 시리즈를 이용한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자동차가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수많은 차량들의 이름에 숫자를 붙여 그 숫자가 자동차 기능이 더 좋은지 안 좋은지 판별하는 등급을 구분한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K3, K5, K7, K9로 출시해 숫자가 높을수록 기능도 더더욱 좋아지거나 혹은 숫자마다 기능을 다르게 만들어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전략이다.

금융업계에서 선보이는 신용카드 상품 역시 비슷한 방법을 사용한다. 삼성카드는 1 ~ 7까지 숫자로 카드를 구분해 광고를 보여줄 때도 결말을 추상적으로 보여줘 어떤 혜택이 들어있는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LG전자의 1124 김치냉장고는 소비자들 사이로 왜곡된 의미를 부여되고 있었다.

반대로, 뉴메릭마케팅으로 인해 실패를 맛 본 기업도 있다. 2003년 코카콜라에서 출시한 “187168”은 청소년을 위한 성장기 음료인데 이것이 왜 이런 숫자를 도입했는지 제품과 소비자 사이에 소통되지 못해 효과를 보지 못했다. 또한, 처음 이 제품을 본 소비자는 일종의 암호와 같이 여겨 선뜻 구매로 이어지는데 장애물이 되었다. 한구마케팅연구원에 따르면 뉴메릭 마케팅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4 자리 이하의 숫자를 취하는 것이 좋다고 전해진다.

또한, LG전자에서 출시한 1124 김치냉장고 이다. 이 이름의 뜻은 1년 12개월 4계절 내내 신선한 김치 맛을 유지해준다는 뜻 깊은 의미를 담았는데, 12를 24시간으로 받아드려 그 의미가 퇴색돼 출시된다. 뉴메릭 마케팅은 기업 관점보다 소비자 관점에서 바라보고 어떤 의미를 제일 먼저 연상하는지 그 부분을 아는게 중요하다.

이처럼 여러 사례를 보았듯이 기업은 제품 소비 타겟, 제품 네이밍이 소구할 수 있는 타겟을 명확히 구분해야 된다. 단순히 숫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 이름에 독창적이면서 명확한 의미를 담을 수 있는 숫자를 활용해야 한다. 그 의미는 바로, 스토리와 숫자가 직결되야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억하기 쉽고 독창적인 숫자를 상품명에 사용하려면 담겨있는 컨셉이나 브랜드에 담겨있는 이야기에 알맞은 상품군과 품질이 수반되었을 때 비로소 단순한 호기심으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잊니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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