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웃음 코드 제대로 공략한 FIGI 광고의 인기, 그 이유는?

출처: naver

'본격 LG 빡치게 하는 노래'

누가 봐도 LG에 적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듯한 이 영상은 놀랍게도 LG 생활건강의 'FIGI'라는 세제 제품의 광고 영상이다. 페이스북, 유투브 등 영상 콘텐츠 플랫폼을 제공하는 소셜 네트워크 채널을 중심으로 퍼진 이 광고는 최근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열풍을 일으켰다. 소위 말하는 '병맛' 그림체와 이름 모를 배경음악으로 이루어진 이 광고의 열풍 이유는 무엇일까?

출처: naver

총 1분 30초 가량으로 이루어진 이 광고의 대부분은 광고 제작자의 한을 담은 하소연으로 이루어져있다. 약 1분 10초 정도가 되어야 비로소 FIGI 상품에 대한 광고가 등장한다. 이 광고를 본 많은 이들은 '만든 사람 시말서 쓰면 어떻게 하냐.' '광고주 화나겠다.' 등의 염려섞인 코멘트를 남겼다. 또 어떤 이들은 'FIGI가 이미 귀에 익어버렸다.' '세제사러 출발한다.' 등의 댓글과 구입 인증샷을 남기기도 했다. 게다가 이런 '병맛' 광고에도 광고주는 해당 광고 제작자와 재계약을 맺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출처: naver

이제까지의 광고들과는 사뭇 다른 이 광고가 인기를 끌고, 또 실제 소비자들의 구매 행동을 이끌고, 광고주와 재계약까지 하게 된 이유는 아마 '광고가 광고답지 않아서' 일 것이다. 대부분의 상업 광고가 그렇듯, 아무리 유머 코드와 재밌는 소스들을 첨가한다고 해도 광고의 주 목적은 상품을 알리고 판매하는 데에 있기에 일반 소비자들은 그런 광고들을 '재밌어' 하지 않는다. 유투브를 사용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본격적으로 영상이 나오기 전 광고가 나오면 'skip' 버튼이 활성화되기만을 기다리지, 그 광고를 주의깊게 보지 않는다. 

TV 프로그램 중간에 나오는 광고나, 신문, 전광판 등의 지면 광고에 비해 SNS 플랫폼을 이용한 영상 광고들은 소비자들의 능동적인 행위에 의해 걸러질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선 과도하게 쏟아지는 광고들로 인해 '광고' 자체에 싫증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본 광고의 제작자는 이를 알고 겨냥했든, 혹은 우연히 제작했든지 간에 소비자들을 웃게 하기 충분한 영상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반대쪽에서는 상품 광고라는 정체성이 흔들렸다는 점과, 비속어 등이 섞여있어 젊은 층 말고는 공략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확실히 짚고 넘어갈 점은, 앞으로 광고주와 광고 제작자들은, 소비자들이 무분별한 광고 속에서 살고 있으며, 광고 자체에 싫증이 난다는 사실을 알고 이런 식이든 아니든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 성 광고, 혹은 실제 일반인들의 후기를 담은 광고 등 가능성은 다양한 방향으로 열려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소비자평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