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을 잘 녹여낸 마케팅으로 극찬..

(세계 4대 스포츠 개최의 정점을 찍은 평창올림픽의 개회식 모습)

지난겨울, 역대급 한파가 찾아왔지만, 국민들을 뜨겁게 만든 일이 있었다. 바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다. 효자종목인 스피드스케이팅 등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스켈레톤, 컬링 등 새로운 종목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국민들을 환호하게 했다. 이번 평창올림픽 개최로 대한민국은 30년 전 1988년 서울올림픽을 시작으로 2002년 한일월드컵,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포함 세계 4대 스포츠 개최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5번째 국가가 되어 많은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이에 기업들은 발 빠르게 움직여 ‘올림픽 특수’를 노리고자 하였다. 이 과정에서 SKT, IBK 등의 기업이 앰부시 마케팅(공식적 후원사가 아님에도 불구, 교묘히 규제를 피해 행해지는 마케팅 기법)논란에 휩싸일 정도로 그 경쟁은 치열했다. 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성공적으로 자사의 기술을 홍보하며 성공한 기업이 있다. 바로 kt이다.

(첫 번째 공식 후원사 협약을 맺은 kt / 사진제공 = kt)

kt는 지난 3월, 2019년 5G 상용화를 선언하였다. 하지만 대다수의 대중은 5G에 대해 단순히 “좀 더 빨라지는 것 이외에 차이가 있나?”라고 생각하였다. 신기술에 대한 구체적이고 정확한 정보가 없었던 것이다. 소비자들의 이러한 태도는 kt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에 소비자들에게 자사의 기술에 대해 좀 더 친숙하고 거부감 없이 전달할 방법이 필요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은 kt에 더할 나위 없는 기회였다. 이에 kt는 500 억 원의 공식 후원사 계약을 가장 먼저 체결하며 본격적인 스포츠 마케팅에 돌입하였다.

(한일 월드컵에 이어 또 다시 논란이 된 SK의 앰부시 마케팅 / 사진제공 = SKT)

사실 이미 kt는 국내에서 수차례 스포츠 행사 마케팅을 수행한 경험이 있다. 1986년 아시아게임과 88년 올림픽을 시작으로 2002 한일월드컵을 후원하였다. 사실 당시 kt의 마케팅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다. 본격적인 정보통신 시대가 도래한 한일월드컵 당시 윤도현 밴드를 앞세운 Skt의 앰부시 마케팅에 밀렸기 때문이다. 당시 행사에 대한 후원과 지원은 성공적으로 이루었지만 정작 중요한 마케팅 효과에서는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다. kt가 이번에 평창 올림픽의 첫 번째 공식 후원사가 된 것도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리 우위를 차지하고 마케팅 활동을 시작하려는 의도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kt의 행보도 순탄치 못했다. 인텔이 17년 6월 IOC(국제올림픽위원회)와 공식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며 5G 기술에 대해 독점적 범주를 갖추었기 때문이다. 이 계약으로 IOC는 kt에 ‘5G 올림픽’ 문구를 삭제하라는 지시를 하였고 kt는 기존에 홍보하였던 광고와 현장 프로모션에서 ‘5G’라는 단어를 삭제할 수밖에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해서는 같은 국내기업인 현대에서 “차량과 관련된 마케팅 권한은 현대차에 있다”며 kt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였다.

(싱크뷰 기술을 탑재한 봅슬레이를 만들었다 / 사진제공 = kt)

이러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kt의 이번 평창올림픽 마케팅은 성공적이었다. 스켈레톤, 봅슬레이 등 코스가 길어 한 장면에 담을 수 없고 시간이 매우 짧아 중계로는 현장의 속도감과 박진감을 느끼지 못했던 기존 중계방식을 ‘싱크 뷰(Sync View)’라는 기술을 통해 1인칭 시점에서 경기를 볼 수 있게 하였다. 또한, 아이스하키, 피겨스케이팅, 스키점프에서는 ‘타임 슬라이스(Time Slice)’ 기법을 사용, 사각지대 없이 자신이 원하는 각도에서 경기를 볼 수 있게 하였다. 이러한 통신 기술뿐만 아니라 커넥티드 카, VR 기반 기술 등 다양한 경쟁 상품 및 기술들을 소비자들에게 거부감 없이 잘 전달하였다는 평가이다. 특히 평창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해당 성과를 광고로 내보내면서 자연스럽게 추후 서비스할 내용까지 잘 담아내었다.

(5G 기술을 활용해 개회식을 여는 모습 / 사진제공 = kt)

kt는 현재 국내 통신사 점유율에서 SK에 이은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그 격차는 이러한 적극적 마케팅의 효과에 힘입어 점점 줄어들고 있고 kt는 5G 상용화 시점을 승부처로 보고 있다. 과연 kt가 앞으로 어떠한 마케팅 전략을 펼칠지, 이들이 국내 통신사의 판도를 바꾸어 놓을 수 있을지 주목이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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