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신념을 커밍아웃하다

개인의 취향이나 정치적, 사회적 신념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소비 행위를 동원하는 현대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현상을 커밍아웃에 빗대어 ‘미닝아웃(meaning out)’이란 말이 탄생했다. 미닝아웃은 불매운동이나 구매운동이 업그레이드 된 형태의 소비자 운동이다.

출처=싸이메라

해시태그로 쉽고 간단하게

과거에는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것을 망설이는 분위기였지만, 이제는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주체적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SNS의 발달로 해시태그 기능을 사용해 자신의 생각을 쉽게 공유할 수 있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지난 2015년 파리 테러 당시 ‘Pray For Paris’라는 해시태그의 물결이 전 세계의 SNS를 휩쓸었다. 이 해시태그는 테러로 인한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애도 분위기에서 만들어졌지만 테러에 반대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이후에도 ‘#Pray For’이라는 해시태그는 하나의 대명사처럼 자리 잡아 재난이 발생한 국가에 애도와 위로를 전하고,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출처=크리스찬 디올

슬로건 티셔츠로 명확하게

슬로건 티셔츠는 뚜렷한 메시지를 담고 있어 의미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또한, 패션을 통해 사회, 정치 관련 이슈를 보다 자연스럽게 어필 할 수 있다. 디올이 70년 만에 처음으로 선임한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는 자신의 컬렉션에서서 ‘We should all be feminists(우리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라는 문장을 담은 티셔츠를 선보였다. 이처럼 공개적으로 페미니즘을 지지한 치우리는 “지금 세상에 주의를 기울이고 열린 자세를 유지하려 한다. 또한, 패션을 통해 지금 사회의 여성들을 나타내고 싶다”고 밝혔다. 

소비 방식의 변화까지

미닝아웃의 최종단계는 결국 소비로 이어진다. 개인의 주관과 신념이 행동과 실천으로 이어질 때 더욱 강력한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상의 이유로 채식을 택하기도 하지만, 비위생적인 사육 환경과 도축 과정에 반대하고 동물과 환경 보호를 위해 채식주의를 고수하는 사람들이 대표적인 예다. 채식주의자만큼 강력한 형태는 아니더라도 윤리적 미닝아웃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12년부터 시행중인 ‘동물복지 축산농가 인증제도’와 관련하여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동물복지 인증 제품에 대해 ‘가격이 비싸더라도 구매하겠다’는 응답이 70.1%를 차지했다. 안정된 수면 시간 보장, 넓은 사육 공간 제공 등의 조건을 충족한 동물복지 인증 농가에서 생산된 원료로 만든 식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식용 가축의 동물복지에도 개선의 움직임이 보인다.

미닝아웃에 대해 ‘트렌드 코리아 2018’은 “소비자 개개인이 적극적으로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소비행동을 할 때 건강한 사회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소비를 통해 부를 과시하는 것이 아닌 신념을 표현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는 만큼 사회현상에 대한 정확히 이해하고 올바른 신념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저작권자 © 소비자평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