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시간을 줄인 이 주문시스템의 정체는?

자동차에서 주문이 가능한 "이것"의 정체는?

이른 아침시간, 그는 항상 가던 프랜차이즈 매장에 다가가 점원에게 주문을 건다. “손님, 아이스아메리카노와 빵 나왔습니다!” 그의 시선은 주문한 상품보다 먼저 서둘러서 운전대를 잡는다. “감사합니다. 맛있게 잘 먹을게요!” 평소라면, 한손에는 커피 한손에는 빵을 들고 허겁지겁 매장을 나가는 상황이 그려져야 하는데 이 상황은 낯설기만 하다.

많은 사람들은 아침밥을 먹을 여유가 없다. 바쁜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는 ‘이것’은 아침의 첫 활력소가 되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라는 주문시스템 이야기이다.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는,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 주문부터 픽업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 주문방식 매장을 말한다. “승차 구매 매장”이라고 불리는데 많은 사람들의 인식으로, 음식점에서만 가능할 것만 같지만, 사실 이 시스템의 시작은 은행에서 시작했다.

드라이브 스루는 은행에서 첫 도입되었다는 사실!

범죄자 집단이 많았던 1930년, 미국 금융의 주요 거점 도시였던 세인트루이스의 “그랜드 내셔널 은행”에서는 강도나 날치기가 성행했다. 이러한 일들이 많이 벌어지다보니 이용하는 고객들이 끊기게 되었고, 어떻게 하면 이 사건을 줄일까 고민을 하던 중 입금만 가능하게 한 드라이브스루 창구를 만들었다. 이 창구 특징은 쇠창살이 설치되어 있어 직원이 내부에 현금을 받은 형식으로 범죄 예방 목적으로 만든 것이다. 그런데 자동차에서 직원에게 돈을 건네는 행동이 멋있게 보여 부유층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미국은 한국에 비해 대륙이 넓어 차로 이동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드라이브 스루가 서양에서 많이 발달했다. 1947년 미국 미주리주 스피링필드에서 레드 자이언트 햄버그 식당이 탄생하게 되었는데 그 위치가 미국 최초의 대륙 횡단 고속도로 “루트 66”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아 유명한 식당으로 자리 잡았다. 주요 식당 이용 고객이 운전자이다 보니 먼 거리를 빨리 갈 수 있으면서 허기를 해결할 만한 시스템을 도입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드라이브 스루이다.

당시, 장거리 운전으로 허기진 운전자들에게 드라이브 스루는 시간을 아끼고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드라이브 스루의 원리는 이렇다. 고객은 드라이브 스루에 다가가면 메뉴를 확인하고 주문하게 되는데 실제로 주문을 받은 직원은 마이크로폰 헤드셋을 착용하여 주문을 받은 뒤 신속하게 움직인다. 주문을 하고 앞으로 다가오면 준비된 음식을 창문으로 받게 된다. 이때 주의해야 될 점은 고객이 메뉴판에서 주문을 하고 음식을 픽업하는 시간을 1 ~ 3분으로 내외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대단히 정교하고, 신속한 운영 계획이 필요하다. 짧은 시간안에 많은 고객들을 상대하려면 이 계획에 쉽게 능숙해져야 된다.

“루트 66”에서 성공을 거둔 햄버거 식당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게 되면서 1950년대부터 외식업/유통업계 쪽으로 이 주문시스템을 도입해 폭팔적으로 증가했다.

글로벌 패스트 푸드 외식기업인 맥도날드는 드라이브 스루를 늦게 도입하였지만, 기존의 주문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맥도날드도 드라이브 스루를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2년, 맥도날드 부산 해운대점이 드라이브 스루를 첫 이용하였다. 주로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를 중심으로 확산되었는데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하는 매장을 “~DT”라고 붙인다. 맥도날드는 220개의 DT 매장 중 88개가 수도권에 위치해 있고, 롯데리아 (19곳), 버거킹 (17곳), KFC (5곳)매장이 수도권에 자리잡고 있다. 이제는 이 주문시스템이 조금씩 변화하여 주변에 주차장을 가지고 있는 매장도 생겨났다.

맥도날드는 한국 전통의 미와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결합시킨 경주 용강점을 운영하고 있다. 경주의 특색있는 도시적 색깔을 한옥에 매장을 오픈했는데 서양 음식의 햄버거와 한국 전통 건축물의 독특한 조화로 인해 경주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관광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버커킹의 경우 주유소를 공략했다. 전국 40여개의 드라이브 스루 매장 중 35개의 매장이 주유소와 결합한 형태로 운영이 되는데, 자동차가 편리하게 접근 가능한 지리적 이점, 안정적인 수익 등 이전의 패스트푸드점과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여 새로운 고객의 유입과 새로운 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것이 커피전문점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커피전문점의 경우 패스트푸드점보다는 부지 확보가쉽고 상권이 발달되지 않은 지방에도 지속적인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경치가 좋은 곳이나 관광지가 있는 곳에 매장을 세워 차량을 타고 지나가는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차별화된 매장을 내세우고 있다.

우리나라 편의점에서는 최초로 GS25가 도입하였다.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퍼진 드라이브 스루는 퀵서비스에 많은 영향을 줘 다양한 비즈니스 플랫폼 사업을 만들었는데 현재는 프랜차이즈 뿐만 아니라 일부 유통업계에서도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2017년에는 경남 창원에 위치한 GS25 창원불모산점은 국내 유일의 편의점 드라이브 스루 매장이다. 운전자가 자동차에 탑승한 채 직원을 호출하면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데 전용 카운터 앞으로 이동한 뒤 벨을 누르고 상품을 요청하면 종업원이 전달하고 결제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또한, 2015년 4월에는 롯데슈퍼가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서울 송파구 가락점에 <드라이브 앤 픽> 서비스를 도입했다.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하고서 상품이 준비됐다는 문자메세지를 받은 뒤 점포로 차를 몰고 가면 직원이 직접 상품을 차량에 실어주는 방식이다. 차량이 잠시 정채했다가 곧바로 떠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통해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주차장을 확보하지 않고도 운전자 고객까지 끌어들일 수 있어 상당한 장점을 보이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 앞으로의 변화는 기대가 되는 주문시스템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도 있겠지만 반대로 단점도 존재한다. 한국의 특성상 미국과는 달리 도로 양쪽으로 빽빽이 들어선 매장으로 인해 공간 부족으로 시달리게 된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드라이브 스루 이용자 중 사고 위험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37.8%는 진출입 시 보행자가 신경 쓰인다고 응답했고, 18.8%는 매장 주변에 차량이 많아 운전에 방해된다는 안전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이용자들은 안전관리요원 배치, 출입구 폭 확대, 사각지대 시야 확보 등 드라이브 스루 매장의 안전 확보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지만, 수도권 지역의 매장 33곳 단 한 곳도 안전에 있어 무방비한 상태이다. 특히 이러한 서비스가 학교 주변에 들어설 경우에는 사고 우려가 더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의 경우 안전시설 미비 시 매장 허가도 내주지 않을 정도로 강하게 규제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만한 해결책은 있다. “필로티”구조를 활용한 매장 형태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필로티 구조는 기둥으로 건물 일부분을 떠받치게 만들어 빈 공간을 만드는 구조이다. 1층 절반은 드라이브 스루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실내 좌석을 2층으로 올려 보내는 것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스타벅스의 경우 42인치 대형 터치 패널을 설치하여 점포 내 바리스타 얼굴을 보면서 대화하듯 주문할 수 있도록 만들어 편안하게 주문할 수 있다.

드라이브 스루는 고객들의 바쁨을 이용해 주문대기시간을 줄이는 획기적인 비즈니스 플랫폼이다. 굳이 매장 안에 들어가서 줄 서서 기다릴 필요 없이 자동차 안에서 곧바로 상품을 주고 받은 점에 있어 평판은 좋을 만하다. 아직까지 고객이 이야기를 하면 주문을 받은 형식이지만, 만약 이것이 더 발전 된다면 고객이 오기 전에 그 운전자의 성향을 미리 파악하여 추천메뉴를 보여주는 그 날이 오지 않을까?

저작권자 © 소비자평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